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하반기 국회 원 구성 협상이 여야의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배정을 놓고 난항에 빠진 가운데, 26일 여야 원내대표단이 협상에 나섰지만 의견 차이만 다시 확인했다. 사진은 이날 오후 조정식 국회의장에게 원 구성 신속 요청을 마친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왼쪽)와 여야 원내대표단 회담을 마친 뒤 결론을 내지 못하고 이동하는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 연합뉴스
22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 협상이 한 달 가까이 극심한 진통을 겪으며 국회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여야가 최대 쟁점인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둘러싸고 한 치의 양보 없는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조정식 국회의장이 야당 의원들의 상임위원회를 임의로 배정해 통보하면서 정국은 걷잡을 수 없는 급랭 국면으로 빠져들었다. 여야는 상임위 파행의 책임을 서로에게 돌리며 전면전을 예고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민생 현안과 검찰개혁 등 산적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회 정상화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주희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28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국회가 멈춰 선 진짜 이유는 국민의힘이 상임위원 명단 제출을 끝까지 거부하고 의장이 재차 요청한 시한마저 걷어찼기 때문”이라고 맹비난했다. 이어 국회법 제48조에 따라 기한 내 명단 미제출 시 의장이 직권 선임할 수 있음을 강조하며 이를 ‘입법 독재’라 매도하는 것은 자신들의 책임을 덮기 위한 적반하장식 정치공세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민주당은 특히 10월로 예정된 공소청 및 중대범죄수사청 출범과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 등 검찰개혁 후속 입법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 위해서라도 원 구성을 끝내야 한다고 보고 있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29일 비상 의원총회를 소집하고 전 의원에게 서울 비상대기령을 내렸다. 본회의가 열리는 즉시 18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단독으로라도 표결 처리하겠다는 배수의 진을 친 것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회의장의 직권 배정 조치를 ‘헌정사 유례없는 소수당 짓밟기’로 규정하고 총력 투쟁을 선언했다. 김태규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의원 개개인의 경력과 전문성, 상임위 신청 의사를 깡그리 무시한 채 전반기 명단을 대충 베껴 던지듯 통보했다”며 “야당 의원이 어디서 일할지까지 다수당 출신 의장이 찍어 주는 이것이 K-민주주의냐”고 강하게 쏘아붙였다.
야당은 이번 파행의 근본적인 원인이 민주당의 ‘법사위 독점 욕심’에 있다고 지적한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소수당을 압박해 자신들의 입법 독주 체제를 완성하려는 독재 행태”라며 “국민의힘 110명 의원은 일방적 폭거에 절대 응하지 않고 단합하여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견제와 균형이라는 의회 민주주의 원칙에 따라 법사위원장을 제2당인 자신들의 몫으로 돌려놓는 것이 정상적인 협상의 출발점이라고 맞서고 있다.
양당이 29일 각각 의원총회를 열어 최종 대응 전략을 마련할 예정인 가운데 중재에 나섰던 조 의장은 29일 정오까지 국민의힘에 최종 의견을 제출하라고 통보한 상태다. 만약 여야 협상이 극적인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민주당의 단독 원 구성 강행과 국민의힘의 전면 보이콧이 현실화될 경우 후반기 국회는 개원 초부터 극단적인 파행과 대치 정국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진오기자 kimj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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