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1월 열린 IT전시회 CES 2026 현장에서 관심을 끈 테마 중 하나는 AI와 휴머노이드 로봇의 융합이었다. 반도체부터, 자동체 회사들에 이르기까지 유력 미국 기업들이 앞다퉈 휴머노이드 로봇 관련한 기술들을 쏟아냈다.
엔비디아는 로봇이 센서 입력을 활용해 신체를 제어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비전 언어 모델 'Gr00t'을 발표했고 AMD와 퀄컴도 로봇 관련 신기술을 공개했다. AMD는 이탈리아 기업 제너레이티브 바이오닉스와 협력해 산업용 로봇 'Gene.01'을 선보였고 퀄컴은 로봇 전용 칩 '드래곤윙'을 내놨다.
이쯤되면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은 미국 기업들이 판을 주도할 거 같은 모양새지만 휴머노이드 로봇 안에 들어가는 부품 생태계와 제조 쪽으로 넘어가면 얘기는 달라진다. 미국이 아니라 중국 회사들 입지가 이미 강력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최근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우수한 칩과 로봇 두뇌에 필다른 기술들을 통제하고 있지만 중국은 휴머노이드 로봇 몸체 제조 생태계에서 우위를 확보했다는 분석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도 3월 한 팟캐스트에 나와 "중국은 로봇에 기반이 되는 마이크로 일렉트로닉스, 모터, 희토류, 자석 분야에서 세계 최고"라며 "전세계 로봇 산업이 중국에 많이 의존해야할 것이다"고 말했다.
테슬라의 경우 옵티머스 휴머노이드 로봇 공급업체들과 협력하기 위해 중국에서 팀까지 꾸리는 모습. 테슬라 직원들은 11월로 잡고 있는 옵티머스 대량 생산을 위한 준비 태세 일환으로 직접 중국 센서, 모터 등 부품 제조사들을 방문하고 있다고 WSJ이 관련 내용에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전했다.
테슬라는 많은 부품들에 대한 자체 개발을 시도하고 있다. 이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간 호환성을 최적화하고 기술에 대한 보다 많은 통제권을 확보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지만 이는 결국 합리적인 가격에 맞춤형 부품을 공급할 수 있는 중국 업체들에 의존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WSJ은 전했다.
앞서 중국은 휴머노이드 로봇 공급망을 전략적으로 중요한 영역으로 보고 정부 차원에서 극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2023년 휴머노이드 로봇 관련해 외부 충격에 따른 리스크, 로봇 부품 분야에서 전문성을 가진 일본, 독일 같은 국가들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기 위해 2027년까지 회복 탄력성 있는 국내 공급망을 구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2월에는 핵심 기술과 부품 전반을 아우르는 국가 표준도 처음으로 발표했다.
국내에서 첨단 부품들을 가져다 쓸 수 있게 되면서 중국 완성 휴머노이드 로봇 제조들은 시장에 보다 빠르게 진출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모건 스탠리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회사들은 28개 휴머노이드 모델들을 선보였다. 미국 회사들보다 거의 3배 많은 수치다.
중국 주요 휴머노이드 로봇 완성품 및 부품 제조사인 유니트리의 경우 지난해 연구, 교육, 일반 공연 등의 용도에 걸쳐 5500대 이상 휴머노이드 로봇을 출하했다. 유니트리는 올해 상하이 증시에 상장, 6억1000만달러 규모 자금을 조달한다는 목표다. 회사측은 IPO 신청서에서 "대량 생산으로 부품 공급 업체들을 상대로 협상력이 더욱 강해지고 있고, 지속 기능한 비용 우위로 이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가격 측면에서 중국 휴머노이드 공급망은 더욱 위력적이다. 모건스탠리는 중국 공급망을 통해 휴머노이드 로봇 제조 비용을 최대 3분의 2까지 줄일 수 있다고 추정할 정도. 시장 조사 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전용 모터, 기어를 포함해 휴머노이드 로봇 동작을 컨트롤하는 부품들은 로봇 전체 비용에서 55%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반도체와 다른 미국 AI 기술에 대한 접근성 측면에선 미국 로봇 회사들이 여전히 우위가 있는 만큼, 중국 회사들은 부품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해외 전시회들에도 적극 참여하는 가운데 일본과 싱가포르 등에서 현지 총판사들도 영입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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