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이 회복세로 돌아섰지만 대형 건설사와 수도권으로 쏠리면서 충청권 건설업계의 자금 경색은 여전한 상황이다.
최근 금융위원회의 ‘부동산 PF 상황 점검회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신규 PF 대출은 23조 5000억 원으로 전 분기보다 6조 7000억 원 증가했다. 6월 말 대출잔액도 115조 8000억 원으로 2023년 말 이후 처음 늘었다. 그러나 자금은 대형 건설사에 집중됐다. 한국신용평가가 증권·캐피털 51개사의 PF 사업장 약 3600곳을 분석한 결과 시공능력평가 상위 100위권 건설사의 아파트 본PF 잔액은 2024년 2분기 7조 9000억 원에서 올해 1분기 15조 7000억 원으로 98.7% 증가했다. 반면 100위권 밖 건설사는 6조 1000억 원에서 5000억 원으로 급감했다. 심지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공적보증도 2024년부터 올해 7월까지 PF 보증액 중 시공능력평가 상위 40위권 건설사가 64.9%를 차지한 반면 100위권 밖 건설사는 11.5%에 그쳤다. 수도권이 무려 65%를 차지했다. 대전의 한 건축공학과 A 교수는 “지난달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는 대기업이 8.4p 상승했지만 중견·중소기업은 각각 5.1p, 1.8p 하락했다”며 “PF 자금이 수도권 대형 건설사의 기존 사업장에 집중되면서 지방 건설사의 신규 사업은 위축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충청권 건설업계는 장기 침체에 빠졌다. 본보가 2021~2025년 충청권 건설업 폐업자를 분석한 결과 2만 7445명으로 전국의 11.8%, 7개 권역 중 3위였다. 연간 폐업자도 2021년 4844명에서 지난해 5743명으로 18.6% 증가했다. 원인은 자금 회수를 어렵게 하는 미분양 적체에 있다. 충청권 8월 말 미분양은 1만 3393가구로 전국(6만 9134가구)의 19.4%에 달한다. 인구 1만 명당 23.4가구로 5대 광역권 중 가장 많고 수도권(7.3가구)의 3.2배다.
특히 충남의 미분양은 9579가구로 충청권의 71.5%를 차지했다. 그만큼 지난해 말 충남 PF 유동화증권 잔액은 2조 3000억 원으로 2022년 말보다 약 50% 증가했다. 이 중 단기물 비중은 84.1%로 전국(73.1%)보다 11.0%p 높았고 단기물 중 비우량물 비중도 32.3%로 전국(16.5%)의 2배였다. 충남 건설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PF 자기자본비율 규제 시행을 2029년으로 유예하고 3조 원 규모의 캠코펀드도 조성하기로 했지만 수도권과 지방 간 자금조달 격차가 커 중소 건설사의 신규 착공으로 이어질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A 교수는 “단순한 보증 확대에 그치지 말고 미분양과 단기 PF 비중이 높은 지역의 자금 재조달을 지원하고 중소 건설사에 대한 보증·대출 실적을 별도로 관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은한 기자 padeuk@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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