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한국 최대 데이터센터 확장 플랜. [출처=S&P 글로벌 레이팅스]
국제신용평가사 S&P 글로벌 레이팅스가 한국의 데이터센터 시장이 향후 10년간 급격히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데이터센터 구축에 필요한 막대한 자본을 통신사와 인터넷 기업 등이 부담해야 하는 만큼 자금 조달 방식에 따라 기업 신용도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21일 S&P는 '한국 데이터센터: 공격적인 확장이 기업의 자본 부담 키울 것'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데이터센터 확장 계획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도 가장 공격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S&P에 따르면 향후 10년 동안 국내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분야에 투입될 자금은 약 1조3000억∼1조4000억 달러(약 1800조∼2000조원)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데이터센터에만 약 1200조원이 투자될 것으로 예상됐다.
계획이 예정대로 진행되면 한국은 2035년까지 인도를 넘어 중국에 이어 아태 지역에서 두 번째로 큰 임대형 IT 부하 용량을 갖춘 데이터센터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S&P는 내다봤다.
시장 확대의 이면에는 기업들의 자본 부담이 자리 잡고 있다. S&P는 1GW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데 최대 70조원이 필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주요 사업자인 SK텔레콤, KT, 네이버, GS그룹의 2025년 기준 합산 현금 보유액은 17조9000억원, 영업현금흐름은 14조7000억원 수준이다. 대규모 데이터센터 구축에 필요한 자금을 자체 보유 현금과 영업현금흐름만으로 충당하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특히 전체 18.4GW 규모의 확장 계획 가운데 15GW를 담당하는 SK텔레콤의 투자 부담이 가장 큰 것으로 분석됐다. 15GW의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데 최대 1000조원이 소요될 수 있는 반면 SK텔레콤의 2025년 자본 지출은 2조3000억원에 그쳤다. 이에 따라 대규모 외부 자본 조달이 필요할 것으로 S&P는 예상했다.
네이버 역시 대규모 투자 재원을 외부에서 확보하고 있다. 네이버는 2030년까지 1GW의 데이터센터 용량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엔비디아로부터 10억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으며, 브룩필드 자산운용과는 90억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 투자도 논의하고 있다.
S&P는 네이버가 견조한 현금흐름을 보유하고 있지만 자본 지출이 현재 수준에서 크게 확대될 경우 신용도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KT는 상대적으로 자금 부담을 관리할 여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S&P는 KT가 발표한 5조원 규모의 데이터센터 투자 계획을 자체적으로 감당할 수 있어 별도의 부외 금융이 필요하지 않을 것으로 봤다.
기업들의 실제 부담이 투자 규모만큼 커지지 않을 가능성도 제시됐다. S&P는 데이터센터 비용의 약 60%를 차지하는 칩과 서버를 고객사가 직접 제공하는 임대 모델을 활용하거나 외부 파트너와 협력할 경우 사업자의 실질적인 자본 부담을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종적인 신용도 영향은 자금 조달 구조와 외부 자본 유치 성과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데이터센터의 핵심인 컴퓨팅 수요가 당초 기대만큼 증가하지 않을 경우 대규모 투자에 따른 신용도 하락 압력이 한층 커질 수 있다고 S&P는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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