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52.6조·영업익 37.6조… 컨센서스 웃돈 ‘어닝 서프라이즈’
HBM·eSSD 등 고부가 제품 확대… AI 인프라 투자에 수요 급증
현금 54.3조·순현금 35조… 차입 줄이며 재무구조 대폭 개선
“메모리 호황 구조적 변화”… 공급 부족 속 투자 확대 이어간다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뉴스1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급증에 힘입어 또 한 번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23일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52조5763억원, 영업이익 37조6103억원, 순이익 40조3459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8.1%, 영업이익은 405.5% 증가했다.
증권가 컨센서스도 웃돌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전망치(매출 51조9346억원·영업이익 36조3955억원)를 모두 상회했다. 분기 매출이 50조원을 넘어선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수익성 지표는 더 가파르다. 영업이익률은 72%로 전 분기(58%)를 뛰어넘으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순이익률 역시 77%에 달했다. 제조업에서 보기 드문 수준의 고수익 구조다.
직전 분기였던 지난해 4분기(영업이익 19조1696억원)와 비교해도 영업이익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매출 역시 약 60% 증가했다.
회사 측은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라 수요 강세가 이어졌다”며 “HBM, 고용량 서버용 D램 모듈, eSSD 등 고부가 제품 판매 비중이 확대된 것이 실적을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실적 개선은 재무 구조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1분기 말 현금성 자산은 54조3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9조4000억원 늘었다. 반면 차입금은 19조3000억원으로 2조9000억원 줄어들며 순현금 규모는 35조원까지 확대됐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시장 구조 자체가 바뀌고 있다고 진단했다. AI가 대형 모델 학습 중심에서 실시간 추론 기반의 ‘에이전틱 AI’ 단계로 진화하면서 D램과 낸드 전반으로 수요 기반이 확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최근 메모리 가격 상승세도 과거와 다른 흐름으로 보고 있다. 회사는 컨퍼런스콜에서 “이번 가격 상승은 구조적 변화에 따른 것”이라며 “일부 현물가 조정은 유통 물량 유입에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피크아웃으로 보긴 어렵다”고 밝혔다.
수요·공급 불균형 역시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회사는 “고객들이 가격보다 물량 확보를 우선시하는 상황”이라며 “유의미한 생산능력 확대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향후 3년간 고객 수요가 생산능력을 크게 웃돌 것으로도 내다봤다.
이 같은 환경 속에서 SK하이닉스는 투자 확대에 속도를 낸다. 청주 M15X 공장 증설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인프라 구축, EUV 장비 확보 등을 중심으로 올해 투자 규모를 전년 대비 크게 늘릴 계획이다.
제품 경쟁력 강화도 병행한다. D램은 10나노급 6세대(1c) 공정을 적용한 LPDDR6와 192GB 소캠(SOCAMM)2 양산을 확대하고, 낸드는 321단 소비자용 SSD ‘PQC21’을 비롯해 eSSD 전 라인업으로 대응한다.
특히 HBM 분야에서는 차세대 제품 로드맵을 구체화했다. SK하이닉스는 7세대 제품인 HBM4E를 내년 양산 목표로 개발 중이며, 올해 하반기 샘플 공급에 나설 계획이다. HBM4E는 1c 공정 기반으로 설계돼 성능 요구를 한층 끌어올린 것이 특징이다.
회사 측은 “HBM2E부터 이어온 원가·수율·성능 경쟁력을 바탕으로 차세대 제품에서도 기술 리더십을 유지할 것”이라며 “중장기 수요 성장에 선제 대응할 수 있는 생산 기반을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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