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AI 생태계 조성을 위한 MOU 체결...효성중공업, 베트남전력공사(EVN)와 전력 설루션 협력
대한전선, 뉴테콘과 전력케이블 공급 및 인프라 사업 협력...두산에너빌리티, PTSC, 페트로콘스와 베트남 신규원전 협력과 공급망 개발
현대로템, 타코(THACO) 그룹과 호찌민 메트로 2호선 사업 계약
베트남을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양국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한 가운데 이전 주춤했던 한국기업들의 베트남 기업과의 경제협력에 대거 성사됐다.
특히 이번 방문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 등 한국을 대표하는 주요 그룹의 오너들을 비롯해 중소 중견업체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하면서 가시적인 성과물이 연이어 발표되고 있다.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 퇴장하는 이재명 대통령. /연합
24일 산업통상부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 따르면 베트남 하노이 국립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베트남 비즈니스 파트너십'의 부대행사로 진행된 수출 상담회에서 베트남 바이어들과 비즈니스 상담 결과 총 24건, 8209만달러(약 1217억원) 규모의 수출 계약이 성사됐다. 이날 행사에는 인공지능(AI)·반도체, e모빌리티, 에너지·환경, 의료·바이오, 한류 소비재 등 산업군을 중심으로 한국 기업 100개사가 참가했다.
이는 산업부가 2015년부터 개최해 온 비즈니즈 파트너십 행사 중 역대 최대 실적이다. 앞서 지난 21일 인도 행사에서 체결한 수출계약이 4829만달러로 2위, 1월 6일의 중국 행사가 4411만달러로 3위다.
강경성 코트라 사장은 "중동 지역의 불확실성으로 소비가 위축되면서 한국기업들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분유,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등 한류 소비재가 수출 계약의 90% 이상을 차지했다"며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생산기지이자 고성장 소비시장의 매력을 지닌 베트남에 더욱 활발히 진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국내 주요 기업들도 베트남과의 가시적인 성과물들을 속속 발표했다.
SK는 응에안성(省) 정부, 베트남 국가혁신센터(NIC)와 각각 AI 생태계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베트남 국가 AI 전략의 핵심 파트너로서 데이터센터·전력공급까지 K-AI 밸류체인 수출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SK이노베이션과 SK텔레콤은 응에안성 정부와 함께 해당 지역 내 AI 데이터센터 구축 및 연계 인프라 사업 공동 모색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이를 기반으로 SK텔레콤은 AI 데이터센터를 포함한 현지 AI 생태계 개발을 위한 기술 협력과 투자 유치 지원에 나서고, SK이노베이션은 AI 데이터센터 및 관련 산업에 필요한 에너지 설루션을 제공키로 했다.
효성중공업은 베트남전력공사(EVN), 베트남 투자유치센터와 각각 전력 설루션 협력과 공장 신축 등 2건의 양해각서(MOU) 체결했다. 효성은 베트남에 투자한 한국 기업 가운데 세 번째 규모로 현지 법인 매출은 베트남 전체 수출의 1%에 육박할 정도로 베트남 경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효성중공업은 ▲인공지능(AI) 기반 전력 자산 관리 설루션(ARMOUR+) 시범 적용 ▲STATCOM(스태콤·무효전력보상장치) 도입 확대를 통한 베트남 전력망 안정화 ▲베트남전력공사 전력 기자재 자회사인 동안전기설비공사(EEMC)의 설계·제조 역량 강화를 위한 기술 교육·훈련 지원 등 3개 분야에서 협력할 예정이다. 또 약 5000만달러를 투입해 동나이성 비나 기전 공장 부지에 연간 매출 1억달러 규모의 생산 거점을 마련한는 방침이다. 이 곳에서 원자력 발전소 등에 사용되는 2만5000킬로와트(㎾)급 고압전동기 생산 설비를 갖춰 내년 2월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고압전동기는 1천볼트(V) 이상의 전압을 사용해 발전소와 플랜트 등 대형 산업 설비에 활용된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글로벌 고압전동기 시장은 연평균 5% 이상 성장해 2028년 약 65억달러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전선은 베트남 전력 인프라 공략을 위해 현지 기업 뉴테콘과 전력케이블 공급 및 인프라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뉴테콘은 롱탄 국제공항을 비롯해 산업단지, 초고층 복합개발 등 대형 프로젝트를 수행해 온 베트남 대표 EPC(설계·조달·시공) 기업이다.
대한전선은 협약을 통해 기술 자문과 정보 교환 등 협력 범위를 확대하고, 현지 인프라 개발 수요에 대응해 사업 기회를 넓혀간다는 방침이다. 대한전선은 또 베트남 전력공사(EVN)와 초고압 직류송전(HVDC) 전력망 사업과 초고압 케이블 공장 건설 현황을 공유하고, 기술 교류 및 중장기 협력 방안을 협의했다. 대한전선은 베트남을 제2의 글로벌 생산 거점으로 삼고 투자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현지 법인 대한비나는 2027년 완공을 목표로 베트남 최초의 400kV급 초고압 케이블 공장을 건설 중이다.
현대차그룹이 코이카(KOICA·한국국제협력단), 베트남 정부와 손잡고 베트남 현지 자동차 분야 기술 인력 양성에 나선다. 베트남 교육훈련부와 함께 '베트남 자동차 분야 기술 인력 양성을 위한 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베트남 청년들의 실질적인 취업 경로를 확대하고, 베트남을 비롯한 한국 자동차 부품 중소기업들의 인재 확보 기반으로 자리매김하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베트남에서 현지 합작공장인 HTMV(Hyundai Thanh Cong Vietnam auto Manufacturing corporation)를 운영 중이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은 현지에서 총 8만251대를 팔아 현지 업체인 빈패스트에 이어 판매 순위 2위를 기록했고, 올해도 3월까지 작년 동기 대비 13.4% 늘어난 2만155대를 판매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박지원 회장을 비롯한 주요 경영진이 베트남 신규원전 참여를 위한 협력 기반 강화에 나섰다.
베트남 현지 기업인 PTSC, 페트로콘스와 베트남 신규원전 협력과 공급망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도 각각 체결했다. PTSC와 페트로콘스는 베트남 국가산업에너지공사(PVN)의 자회사로, PVN은 베트남 중부에서 닌투언 2원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닌투언 원전은 베트남 최초의 상업용 원전 사업이다. 한국은 한국형 원전 APR1400을 앞세워 한국전력을 중심으로 닌투언 2원전 사업 수주를 추진 중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전 기자재와 건설 분야 현지 공급망 구축 기반을 확보해 닌투언 사업 참여를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대로템은 베트남 차량 기업 타코(THACO) 그룹과 호찌민 메트로 2호선 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으로 현대로템은 타코 그룹에 호찌민 메트로 2호선에 들어갈 무인 전동차를 공급하게 된다.
현대로템은 또 타코 그룹이 베트남에 구축할 철도차량 공장에서 차량 일부를 생산하는 등 현지 철도산업에 중장기적인 협력을 이어갈 계획이다. 현대로템은 또 타코 그룹과 호찌민 메트로 2호선의 신호 시스템 공급 업무협약(MOU)도 함께 체결했다.
호찌민 메트로 2호선은 오는 2030년 개통을 목표로 추진 중인 베트남 철도 인프라 구축 사업이다. 총연장 64㎞에 36개 역사가 들어설 예정으로 지난 1월 착공했다.
남양유업, 베트남 내 유통 확대와 K-푸드 시장 확장을 본격화하기 위해 베트남 최대 유통기업 푸 타이홀딩스와 3년간 700억원 규모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남양유업은 다양한 유제품군을 생산을 통해 베트남을 동남아 수출의 핵심 거점으로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남양유업은 올해 초 100% 국산 원유 기반 조제분유로 시작한 타이홀딩스와의 협력이 이번 MOU를 통해 K-푸드 전반으로 확장되는 단계에 들어서게 됐다고 평가했다.
롯데홈쇼핑은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한-베트남 비즈니스 파트너십'에서 국내 중소기업의 베트남 진출을 지원하는 쇼케이스와 수출 상담을 라이브 방송으로 진행했다. 동남아 이커머스 플랫폼 쇼피와 틱톡 라이브 등을 통해 송출한 라이브의 방송 시청자 수는 5만2000명을 기록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은 24일 베트남 하노이 롯데호텔에서 K뷰티 기업의 현지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비즈니스 상담회를 열었다. 중진공은 이번 행사에서 국내 K뷰티 중소기업 15곳과 현지 바이어를 1대1로 연결해 수출 상담이 이뤄지도록 했다. 또 행사장 입구에 쇼케이스를 마련해 바이어가 직접 제품을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신세계백화점은 한-베트남 비즈니스 파트너십 행사에 K-뷰티 브랜드를 소개하는 신세계 하이퍼그라운드 쇼케이스를 열어 쿤달·배쓰프로젝트·화이트타월·아이레시피·네시픽·졸리 아우어·누그레이·베리즈 등 8곳을 소개했다.
▲신세계 하이퍼그라운드 K-뷰티 쇼케이스. /신세계백화점
또 베트남 진출을 희망하는 K-뷰티 협력사를 위한 공동쇼케이스를 별도로 열어 프론트로우·보테로·토니웩·룩캐스트·르하스·틸아이다이 등 K-패션 브랜드를 소개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에서 "양국 간 협력은 이미 전통 제조업을 넘어 인공지능(AI) 반도체 등으로 확장되고 있다"며 "'도이머이(쇄신)' 정신을 계승한 베트남 젊은이들이 전기·전자 및 자동차 등 한국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성공 신화를 써 내려가도록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공급망 및 에너지 협력의 토대를 닦아야 한다. 원유와 희토류 등 전략자원 분야에서 견고한 안전장치를 만들어 어떤 경제적 파고에도 흔들리지 않는 튼튼한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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