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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SK하이닉스, TSMC처럼 프리미엄 붙을까…ADR 상장 '유동성 한계' 시험대

SK하이닉스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이 가시화되면서, 뉴욕 자본시장에서 TSMC와 같은 프리미엄을 재현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핵심 쟁점은 단순한 상장 여부가 아니라, 미국 시장에서의 수급...

SK하이닉스, TSMC처럼 프리미엄 붙을까…ADR 상장 '유동성 한계' 시험대

[녹색경제신문 = 정창현 기자] SK하이닉스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이 가시화되면서, 뉴욕 자본시장에서 TSMC와 같은 프리미엄을 재현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핵심 쟁점은 단순한 상장 여부가 아니라, 미국 시장에서의 수급 구조가 실제 밸류에이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다.

최근 SK하이닉스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ADR 상장을 위한 공모 등록신청서(Form F-1)를 비공개로 제출했다. 연내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상장 규모와 방식, 시기 등 세부 사항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자사주 약 2.5% 규모의 신주를 발행해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으나 회사는 "확정된 바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투자 재원 확보와 함께 글로벌 투자자 기반을 넓히겠다는 전략적 방향만 확인된 셈이다. 특히 주요 고객사인 엔비디아가 위치한 미국 시장에서 직접 투자자들과 접점을 늘리며 저평가된 주가수익비율(PER)을 끌어올리겠다는 의도가 담겼다.

저평가 논란은 숫자로 뚜렷하다. SK하이닉스의 현재 PER은 약 5.7배 수준으로, 미국에 상장된 마이크론(약 12.1배)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영업이익 기준으로 SK하이닉스는 마이크론의 두 배에 가까운 실적을 내고 있지만 시장 평가는 역전돼 있다. 미국 투자자들에게 직접 노출되지 않은 탓에 생긴 구조적 저평가가 ADR 상장으로 해소될 수 있다는 게 낙관론의 핵심이다.

시장 기대의 출발점은 'ADR 프리미엄'이다. 미국 시장의 풍부한 유동성과 기관 수요가 유입될 경우 ADR이 본주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며, 이 가격이 본주를 끌어올리는 구조가 형성될 수 있다.

이 같은 구조를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가 TSMC다. TSMC는 1997년 뉴욕 상장 이후 ADR이 대만 본주 대비 약 19% 수준(현재 기준)의 프리미엄을 유지하며 사실상 글로벌 기준 가격 역할을 해왔다. SK하이닉스 국내 주가가 100만원이라고 가정하면, TSMC와 같은 수준의 프리미엄이 형성될 경우 미국 ADR은 약 119만원 수준에서 거래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높은 유동성과 지수 편입 비중, 기관 자금 유입이 맞물린 결과다.

SK하이닉스의 HBM4 [사진=SK하이닉스]

하지만 SK하이닉스가 동일한 경로를 따르기에는 구조적 차이가 뚜렷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가장 큰 한계는 유통 물량이다. TSMC는 시가총액의 약 20%가 ADR 형태로 거래되며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SOX) 등 주요 지수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반면 시장에서 거론되는 SK하이닉스 ADR 발행 규모는 전체 주식의 2.5% 내외로, 글로벌 패시브 자금이 유입되기에는 물량 자체가 부족하다. 다만 이 수치 역시 확정되지 않은 만큼 실제 발행 규모에 따라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물량 차이는 결국 미국에서 SK하이닉스 주가가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느냐의 문제로 이어진다. TSMC처럼 미국 시장에서 거래량이 충분하면 ADR 가격이 대만 본주보다 먼저 움직이며 글로벌 기준 가격 역할을 한다. 하지만 SK하이닉스처럼 ADR 물량이 전체의 2.5%에 불과하면 반대 구조가 된다. 미국에서 사고팔 수 있는 주식이 적다 보니 거래가 드문드문 이뤄지고, 결국 ADR 가격이 국내 본주를 따라가는 '꼬리가 되는' 구조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되면 ADR 프리미엄이 구조적으로 유지되기보다 단기 수급에 따라 들쭉날쭉한 일시적 현상에 그칠 수 있다.

여기에 '플로우백(Flow-back)' 리스크도 존재한다. ADR과 본주 간 가격 괴리가 확대될 경우 차익 실현 매물이 국내 시장으로 되돌아오면서 오히려 주가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프리미엄이 형성되더라도 이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어려운 구조다.

결국 SK하이닉스 ADR의 핵심 변수는 제한적인 유통 물량이라는 약점을 HBM 경쟁력으로 얼마나 보완할 수 있느냐다. 회사는 엔비디아 AI 생태계의 핵심 메모리 공급사로 자리 잡으며 높은 성장성을 확보한 상태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경쟁력이 미국 기술주 투자자들의 실질적인 매수세로 이어질 경우 마이크론 수준의 밸류에이션 재평가는 가능하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다만 이는 유동성 한계를 뛰어넘을 만큼의 강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유입될 경우에 한정된 시나리오다.

업계 관계자는 "물량이 적으면 미국 기관들이 포트폴리오에 담기도 어렵고, 지수 편입 효과도 제한적"이라며 "결국 ADR이 성공하려면 물량을 늘리든지, 아니면 HBM 경쟁력만으로 미국 투자자들을 끌어당기든지 둘 중 하나인데 둘 다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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