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

KOSPI 상위 기업 자연손실, 서울 면적 5.4배

국내 주요 기업의 사업장과 주변 영향권역에서 지난 40년간 서울시 면적의 5배가 넘는 자연이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KOSPI 상위 기업 자연손실, 서울 면적 5.4배

코스피 상위 30개사 사업장 총 32만7837ha 자연면적 감소 /사진제공=숲과나눔

[환경일보] 국내 주요 기업의 사업장과 주변 영향권역에서 지난 40년간 서울시 면적의 5배가 넘는 자연이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환경 영향을 온실가스 배출뿐 아니라 자연과 생물다양성 손실까지 포함해 평가하는 국제 기준이 확산하는 가운데, 국내 기업도 자연손실 규모를 측정하고 복원 목표와 실행계획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숲과나눔 풀씨행동연구소는 KOSPI 시가총액 상위 30개사 가운데 삼성전자우를 제외한 29개사의 국내 사업장을 대상으로 1980년부터 2020년까지 자연손실 규모를 분석한 결과, 사업장 내부와 사업 영향권역에서 총 32만7837ha의 자연면적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서울시 면적 약 6만500ha의 5.4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번 연구는 국제사회의 자연 관련 재무정보공개 체계인 자연 관련 재무정보공개 협의체(TNFD)의 LEAP 방법론을 적용해 국내 주요 기업의 자연손실 규모를 처음으로 정량화했다.

최근 국제사회는 기업의 환경 영향을 온실가스 배출량뿐 아니라 자연과 생물다양성에 미치는 영향까지 포함해 평가하고 공개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

2022년 채택된 쿤밍-몬트리올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K-M GBF)는 2030년까지 자연손실을 멈추고 회복으로 전환하는 ‘네이처 포지티브(Nature Positive)’ 목표를 제시했다. TNFD와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도 자연 관련 정보 공시 기준 마련을 추진하고 있다.

풀씨행동연구소는 국내 산업화 과정에서 기업이 자연에 미친 장기적 영향을 정량화한 사례가 거의 없다는 점에 주목해 이번 조사를 진행했다.

사업장 내부 자연생태계 67.6% 감소

분석 결과 사업장 경계 내부의 자연손실 규모는 포스코홀딩스가 1408.1ha로 가장 컸다. 이어 삼성전자 1022.6ha, 현대자동차 734.5ha, HD한국조선해양 695.7ha, 기아 525.4ha 순으로 나타났다.

사업장 경계 외부 반경 5km를 기준으로 한 사업 영향권역에서는 LG전자의 자연손실 규모가 5만5304.2ha로 가장 컸다.

삼성전자 4만6682.5ha, LG화학 4만1245.6ha, 한화에어로스페이스 4만659.5ha, 현대모비스 4만54.2ha가 뒤를 이었다.

사업장 경계 내부에서는 농업지역과 나지 등 준생태계가 먼저 줄어들고, 이후 산림과 습지 등 생태적 가치가 높은 자연생태계 감소가 이어지는 경향이 확인됐다.

지난 40년 동안 사업장 내부 준생태계 면적은 3156.7ha에서 54.9ha로 98.3% 감소해 사실상 대부분 사라졌다. 자연생태계 면적도 4504.3ha에서 1458.3ha로 67.6% 줄었다.

연구진은 기업 활동 과정에서 직접적으로 전용된 사업장 내부뿐 아니라 주변 지역에서도 개발과 도시화, 인프라 확장 등이 복합적으로 진행되면서 광범위한 자연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사업 영향권역의 자연손실이 개별 기업 활동만으로 발생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만큼, 기업 사업장과 주변 자연 변화의 접점을 파악하기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자연손실 측정 넘어 복원계획 마련해야

연구진은 자연 관련 공시가 국제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는 만큼 국내 기업도 자연손실과 생물다양성 영향을 체계적으로 파악하고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네이처 포지티브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사업장과 공급망이 자연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연손실 회피와 최소화, 복원 목표를 포함한 구체적인 이행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장재연 (재)숲과나눔 이사장은 “이번 연구는 우리 사회가 산업화 과정에서 발생시킨 자연손실 규모를 처음으로 기업별로 정량화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기업들이 자연과의 관계를 객관적으로 확인하고, 자연손실을 줄이기 위한 전략과 복원 계획을 수립하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풀씨행동연구소는 향후 기업 사업장과 생태적 민감지역의 접점, 산업군별 자연 접점과 영향 차이 등을 추가로 분석해 공개할 예정이다.

이슈페이퍼 ‘네이처 포지티브 이행을 위한 KOSPI 상위 30개사의 자연과의 접점 분석(1980~2020)’ 전문은 오는 7월 중 (재)숲과나눔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다.

연구소는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자연자본 공시 체계의 국내 제도화를 위한 정책 제안과 국회 토론회도 이어갈 계획이다.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