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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가계, 작년 주식으로 번돈 429조…부동산에 흘러가 ‘K양극화’ 더 심화[증시發 집값 상승]

2016~2017년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증설로 인한 반도체 호황 국면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액면분할 전 120만 5000원(2016년 1월 2일)에서 286만 1000원(2017년 11월 1일)으로 137.4% 급등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도 28.9% 상승했다.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뉴스1

2016~2017년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증설로 인한 반도체 호황 국면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액면분할 전 120만 5000원(2016년 1월 2일)에서 286만 1000원(2017년 11월 1일)으로 137.4% 급등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도 28.9% 상승했다.

당시 서울 강남 3구를 중심으로 집값이 빠르게 상승하자 문재인 정부는 2017년 8월 서울 전역을 투기과열지구·투기지역으로 지정하는 ‘8·2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다. 이후로도 강력한 부동산 대책을 수시로 발표했지만 KB부동산 기준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는 2017년 1월부터 2020년 1월까지 3년간 45.4% 상승했다.

중국 특수로 증시가 급등한 2004~2007년에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당시 코스피 상승률은 131%에 달했는데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는 39.2% 뛰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인 2020~2021년도 비슷했다. 코스피가 36.9% 상승하는 동안 서울 아파트 값은 30.7% 올랐다. 증시 호황이 시차를 두고 집값을 밀어올리는 한 원인이 된 것이다.

실제로 김상배 경북대 교수와 이승아 대구경북연구원 연구원이 발표한 ‘점진적 이동 및 변동성 전이를 이용한 KOSPI 지수와 아파트가격지수 사이의 관계 분석’ 논문에 따르면 2006년 1월부터 2020년 4월까지 주식·주택 시장 관계를 분석한 결과 코스피 지수 변화가 아파트 가격 변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중요한 것은 2020년 코로나19 이후로 주식과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 간 연계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부동산의 금융자산화가 이뤄지면서 금리와 자산 시장 간 연계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오지윤 명지대 경상·통계학부 교수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와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의 상관계수는 2013~2019년 0.4 수준에서 2020~2025년 0.7로 높아졌다.

문제는 이번 증시 활황이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의 주식 자본 이득은 429조 원으로 장기 평균 20조 원 대비 22배 증가했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전년 말 대비 8.98% 올라 2013년 통계 집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해 이미 자금 이동 흐름이 나타나는 추세다.

올 들어 그 상승 폭은 더 커졌다. 코스피 지수는 반년 만에 100% 가까이 상승했는데 같은 기간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만 3327조 원 증가했다. 증시 상승세가 꺾였다고 보기 어려운 만큼 주식에서 부동산으로 자금 이동이 본격화되지 않았다는 진단이 나온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올해 들어 주식을 판 자금 가운데 3조 7000억 원이 주택 시장으로 유입됐는데 그동안 증시 상승 폭을 감안하면 아직 미미한 수준”이라며 “부동산은 필수재이기 때문에 소득이 늘어나면 부동산 가격이 우상향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주식 투자로 얻은 이득은 금리 영향을 받지 않고 대출 규제로도 억제할 수 없는 만큼 부동산으로 빠르게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 실제 정부는 부동산에서 증시로의 자금 이동을 추진했는데 증시가 많이 오르다 보니 거꾸로 아파트로 자금이 다시 흘러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올해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한 한은도 최근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주식시장 차익 실현 자금 등이 주택 시장으로 과다 유입될 경우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금융 불균형 완화 효과가 상대적으로 약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주가 상승과 주택 가격 오름세가 지속될수록 K자 양극화 현상은 심화할 수밖에 없다는 진단이 많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주요 반도체 기업에서 성과급을 받거나 두 회사 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을 갖춘 일부 계층만 부의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승헌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는 “과거의 예를 보면 주가가 오르면 집값, 특히 서울 지역이 많이 상승했다”며 “대출 규제보다는 부동산의 인센티브를 없애는 방향으로 정책을 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은 분석 결과 2020~2024년 순자산 5분위 고자산층의 연평균 자본이득은 206만 원으로 4분위 이하(10만~41만 원) 대비 5~20배 많다. 오 교수는 “국내서도 주식 계좌 없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증시 활황으로 인한 자본소득이 정규직 맞벌이 부부에게 집중될 가능성이 있다”며 “주식 투자로 돈을 번 무주택자는 새로 집을 사고 유주택자는 상급지 갈아타기를 하면서 집값 상승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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