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연합뉴스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쓴 23일 SK하이닉스의 1분기 실적 발표에서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영업이익률 72% 기록이다. TSMC·마이크론 등 주요 반도체 기업은 물론, 글로벌 빅테크들보다도 뛰어난 수익성을 거뒀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발 메모리 슈퍼사이클을 타고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막강한 우위를 누리는 ‘공급자 우위’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SK하이닉스가 이날 발표한 올 1분기 영업이익률 72%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률 58%을 뛰어넘는 수치다. D램 경쟁사 마이크론(65%), 반도체 업계 최강자 대만 TSMC(58.1%)도 제쳤다. 특히 TSMC의 수익성을 압도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올 1분기 SK하이닉스와 TSMC의 영업이익률 격차는 14%포인트로, 지난해 4분기 4%포인트보다 더 벌어졌다.
제조업 최상위 수준인 70%대 영업이익률은 빅테크에서도 보기 힘든 숫자이다.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 엔비디아는 올 1분기 65%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구글, 마이프로소프트, 메타, 애플 등은 30~40%대 수준이다.
앞서 삼성전자도 올 1분기 잠정 실적인 영업이익 57조를 기록하며 글로벌 빅테크 톱5에 진입했다.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빅테크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이 된 것이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실적 고공행진은 AI 인프라 수요 증가와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가격 폭등 현상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AI 산업의 무게중심이 학습에서 추론으로 이동하면서 고성능 메모리 수요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빅테크 등이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로부터 고대역폭메모리(HBM)나 D램, 낸드를 적기에 확보하는 게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시장에서 검증된 메모리 제조역량을 갖춘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슈퍼 을’에서 ‘슈퍼 갑’ 지위로까지 올라섰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SK하이닉스의 놀라운 수익성은 약 60%에 이르는 HBM 시장 점유율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올해도 HBM 점유율 1위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 등에선 6세대와 7세대 HBM(HBM4·HBM4E) 양산이 본격화되는 내년 상반기까지 공급자 우위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AI 거품론을 둘러싼 우려도 여전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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