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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SK하이닉스, 중동 리스크에도 영업익 35조 기대

SK하이닉스 이천 공장 전경./SK하이닉스 | 서울=한스경제 고예인 기자 | 삼성전자가 1분기 영업이익 57조원을 기록하며 시장 기대치를 훨씬 웃도는 실적을 내자 시장의 관심은 SK하이닉스로 이동하고 있다. 단순한 '실적...

SK하이닉스, 중동 리스크에도 영업익 35조 기대

내용요약

AI 메모리 수요가 판 키워...승부는 ‘공정 전환’

SK하이닉스 이천 공장 전경./SK하이닉스

| 서울=한스경제 고예인 기자 | 삼성전자가 1분기 영업이익 57조원을 기록하며 시장 기대치를 훨씬 웃도는 실적을 내자 시장의 관심은 SK하이닉스로 이동하고 있다. 단순한 ‘실적 추종’이 아니라 AI 메모리 시장 주도권이 어디로 향할지 가늠되는 1분기 실적은 그 의미가 크다고 볼 수 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5조원 안팎으로 형성돼 있다. 일부 증권사는 38조원대까지 제시하며 기대치를 끌어올렸다. 삼성전자 실적 발표 직후 주가가 상승 흐름을 이어가며 ‘90만닉스’를 회복한 점도 시장 기대를 반영하는 대목이다. 외국인 자금이 대거 유입되며 수급 역시 우호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증권가는 이번 실적을 피크가 아닌 ‘시작 구간’으로 보고 있다. 서버를 중심으로 한 인공지능 수요 확대가 이어지는 가운데 D램과 낸드 가격이 예상보다 강하게 형성되면서 수익성 개선 폭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모바일과 PC 고객사들이 향후 가격 상승을 우려해 선제적으로 물량을 확보하면서 단기 수요가 확대된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 HBM이 만든 초과이익…수요가 공급 앞서

이번 실적 기대의 핵심은 고대역폭메모리 HBM이다. AI 서버와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라 HBM 수요는 여전히 공급을 웃돌고 있으며 주요 고객사와의 장기 계약을 통해 물량 가시성도 확보된 상태다. 업계에서는 HBM이 기존 메모리와 달리 ‘팔면 남는 구조’가 아니라 ‘없어서 못 파는 구조’로 전환됐다는 점에 주목한다.

이 같은 흐름은 단순한 업황 회복을 넘어 산업 구조 변화로 해석된다. 메모리가 범용 제품에서 AI 인프라의 핵심 부품으로 격상되면서 가격 협상력과 수익성이 동시에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가 HBM 시장에서 선두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이번 사이클에서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으로 보고 있다.

▲ 중동 변수에도 제한적 영향…AI 수요가 더 크다

최근 중동 지역 긴장 고조는 글로벌 공급망 전반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반도체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주요 생산 거점이 한국과 대만에 집중돼 있어 직접적인 생산 차질 가능성은 낮고 물류 구조 역시 원자재 산업 대비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다만 일부 변수는 존재한다. 반도체 공정에 필요한 산업용 가스 가운데 헬륨과 브롬 등은 특정 지역 의존도가 높아 지정학 리스크가 장기화될 경우 가격 변동성과 수급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공정 민감도가 높은 첨단 메모리일수록 이러한 변수는 수율과 비용에 간접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그럼에도 시장은 ‘리스크보다 수요’에 무게를 두고 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HBM을 중심으로 한 메모리 수요가 구조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단기적인 외부 변수에 대한 방어력이 높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 시장을 움직이는 것은 지정학이 아니라 AI 수요”라고 말했다.

▲ 다음 승부는 공정…하이브리드 본딩으로 간다

시장 눈높이가 한단계 올라간 배경에는 단순한 실적 기대를 넘어선 기술 전환 기대가 깔려 있다. HBM이 고성능화될수록 기존 적층 방식의 한계가 뚜렷해지면서 차세대 공정인 하이브리드 본딩 도입이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HBM은 D램을 수직으로 쌓는 구조지만 적층 수가 늘어날수록 신호 간섭과 발열, 전력 효율 문제가 동시에 발생한다. 하이브리드 본딩은 칩의 직접 접합을 통해 이러한 한계를 줄이고 대역폭과 효율을 동시에 개선할 수 있는 기술로 평가된다.

SK하이닉스는 관련 장비 도입과 공정 전환 준비에 속도를 내며 차세대 경쟁력 확보에 나선 상태다. 이는 단순한 생산 능력 확대가 아니라 공정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HBM4 이후 세대부터는 이 같은 기술 전환이 사실상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이번 1분기 실적은 출발점에 가깝다. 시장이 주목하는 것은 숫자 자체보다 SK하이닉스가 AI 메모리 시대에서도 주도적 위치를 유지할 수 있는지 여부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규모의 확장’으로 시장을 압도했다면 SK하이닉스는 ‘기술 전환의 속도’로 맞서고 있다"며  "실적과 공정, 두 축이 동시에 맞물리는 지금이야말로 AI 반도체 시장의 주도권이 재편되는 분기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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