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솔 한국사회주택협회 이사장지방선거가 80일도 채 남지 않았다. 포털 기사부터 골목 현수막까지 정치인들의 언행이 부쩍 늘었다. 선거는 매번 다른 분위기와 쟁점을 만들어낸다. 다만 이번 선거에서 시민들이 체감하는 불안과 욕구, 그리고 기대가 정치인들이 제시하는 방향과 얼마나 맞닿아 있는지는 의문이다. 정치가 현실과 현장에서 멀어지는 현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가령 10년 전만 하더라도 비수도권 지자체의 도시기본계획 상당수는 인구 증가를 전제로 수립됐다. 기록적인 저출생과 지방소멸의 흐름을 마주한 지금, 불과 10년 전의 정책이 얼마나 허무맹랑했는지 돌아보게 된다.이번 선거 역시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내란 청산 문제조차 제대로 정리하지 못하는 야당의 상황이 이어진다면 여당의 우세가 예상되고, 선거의 중심축 역시 본선보다 당내 경선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지역에 필요한 정책을 고민하기보다 당내 지지를 확보하는 행보, 특히 청와대의 방향에 보조를 맞추는 전략이 우선되는 구조가 형성된다. 그러나 천편일률적인 공약과 유사한 행보가 지역의 미래에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 기대하기는 어렵다.기후 전환, 디지털 전환, 인구 전환이라는 거대한 변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가운데 소득·자산·지역 격차는 오히려 심화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행정통합과 같은 논의가 이어지지만, 그 동력이 지방선거를 준비하는 정치인들에게까지 충분히 전달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너도나도 산업 유치를 외치지만 반도체 공장이 모든 지역에 들어설 수는 없다. 구체적이고 지속 가능한 지역 모델을 고민한 흔적은 찾아보기 어렵다. 최소한 녹색 일자리와 산업 전환에 어떻게 대비할 것인지, 증가하는 이주노동자의 주거와 사회안전망을 어떤 방식으로 마련할 것인지에 대한 로드맵 정도는 제시돼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세밀한 정책이 지방선거의 주요 의제로 등장할 것이라는 기대는 좀처럼 생기지 않는다.2025년 기준 비수도권 저층 주거지의 주택 신축 인허가 총량은 3000건 이하로 떨어졌다. 노후주택 비율이 55%에 이르는 상황이다. 단순한 인구 고령화를 넘어 도시 자체의 노후화가 진행되고 있다. 늙어가는 도시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에 대한 대안이 보이지 않는다. 일부 투기과열지구를 제외하면 부동산 투자 수익률이 인플레이션 이하로 떨어지면서 민간 투자 역시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결국 공공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여전히 투기 이익에 기반한 대규모 개발 구상만 반복되고 있다. 이런 흐름이 이어진다면 10년 뒤 지역의 모습이 밝을 것이라 기대하기 어렵다.이제라도 시민사회의 목소리를 더 세밀하게 들을 필요가 있다. 지역 현장에서 활동가들은 지속 가능한 지역 모델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해왔다. 예컨대 대규모 전세사기 대응 과정에서 검토된 새로운 주택 공급 모델이나, 투기적 수익이 아닌 장기적 회수 구조를 전제로 공공과 민간이 협력하는 지역 개발 방식 등 이미 검증된 정책적 대안들도 존재한다.삼중 전환과 불평등이 동시에 가속화되는 오늘날, 중앙정부만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만큼 지방정부의 역량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내부 경선에서 살아남는 현실 정치가 우선일 수밖에 없겠지만, 그럼에도 지역의 미래를 책임 있게 고민하는 정치인을 이번 선거에서 만나고 싶다.이한솔 한국사회주택협회 이사장
[NGO 현장]사라지는 도시와 선거 언어 사이
너도나도 산업 유치를 외치지만 반도체 공장이 모든 지역에 들어설 수는 없다. 구체적이고 지속 가능한 지역 모델을 고민한 흔적은 찾아보기 어렵다. 최소한 녹색 일자리와 산업 전환에 어떻게 대비할 것인지, 증가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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