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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中·日 최악의 갈등 와중에 중국산 로봇 대거 도쿄 등장

박정규 카이스트 교수는 “중국 역시 일본의 반도체 소재나 정밀 부품이 없으면 로봇을 만들 수 없다”며 “산업 현장에선 중국과 일본이 끈끈할 수밖에 없는 관계”라고 말했다.

中·日 최악의 갈등 와중에 중국산 로봇 대거 도쿄 등장

‘로봇 엑스포’에 中 업체들 참가

日기업 “성능 좋고 가격 싸 협력”

15일 일본 도쿄 빅사이트에서 열린 ‘휴머노이드 로봇 엑스포’에서 관람객들이 중국 로봇 업체 ‘갈봇’의 지능형 로봇을 살펴보고 있다. /류정 특파원

“주문하신 것 나왔습니다.”

15일 일본 최대 전시장인 도쿄 빅사이트에서 열린 ‘휴머노이드 로봇 엑스포’에서 중국 로봇 업체 ‘갈봇(Galbot)’의 로봇 G1이 기자가 태블릿으로 주문한 생수를 선반에서 꺼내 건넸다. 이날 행사는 일본에선 처음 열린 휴머노이드 로봇 전시회였는데, 중국 로봇 업체들이 다수 참여했다. 일본과 중국은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대만 유사시’ 발언을 계기로 외교 갈등을 겪고 있지만, 로봇 산업 현장에선 양국 기업 간 교류와 협력이 활발하게 진행 중인 모습이었다.

이날 가장 큰 부스를 차린 곳은 중국에서 지능형 로봇으로 주목받는 갈봇이었다. 갈봇은 중국에서 무인 소매점이나 물류 현장에서 일할 수 있는 로봇 G1과 S1을 판매 중이다. 갈봇의 영업 담당 세키 이센씨는 “중국에서 100여개 매장에 도입됐고, 세계 시장으로 확장하고 있다”며 “기술력이 뛰어나고, 일손 부족을 겪는 일본은 우리에게 아주 중요한 시장”이라고 말했다.

중국 로봇 도봇(DOBOT)은 일본 자동차 부품 회사 아스카와 합동 부스를 마련해 주력 로봇 ‘아톰’을 전시했다. 아스카는 도봇의 일본 판매·유지 보수 등을 맡는 파트너다. 아톰은 머리에 고해상도 카메라와 3D 라이다 등을 탑재했고, 손가락도 5개 있어 자동차 조립 라인에서 자재 운반, 식품 준비, 물류 창고 업무가 가능하다.

일본의 IT 회사 포켓쿼리즈는 춤추는 로봇으로 유명한 중국 로봇 업체 유니트리 로봇을 소개하고 있었다. 유니트리 로봇의 두뇌를 일본 제조·물류 현장에 맞게 최적화시킨다는 설명이다. 이곳에서 만난 직원은 유니트리와 협력한 이유에 대해 “성능이 좋고,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이라며 “미국 로봇이나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성능은 뛰어나지만 아직 양산 단계가 아니거나 가격이 비싸다”고 했다. 실제 유니트리 주력 로봇 G1의 가격은 2000만원 정도로 보스턴다이내믹스 로봇개 ‘스폿’(약 1억원)보다도 저렴하다.

다만 일부에서는 안보 문제를 이유로 중국 로봇 도입을 꺼리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중국 유비테크 로봇을 전시 중이던 일본 IT 업체 GA로보틱스의 한 엔지니어는 “군 기지나 조선소 같은 현장에선 중국 로봇을 도입하는 것을 꺼릴 수 있다”고 했다.

이날 전시장에서는 일본 기업의 존재감이 상대적으로 미미했다. 자동차 회사 혼다는 과거 ‘아시모’라는 세계 최초의 휴머노이드 로봇을 선보였지만, 2018년 프로젝트를 중단했고 최근엔 자회사 혼다트레이딩이 중국 업체 유비테크와 협력 관계를 맺는 상황이다. 박정규 카이스트 교수는 “중국 역시 일본의 반도체 소재나 정밀 부품이 없으면 로봇을 만들 수 없다”며 “산업 현장에선 중국과 일본이 끈끈할 수밖에 없는 관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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