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영업이익 13~15% 지급” 주장…사측은 구조설계 부담
구호 외치는 카카오 노조. 연합뉴스
[서울이코노미뉴스 박희만 기자] 카카오 노사가 성과급 체계를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노동위원회 조정절차에 들어갔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산하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 크루유니언은 지난 7일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번 신청에는 카카오를 비롯해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디케이테크인 등 4개 법인 노조가 함께 참여했다.
노사 갈등의 중심에는 성과급 지급 기준이 있다. 노조는 영업이익의 13~15% 수준을 성과급 재원으로 배분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SK하이닉스의 성과급 산식을 카카오에도 적용하자는 주장이다.
지난해 카카오의 개별기준 영업이익이 약 4400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직원 수 4000명 기준 1인당 약 1500만원 규모의 추가 성과급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성과급 문제는 전통적으로 노사 임금교섭의 핵심의제는 아니었다. 그러나 이른바 ‘노란봉투법’ 시행이후 사용자 책임범위와 교섭대상이 확대되면서 보상체계 자체를 단체교섭 안건으로 포함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카카오 내부에서는 최근 수년간 이어진 사업재편과 조직 효율화 과정에서 보상체계에 대한 구성원들의 민감도가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공지능(AI)과 플랫폼 경쟁 심화로 비용 통제가 중요해졌지만, 동시에 핵심 개발인력 확보를 위해 경쟁력 있는 성과보상 역시 필요하다는 압박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노조의 노동위 조정 신청을 두고 사실상 파업 수순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노동위원회 조정절차는 합법적인 쟁의권 확보를 위한 사전 단계 성격이 강하기 때문이다.
조정 기일은 오는 18일로 예정돼 있다. 이후 열흘간의 조정기간에도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노조는 파업에 돌입할 수 있다.
사측은 대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는 입장이다. 카카오는 “노조와 성실히 협의를 진행해 왔으나 세부적인 보상구조 설계 과정에서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해 조정 절차를 밟게 됐다”며 “향후 진행될 노동위 조정 절차에도 성실히 임하고 원만한 합의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례가 개별기업을 넘어 국내 IT업계 전반의 보상체계 논쟁으로 확산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SK하이닉스가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확정한 이후, 실적 연동형 성과급 요구가 대기업 노조를 중심으로 빠르게 번지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노조는 영업이익의 15%, LG유플러스 노조는 영업이익의 30% 수준을 각각 요구하고 있다.
기업들은 성과공유 확대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영업이익 연동방식을 제도화할 경우 경기변동기에 고정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플랫폼·반도체·통신 업종처럼 실적 변동성이 큰 산업에서는 투자여력과 인건비 구조의 유연성이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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