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김기론 기자] 글로벌 반도체 호황 속에서 국내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임직원 성과급이 ‘억대’를 넘어 ‘10억원대’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기업들은 파격적인 보상 체계를 통해 글로벌 인재 확보 경쟁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맥쿼리증권 추산을 바탕으로 한 결과 SK하이닉스의 내년 영업이익이 447조원에 달할 경우, 임직원 1인당 평균 성과급은 약 12억9000만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SK하이닉스는 영업이익의 10%를 초과이익분배금(PS) 재원으로 활용하고, 기존 ‘기본급 1000%’였던 상한선을 폐지한 상태다. 이에 따라 전체 직원 수를 기준으로 환산하면 대규모 성과급 지급이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올해 실적 역시 가파른 증가세가 예상된다. 연간 영업이익은 20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에 따라 내년 초 지급될 성과급도 1인당 평균 5억8000만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역시 보상 확대 방안을 검토 중이다. 회사는 최근 노사 협상 과정에서 영업이익의 10% 이상을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맥쿼리 추정치인 내년 영업이익 477조원을 기준으로 할 경우 약 50조원 규모의 재원이 마련되며, 국내 임직원 기준 1인당 평균 약 3억9000만원 수준의 성과급 지급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다만 사업부별 성과 차이를 반영해 차등 지급될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고액 보상 전망은 반도체 산업 호황과 맞물려 있다.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의 올해 영업이익이 251조원으로 전년 대비 5배 증가하며 글로벌 4위 수준에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의 영업이익을 넘어서는 규모다.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 상승과 공급 부족 장기화가 실적 개선을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성과급 백만장자’ 시대가 글로벌 인재 확보 경쟁의 결과로 보고 있다. 엔비디아, 애플, TSMC 등과의 경쟁 속에서 핵심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해 보상 수준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보상 체계의 정교화 필요성도 제기된다. 단순히 일률적인 성과급 확대보다 성과가 뛰어난 핵심 인재에게 보다 집중적인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장기 인센티브 제도나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등 다양한 보상 수단을 도입해 경쟁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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