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나이 AI. [출처=구글]
중국 인공지능(AI) 산업의 권력 축이 빠르게 젊어지고 있다. 기존 70·80허우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1990년대생 '주링허우(90허우)'가 빅테크 핵심 조직과 차세대 스타트업을 동시에 이끄는 세대 교체가 본격화하고 있다.
기술력뿐 아니라 조직 의사결정 권한까지 젊은 인재에게 넘어가면서 중국 AI 산업의 경쟁 방식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28일 중국 현지 매체와 업계에 따르면 텐센트, 바이트댄스, 샤오미 등 주요 기업들은 최근 20~30대 AI 인재를 핵심 연구 조직의 전면에 배치하고 있다. 단순 연구 인력이 아니라 전략 수립과 사업 방향을 결정하는 역할까지 맡기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들은 크게 두 축으로 나뉜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경험을 쌓은 해외파와 중국 내에서 성장한 토종파다. 두 집단의 결합으로 글로벌 수준의 기술력과 중국 특유의 빠른 실행력을 동시에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AI 사령관이 20대"…빅테크 권력 구조 재편
대표 사례는 텐센트다. 1998년생 야오순위 박사는 최근 텐센트의 AI 조직 개편 이후 핵심 부서를 통합 지휘하며 사실상 AI 총괄 역할을 맡고 있다. 프린스턴대 박사 출신으로 오픈AI 경력까지 보유한 그는 텐센트의 대형언어모델(LLM) ‘훈위안’ 차세대 개발을 이끌고 있다.
바이트댄스도 비슷한 흐름이다. 딥시크 초기 멤버로 알려진 1994년생 궈다야 박사는 최근 회사에 합류하자마자 AI 에이전트 조직을 총괄하게 됐다. 업계에서는 그의 연봉이 1억 위안(약 21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는 단순한 고액 연봉 경쟁을 넘어선다. AI 핵심 기술을 누가 통제하느냐가 기업 권력 구조의 핵심 변수로 부상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다.
◆"창업이 기본값"…딥시크 이후 제2 물결
주링허우 세대의 또 다른 특징은 창업을 기본 경로로 본다는 점이다. 문샷AI를 설립한 1992년생 양즈린 최고경영자(CEO)는 메타와 구글 출신으로, 중국 생성형 AI 시장에서 딥시크의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했다. 그는 최근 리창 총리가 주재한 경제 좌담회에 최연소 기업인으로 참석하며 존재감을 키웠다.
1995년생 뤄푸리는 샤오미로 이동해 스마트폰과 전기차 AI를 통합하는 모델 개발을 총괄하고 있다. ‘천재 소녀’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그는 하드웨어와 AI 융합 분야에서 주목받는 인물이다.
피지컬 AI 분야는 더욱 공격적이다. 유니트리 창업자 왕싱싱은 대학원 시절 상금 8만 위안으로 회사를 시작해 현재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이들의 경로는 과거와 다르다. 대기업 입사 후 안정적 커리어를 쌓는 대신, 연구를 기반으로 창업하고 다시 빅테크로 이동하는 순환 구조가 일반화되고 있다.
◆귀환 인재 급증…중국 AI의 본질은 ‘속도’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해외에서 돌아오는 인재들이 있다. 중국 채용 플랫폼 즈롄자오핀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유학파 구직자는 8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글로벌 채용사 마이클페이지도 최근 2년간 해외 AI 인재의 귀국 상담이 급증했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실리콘밸리에서 습득한 기술과 중국식 실행 문화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인재’로 평가된다. 미국에서 기술을 배우고, 중국에서 빠르게 사업화한 뒤 다시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의미다.
결과적으로 중국은 인재 이동과 창업 생태계를 기반으로 한 '순환형 기술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 단순히 기술 개발 경쟁을 넘어, 인재 구조 자체를 산업 경쟁력의 핵심으로 삼고 있는 셈이다.
이 변화는 한국 산업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반도체, 로봇, AI 소프트웨어 등 전략 산업에서 중국의 추격 속도가 빨라질 경우 국내 기업들이 유지해온 기술 격차 전략도 흔들릴 수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경쟁력은 기술 하나가 아니라 인재 구조에서 나온다”며 “이미 인재 전쟁에서 속도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위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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