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U 대비 효율 대폭 혁신…2세대 NPU ‘레니게이드’ 성능 입증
LG 엑사원이 택한 '국산뇌'...삼성SDS 손잡고 클라우드 대중화
백준호 퓨리오사AI 대표가 지난해 12월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M.AX 얼라이언스-국민성장펀드 연계 간담회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뉴시스>
최근 AI 산업 무게중심이 거대언어모델(LLM)을 만드는 ‘학습’에서 실제 서비스를 구현하는 ‘추론’으로 이동하고 있다. 추론 단계에서 전력 효율과 비용 경쟁력이 중요해지면서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가 장악해 온 AI 반도체 시장에도 균열이 보이기 시작했다. 딥엑스·리벨리온·퓨리오사AI(가나다순)로 대표되는 ‘K-팹리스’ 3인방이 추론 특화 신경망처리장치(NPU)를 앞세워 이 틈을 파고 들고 있다.
지난해 초 반도체업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소식이 있었다. 한국 토종 팹리스 스타트업이 글로벌 빅테크 메타의 8억 달러(한화 약 1조1800억원) 규모 인수 제안을 거절한 것이다. 주인공은 퓨리오사AI(FuriosaAI)였다.
퓨리오사AI는 데이터센터 서버용 AI 추론 연산에 특화된 신경망처리장치(NPU)를 개발하는 기업이다. 자체 NPU를 앞세워 전 세계 AI 반도체 칩 시장의 90%를 장악한 엔비디아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퓨리오사AI는 2017년 백준호 대표가 설립했다. 백 대표는 서울대 전기공학부를 졸업하고 미국 조지아공대에서 전기전자공학 석사를 취득한 뒤 AMD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에서 엔지니어로 경력을 쌓았다.
사명은 2015년 개봉한 영화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의 여주인공 ‘퓨리오사’에서 따왔다. 기존 질서에 맞서 싸우는 영화 속 여전사처럼 글로벌 빅테크 기업에 대항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지난해 4월 이재명(왼쪽) 당시 대통령 후보와 백준호 퓨리오사AI 대표가 NPU 칩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뉴시스>
퓨리오사AI는 설립 4년 만인 2021년 8월 1세대 NPU ‘워보이(Warboy)’를 출시했다. 워보이는 글로벌 AI 반도체 대회 ‘엠엘퍼프(MLPerf)’에서 엔비디아 GPU인 ‘T4’를 능가하는 추론 성능을 입증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이후 2024년 8월에는 2세대 NPU ‘레니게이드(RNGD)’를 공개했다. 레니게이드는 거대언어모델(LLM) 및 멀티모달 모델의 효율적인 추론을 위해 설계된 데이터센터용 가속기다.
퓨리오사AI에 따르면 레니게이드는 엔비디아 ‘RTX 프로 6000’ 대비 동일 전력 기준 최대 7.4배 많은 사용자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다. 또 칩당 180와트(W)의 낮은 열설계전력(TDP)을 기반으로 데이터센터 인프라총소유비용(TCO)을 약 40% 절감할 수 있다.
레니게이드는 SK하이닉스 4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를 탑재하고 TSMC 5나노미터(㎚) 공정을 통해 양산된다. 퓨리오사AI는 올 초 TSMC로부터 레니게이드 1차 물량(4000장)을 인도받으며 양산에 성공, 글로벌 시장 공략 및 보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실도입 사례도 나오고 있다. 레니게이드는 약 8개월간 테스트를 거쳐 LG그룹 LLM ‘엑사원(EXAONE)’에 전면 도입됐다. 테스트 결과 기존 GPU 대비 전력당 성능이 2.25배 향상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SDS도 오는 7월 자사 클라우드 플랫폼(SCP)을 통해 레니게이드 기반 서비스형 NPU(NPUaaS)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는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CSP)가 국산 NPU 기반 서비스를 상용화하는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한편 백 대표는 오는 2030년까지 약 100기가와트(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증설을 예상하면서, 이 중 70%가 추론 영역에 할당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달 초 국내외 파트너사를 대상으로 열린 ‘레니게이드 2026 서밋’에서 백 대표는 “향후 AI 데이터센터 설계의 핵심은 반복적인 추론 비용을 얼마나 낮출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이어 “추론 영역에서 AI 반도체는 지능을 실현하는 디지털 뇌 역할로서 반도체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며 “고성능·고효율 AI 반도체에 대한 폭발적인 시장 수요에 부응해 대규모 도입 및 글로벌 매출 확대를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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