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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美 증시 진출하는 SK하이닉스, 기존 주주에 득일까 실일까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등 AI 인프라 투자에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 증시 상장으로 글로벌 투자자들의 접근성이 높아지면, 해외 반도체 기업과의 밸류에이션 격차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시장조사업체...

美 증시 진출하는 SK하이닉스, 기존 주주에 득일까 실일까

사진=뉴시스

[이코리아] SK하이닉스가 미국 증시 상장을 추진하기로 결정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기업가치 재평가를 통한 주가 상승이 기대된다는 시각과, 신주 발행으로 기존 주주들의 지분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는 시각이 엇갈린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4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미국 주식예탁증서(ADR)에 관한 상장 공모 관련 등록신청서를 비공개로 제출했다고 25일 공시했다.

ADR은 미국 내 예탁기관이 해외 기업의 주식을 보관한 뒤 이를 기반으로 발행해 미국 증시에서 주식과 동일한 효력으로 거래할 수 있는 증서를 말한다.

SK하이닉스가 미 증시 ADR 상장을 추진하는 이유로는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를 위한 재원 마련이 꼽힌다. AI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기 위해서는 천문학적인 자금이 필요한데, 이를 국내 금융권 대출이나 채권 발행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의 ADR 상장 규모는 약 10~15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SK하이닉스는 ADR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최첨단 메모리 생산능력 확대 및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등 AI 인프라 투자에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 증시 상장으로 글로벌 투자자들의 접근성이 높아지면, 해외 반도체 기업과의 밸류에이션 격차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글로벌 HBM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3분기 기준 57%로 삼성전자(22%), 마이크론(21%) 등 2위 그룹과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또한, SK하이닉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47조2063억원으로 마이크론(161억4천만달러, 약 24조2000억원)의 2배 수준이지만, 주가수익비율(PER)은 오히려 마이크론을 크게 밑돌고 있다. 미국 상장을 통해 마이크론과 비슷한 수준의 밸류에이션을 적용받는다면 단순 계산으로 주가가 현재 수준의 2배 이상 오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새로 수요 예측을 하는 만큼, 현시점의 사업 전망을 적시 반영한 가치평가가 이뤄져 새로운 밸류에이션 기준점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며 “ADR과 국내 본주 사이의 밸류에이션 격차가 발생할 경우 본주의 밸류에이션을 자극할 수 있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미 증시에 ADR을 상장한 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SOX) 등 글로벌 지수에 편입될 경우, 상당한 규모의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 자금 유입도 기대된다.

반면 SK하이닉스의 미국 증시 상장 시도가 주주가치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SK하이닉스는 당초 자사주를 활용한 ADR 상장 방안을 검토했으나, 지난달 전체 주식의 2.1%에 해당하는 자사주를 소각하면서 ADR 상장에 활용할 자사주 물량이 소진됐다. 신주 발행을 통해 ADR 상장을 추진할 경우 유통주식 수가 늘어나는 만큼 기존 주주들의 지분이 희석될 수 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25일 논평을 내고 “ADR 발행은 찬성하지만 잉여현금흐름이 넘치는데 기존 주주 입장에서 지분이 희석화되는 신주 발행 방식은 반대한다”고 밝혔다.

포럼은 “이사들이 ‘총주주의 이익을 보호하여야 하고, 전체 주주의 이익을 공평하게 대우해야 한다’는 개정 상법 정신에 충실하다면 신주 발행이 아닌 ‘명백히 더 나은 대안’을 택할 것”이라며 “SK하이닉스 전체 발행주식 수의 10~15% 취득해 일부 소각하고 대부분은 미국에 상장을 권한다”고 말했다.

이어 “증권가에서는 ADR 발행시 마이크론과 유사한 수준의 밸류에이션을 적용 받을 수 있다는 기대를 한다. 대단히 나이브한 생각”이라며 “ADR 상장이 바로 주가 밸류에이션 레벨업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거버넌스 개선이 전제 되어야 주식 재평가 작업이 이뤄진다”고 강조했다.

다만 ADR 상장을 위한 신주 발행 규모가 국내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준은 아니라는 의견도 나온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대 주주인 SK스퀘어의 지주사 유지를 위해서는 20%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며 “따라서 신규 발행 규모는 2.5%에 해당하는 180만주 이내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언론에 보도된 조달규모를 바탕으로 환율, 신규 밸류에이션을 고려해 역산하면 실제 발행주 수는 크지 않아 지분율 희석도 제한적일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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