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억 달러 역대 최대 M&A 거래 무효화
국가 안보 이유…투자까지 규제 대상으로
‘싱가포르 워싱’…美 자본 유입 승인 필수
마누스 로고. 사진제공=마누스
미중 인공지능(AI) 패권 전쟁이 초대형 기업 인수까지 무산시켰다. 중국 정부가 국가 안보를 이유로 메타의 25억 달러(약 3조 7000억 원) 규모 AI 스타트업 마누스 인수 거래를 무효화했다. 역대 최대 규모의 AI 인수 거래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현지시간)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전날 메타 플랫폼에 중국계 싱가포르 AI 스타트업인 마누스의 인수 철회를 명령했다고 보도했다. 메타 관계자는 “이번 거래는 관련 법률을 완전히 준수했다”며 “조사에 대한 적절한 해결책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미중 양국이 AI 주도권을 두고 전면전에 돌입한 시점에 나왔다. 미국은 자국 투자자의 중국 AI 기업 직접 투자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중국은 AI 창업자들의 해외 이전을 막는 한편, 외국 기업의 개입과 지적재산 유출 차단에 나섰다. 수출 통제와 기술 전문가 교류 제한에 이어 이제 투자까지 규제 대상이 됐다.
이번 결정의 핵심 타깃은 ‘싱가포르 워싱’ 모델이다. 중국 기업이 미중 감시망을 피하기 위해 싱가포르로 본사를 이전하는 수법이다. 이를 통해 중국 기업들은 대중(對中) 수출이 금지된 엔비디아 최첨단 AI칩을 사용하고 중국 규제도 회피해왔다. 이번 거래 무산으로 싱가포르의 기술 기업 창업자들과 벤처 투자자들 사이에 부정적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마누스는 정교한 작업을 수행하는 AI 에이전트 개발 업체다. 2022년 중국 베이징 버터플라이 이펙트 테크놀로지 엔지니어들이 초기 버전을 만들었다. 지난해 싱가포르 본사 버터플라이 이펙트가 중국 외 시장 운영권을 인수했고, 이후 미국 벤처캐피털 투자를 받아 싱가포르로 이전했다.
메타는 지난해 말 인수 계약을 발표하며 기업용 AI 라인업 보완을 노렸다. 하지만 지난달 중국 당국이 조사에 착수했고, 메타 직원들은 조사 기간 출국 금지 명령까지 받았다.
중국 당국은 베이징 버터플라이가 여전히 중국 기업이라며 거래 취소 권한을 주장했다. 메타가 인수 후 중국 내 사업 중단을 약속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이번 거래를 허용할 경우 다른 중국 기업의 연쇄 이탈을 부추길 수 있다는 중국 정부의 우려가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마누스 공동창업자 샤오훙 대표는 핵심 임원들과 함께 메타에서 물러나겠다고 제안했지만 중국 정부는 거부했다. 최근 몇 주간 중국 당국은 여러 AI 기업에 정부 승인 없는 미국 자본 유치를 금지한다고 통보했다.
WSJ는 “이번 조치는 AI 기술 감독을 강화하려는 중국의 노력”이라며 “미국 정부가 중국 AI 기업 투자 지원을 규제했음에도 일부 중국 AI 스타트업에는 미국 자금이 꾸준히 유입돼 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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