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신메모리의 올 1분기 실적표(출처=CXMT 증권신고서)
[녹색경제신문 = 조영갑 기자] 중국 주요 반도체 메모리 제조사인 '창신메모리(CXMT)'가 기업공개(IPO) 피치를 올리는 가운데 IPO 신고서 곳곳에 스민 '반도체 굴기'가 눈에 띈다.
보고서 상 4위 D램 메이커를 자처한 CXMT는 고부가가치 D램으로 꼽히는 DDR5 라인업 등을 내세워 빠르게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주도하는 AI D램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상장 기업가치는 약 2000억 위안(한화 약 44조2920억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지난 17일 중국 상하이증권거래소 과창판(科创板, 커촹반)에 수정 상장 신고서를 제출하고, 거래소의 심사재개 조치를 받은 CXMT는 이르면 3분기 내 상장 작업을 완료하고, 상하이 거래소 과창판에 정식 상장한다는 방침이다.
통상 과창판의 경우 보고서 제출 이후 거래소 심사를 거쳐 정식 상장까지 3개월에서 6개월 가량의 시일이 소요된다. CXMT의 경우 지난해 말 이미 신고서를 제출한 이후 재무자료에 대한 업데이트 수정본을 등록한 상황이기 때문에 거래소 본 심사에 긴 시일이 소요되지 않을 전망이다. 3분기 내 정식 상장이 유력하다.
신고서에 따르면 CXMT는 과창판에 신주 106억2226만주 가량을 발행하고, 약 295억 위안(한화 약 6조5328억원) 가량의 유동성을 조달한다. 과창판 규정 상 일반적으로 공모 주식은 상장 후 총 주식수의 10% 이상이어야 하는데, 신주가 과창판에 상장되면 CXMT의 총 주식수는 708억1506만주 가량이 된다. 신주 발행 비중이 약 15% 수준이다.
총 주식수에 신주발행 주당가액 2.78위안을 대입하면 약 1967억 위안으로, 한화로 약 44조3000억원 가량의 시총이 계산된다. 시장에서 회자된 3000억 위안보다는 낮은 수준이지만, CXMT의 성장세를 감안하면 시총 규모는 빠른 속도로 성장할 전망이다.
CXMT는 이번 공모 자금의 상당 부분을 D램 제조 기술 업그레이드에 투입한다. 공모자금을 포함 총 345억 위안(약 7조6393억원)을 캐파 확대 및 D램 제조 업그레이드를 위한 장비 조달, R&D 등에 투입한다. 세부적으로 ▲메모리 웨이퍼 제조 양산라인 기술 업그레이드에 75억 위안(약 1조 6611억원) ▲DRAM 저장 기술 업그레이드에 180억 위안(약 4조원) ▲장기 연구개발(R&D) 등에 90억 위안(약 2조원) 가량을 투입한다.
유동성은 충분한 걸로 파악된다. 올 3월 말(1분기) 기준 자산총액은 3381억6614만 위안(약 75조원), 부채총계는 1965억6122만 위안(약 43조5854억원) 수준으로 부채비율은 58.13% 가량으로 매우 양호한 상태다.
1분기 영업수익(매출액)은 508억 위안(약 11조2644억원), 영업이익은 354억3298만 위안(약 7조8640억원), 당기순이익 330억1152만 위안(약 7조3265억원) 수준이다. 매출, 영업이익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비견할 바가 아니지만 영업이익률은 약 70%로, 삼성전자 DS의 약 66%에 비해 높고, SK하이닉스 72% 대비 소폭 낮은 수준으로 올라왔다. 글로벌 D램 공급가 상승의 수혜를 본 셈이다. 특히 지난해 말까지 28억3061만 위안(약 6275억원) 가량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드라마틱한 실적개선을 이뤄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창신메모리의 올 반기 실적 예상(출처=CXMT 증권신고서)
CXMT는 해당 신고서에서 올 반기 실적 폭발적인 실적 성장세를 예고했다. 지난해 상반기 154억 3792만 위안(약 3조4238억원)의 매출액을 올린 CXMT는 올 상반기(6월 말까지) 약 1200억 위안(한화 26조6076억원)의 예상 매출액을 제시, 전년 대비 677.31% 가량의 성장세를 예고했다. 순이익 역시 750억 위안(약 16조6327억원)을 제시했다. 1934.85% 성장세다.
키워드는 고부가가치 믹스업이다. CXMT는 2024년 말부터 자체 DDR4 제품의 생산을 중단했다. DDR5, LPDDR5/5X 등으로 중심축을 옮기기 위한 결단이다.
현재 중국 내 주요 세트 제조사 및 빅테크들을 중심으로 공급하고 있지만 미국 주요 세트 제조사들 역시 D램 수급망을 확보하기 위해 CXMT와 활발하게 접촉하고 있는 상황이다. 역내 주요 고객사는 텐센트, 레노버, 샤오미, 화웨이 등을 꼽았다. CXMT는 신고서에서 "기존 DDR4, LPDDR4X 등의 D램 제품에서 마진율이 월등히 높은 DDR5, LPDDR5/5X 등 제품으로 커버리지를 재편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저전력, 고효율을 키워드로 하는 LPDDR5/5X 제품의 경우, 최대 10667Mbps 전송 속도를 기록 중대형 세트에 폭넓게 공급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데이터센터 등 서버용 D램 모듈의 경우 8000Mbps 이상 전송 속도를 공언했다. LPDDR이 총 매출의 70~80% 수준의 편중 상태를 완화한 점도 눈에 띈다. 지난해 말 기준 LPDDR이 약 66.43%, DDR이 31.87% 수준으로 상당 부분 이퀄라이징(평준화)가 된 상황이다.
공격적인 캐파 투자도 눈에 띈다. 현재 CXMT는 허페이와 베이징에 12인치 제조 공장 3곳을 보유하고 있는데, 상하이팹을 신규로 확충해 캐파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신고서에서 CXMT는 중국 1위, 세계 4위 수준이라고 자평했는데, 상하이팹이 완료되면 현재 캐파의 2배 이상의 생산능력을 단번에 탑재하는 만큼 3위 제조사인 마이크론의 지위를 꿰찰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22년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CXMT는 약 33조원 가량의 CAPEX 투자를 진행한 걸로 파악된다. R&D 연구 인력도 4000명 이상으로 보강했다. R&D 투자 비중은 매출액 대비 15% 수준이다.
전반적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의 비교 열위를 인정하고 있지만, 눈에 띄는 점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반도체 회사로서의 자부심을 숨기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CXMT는 신고서에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글로벌 D램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국내(중국)은 글로벌 최대 수요국 중 하나며, 회사는 '세대 건너뛰기 연구개발' 전략을 채택해 1세대 공정에서 4세대 공정 기술 플랫폼을 구축했다"면서 국제 선진 수준에 도달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핵심 인력에 삼성전자 출신의 인물들도 눈에 띈다. 차이마오(1978년 생) 독립이사(사외이사)와 왕단(1983년 생) 이사다. 차이마오 이사는 2006년부터 2009년까지 삼성전자 수석연구원으로 재직했다. 이후 베이징대 전자학과 교수를 지내고, 현재 베이징대집성회로학원 원장을 지내고 있다. 왕단 이사는 한국 영주권을 보유한 인물로, 2010년부터 2018년까지 삼성전자 수석 엔지니어로 근무한 이력이 있다. 2019년 CXMT에 입사해 연구개발 이사로 R&D를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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