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美 정부, 월가 반발에 '은행권 이민 규제' 전격 유예

특히 인공지능(AI) 기반 금융 분석가와 고도화된 퀀트 전문가들의 상당수가 외국 국적이라는 점이 은행권의 가장 큰 우려 사항이었다. 행정부 내부에서도 이민 정책의 상징성보다는 금융 시장의 안정과 자본 유출 방지가 더...

美 정부, 월가 반발에 '은행권 이민 규제' 전격 유예

"사람 없어서 은행 문 닫을 판"… 대형 은행 '직격탄' 우려

외국인 전문가 비자 막으려다 "경쟁력 깎인다" 경고에 정책 후퇴

'미국 우선주의' 트럼프, 월가의 강력한 자본 권력 앞에 일단 멈춤

백악관, 충격 막으려 '실리' 선택… 강경 지지층 "타협했다" 비판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 /사진=AP, 뉴시스

[초이스경제 김지영 기자] 트럼프 행정부가 금융권 종사자에게 엄격하게 적용하려던 이민 규제 행정명령이 월가의 강력한 반발로 전격 유예됐다.

워싱턴 포스트는 20일(현지시간) 이같이 전하면서 "이번 결정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초부터 강조해 온 강경한 이민 제한 조치가 재계의 실질적인 압박에 의해 공식적으로 후퇴한 첫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결정은 '이념적 공약'과 '경제적 실리' 사이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겪고 있는 딜레마를 극명하게 드러낸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당초 행정명령은 투자은행과 자산운용사에 근무하는 외국인 전문 인력의 비자 갱신을 대폭 제한하고 신규 채용 요건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그러나 골드만삭스, JP모건 등 월가의 대형 금융기관들은 이러한 조치가 심각한 인력난을 초래할 것이라며 행정부를 상대로 전방위적인 로비를 펼쳤다.

워싱턴 포스트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재계 지도자들이 백악관에 "금융 전문 인력의 이탈은 미국의 글로벌 금융 패권을 약화시킬 것"이라는 최후통첩성 경고를 보냈다고 밝혔다. 특히 인공지능(AI) 기반 금융 분석가와 고도화된 퀀트 전문가들의 상당수가 외국 국적이라는 점이 은행권의 가장 큰 우려 사항이었다.

행정부 내부에서도 이민 정책의 상징성보다는 금융 시장의 안정과 자본 유출 방지가 더 시급하다는 실용주의적 목소리가 힘을 얻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백악관은 해당 행정명령의 발효를 잠정 유예하고, 금융권 전문직 비자에 대해서는 별도의 예외 규정을 검토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유예 결정은 트럼프 행정부 내 강경파인 '보더 차지(Border Czar)' 측과 재무부 등 경제 부처 간의 치열한 내부 갈등 끝에 내려진 결론이다. 월가 보좌관들과 K스트리트 로비스트들은 지난 몇 주 동안 재무부 본청을 드나들며 규제 도입 시 발생할 증시 충격 시나리오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의 이민 원칙이 월가의 자본 권력이라는 거대한 벽에 부딪혀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고 현재 상황을 묘사했다. 다만 백악관 대변인은 이번 조치가 '취소'가 아닌 '유예'임을 강조하며, 미국인 우선 채용 원칙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재계는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지만, 향후 이민 정책의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아 투자 계획 수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이번 사건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결정 과정에서 재계의 영향력이 여전히 막강함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진단했다. 금융권 전문가들은 이번 유예가 하반기 예정된 다른 산업 분야의 이민 규제에도 연쇄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한편 강경 이민 제한을 지지하던 트럼프의 핵심 지지층 사이에서는 이번 유예 결정에 대해 "월가와 타협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현재 재무부와 국토안보부는 금융권 인력의 국적 비중과 대체 가능성을 재조사하기 위한 공동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준비 중이다.

시장 분석가들은 이번 결정이 나스닥과 뉴욕 증시의 불확실성을 일부 해소하며 단기적으로 긍정적인 신호를 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