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센 비판 받는 ‘세제개편안’
野 “개편안 통과 땐 세입자 직격탄
실수요자·고령층에 부담 집중”
與, 상속세·증여세 개정안 발의
더불어민주당 이훈기 의원이 5일 국회 소통관에서 주가 누르기 방지법 대표발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부동산 시장 안정’과 ‘자본시장 체질 개선’을 명분으로 내놓은 세제개편안이 여야를 가리지 않는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국민의힘은 고령 1주택자와 실수요자를 조준한 ‘징벌적 세금 테러’라며 총공세를 펼치고 있고, 여당 내부에서조차 정책의 정교함이 부족해 편법을 방치한다는 지적과 함께 보완 법안이 발의됐다. 명분과 달리 현실 감각이 떨어진 세제 설계가 정치적 저항과 정책 신뢰도 저하를 자초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이번 세제개편안의 허점을 구체적으로 짚어내며 대여 공세의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은 5일 대통령의 ‘부동산 양도소득 100억원’ 발언을 겨냥하며 “40~50년에 걸쳐 번 소득과 1년 근로소득 10억원을 단순 수평 비교하는 것은 초보적인 오류”라고 꼬집었다. 박 의원은 “개편안이 통과되면 10~30억원대 주택을 노리는 2040 실수요자의 대출 잔금 이행이 불가능해지고, 그 피해는 서울 가구 60%에 달하는 전월세 세입자에게 직격탄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제 개편이 은퇴한 고령층의 주거 안정을 뒤흔든다는 비판도 잇따랐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ISA 혜택 축소로 청년·중년의 자산 형성을 막고, 서울 초고가 주택이 집중된 강남 3구의 6070 은퇴자들에게 방 빼고 떠나라 엄포를 놓는 ‘고려장 세법’”이라고 비판했다. 나경원 의원 역시 “이 대통령 본인은 근저당 대출을 활용해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을 풀로 받으며 20억 넘는 차익을 챙기자마자 국민의 집을 빼앗으려 드느냐”며 세금 고지서의 탈을 쓴 추방 명령서를 당장 파기할 것을 촉구했다.
부동산뿐만 아니라 자본시장 체질 개선을 표방한 ‘주가 누르기 방지’ 대책 역시 여당 내부에서조차 실효성 논란에 휩싸였다. 정부안은 장기 저PBR 기업 중 특정 요건을 충족해야 주가 누르기 기업으로 추정하도록 했으나 기업들이 일부 기간만 PBR을 관리하는 식으로 규제를 회피할 수 있다는 허점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안의 전면 재검토를 촉구하며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의원은 “정부안은 기업에 회피 방법을 제시하는 역효과를 낳고 있다”며 상장주식의 평가 하한을 세법상 순자산가치의 80%로 설정하는 보완책을 제시했다. 앞서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정부안이 법안의 당초 취지를 무색하게 만든다고 지적한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과세 정당성을 확보하려던 정부의 정책이 과세 기준의 미비로 인해 도리어 야당에 강력한 프레임 명분을 제공했다고 평가한다.
정국 파장이 커지자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은 “이번 개편은 과세 정상화 과정”이라며 “주택시장 TF를 확대 운영해 현장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으나 국회 입법 심의 과정에서 고령층 장특공 완화와 주가 누르기 기준 명확화 등 대폭적인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진오기자 kimj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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