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0억 모집에 9900억 매수 주문…우량 신용도 바탕 최대 4500억 증액 유력
일부 계열사 자체 조달 난항 속, 지주사가 'AA+' 앞세워 그룹 재무 구심점 역할
[프레스나인] SK그룹 지주사 SK㈜가 공모 회사채 시장에서 1조원에 육박하는 투자 수요를 확보했다. 최상위권 신용등급과 핵심 자회사의 실적 호조가 맞물리며 오버부킹(초과 수요)을 기록한 가운데 자본시장에서는 이번 대규모 조달을 그룹 내 자금 조달 창구가 지주사로 집중되는 최근의 흐름과 연결 지어 바라보고 있다.
25일 IB 업계에 따르면, SK(신용등급 AA+)가 2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총 9900억원의 매수 주문이 접수됐다. 만기별로는 3년물(1700억원 모집)에 5800억원, 5년물(800억원 모집)에 4100억원이 유입됐다. 발행 금리 역시 개별 민평금리 대비 3년물 +2bp, 5년물 +1bp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형성되며 사측은 최대 4500억원까지 증액 발행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흥행의 가장 큰 배경으로 SK하이닉스의 실적 상승세를 꼽는다. 반도체 부문의 견조한 현금 창출력이 지주사의 신용도와 재무 안정성에 대한 기관 투자자들의 눈높이를 충분히 충족시켰다는 평가다.
동시에 시장 일각에서는 지주사의 선제적인 대규모 자금 확보가 현재 SK그룹의 전반적인 자금 조달 환경을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입을 모은다. 현재 석유화학, 배터리 등 그룹 내 주요 비반도체 계열사들은 전방 산업 업황과 금리 여건 등을 고려해 자체적인 공모채 발행 등 시장성 조달에 상당히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결과적으로 각 계열사가 독자적인 자금 조달 속도를 조절하는 가운데 가장 우량한 신용도를 갖춘 지주사가 직접 시장에 나서 유동성을 확보하는 이른바 '조달 창구 일원화' 전략이 가동되고 있는 셈이다. 이는 현재 여건에서 가장 효율적인 재무적 선택이나, 역으로 비반도체 계열사들의 펀더멘털 회복 전까지는 지주사가 그룹 전체의 재무적 완충 역할을 상당 부분 전담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한편 SK는 이번 조달 자금을 5~6월 만기가 도래하는 채무 상환에 사용할 계획이다. 우량 지주사의 안정적인 자본시장 접근성은 재차 입증됐으나, 향후 비반도체 계열사들의 자체적인 조달 여력 회복 시점이 하반기 그룹 재무 전략의 주요 관전 포인트로 남게 됐다.
사진/SK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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