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근 KB금융지주 글로벌사업부문장(60·사진)이 KB금융그룹의 차기 회장에 내정됐다.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11일 이 부문장을 차기 회장 단일 후보자로 최종 선정했다. 회추위는 이날 2차 회장 후보군(쇼트리스트)에 오른 양종희 KB금융 회장과 이 부문장,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 등을 인터뷰한 뒤 이 부문장에게 가장 높은 점수를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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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서울고와 서강대 수학과를 졸업한 뒤 1993년 주택은행에 입행해 은행원으로 첫발을 내디뎠다. KB금융지주 재무기획담당 상무, 국민은행 경영기획그룹 전무, 국민은행 영업그룹대표 부행장 등을 거쳐 2022년 국민은행장으로 선임됐다. 3년간 행장으로 일한 뒤 지난해부터 KB금융지주 글로벌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조화준 회추위원장은 “그룹의 본원적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과감한 변화와 세대교체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KB금융은 다음달 2일 이사회를 연 뒤 11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이 부문장 선임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
KB금융 차기 회장 내정…양종희 연임 예상 깨고 깜짝 발탁
자산관리·기업금융 이끌며 그룹 사상 최대 실적 떠받쳐
이재근 KB금융지주 글로벌사업부문장이 차기 회장 후보로 확정되면서 KB금융의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그룹 내 세대교체 바람도 불 가능성이 크다. KB금융은 내부 혁신을 통해 국내 1등 금융그룹에서 글로벌 금융회사로 도약하는 데 힘을 쏟을 전망이다.
◇최대 실적 이끈 전략·재무통
이 부문장은 KB금융의 대표적인 전략·재무통으로 꼽힌다. 2014년 지주 재무기획부장을 거쳐 2017년 재무총괄 상무로 승진한 뒤 경영기획그룹 상무와 전무로 일했다. LIG손해보험(KB손해보험), 현대증권(KB증권), 우리파이낸셜(KB캐피탈) 등 KB금융의 굵직한 인수합병(M&A) 과정을 주도했다. 2019년 1월 국민은행 노조 파업 당시에는 은행 경영기획그룹 전무로 총파업상황반장을 맡아 사태를 해결하기도 했다. 2020년 영업그룹 부행장으로 일하며 코로나19 사태에도 별다른 사고 없이 국민은행이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가는 데 기여했다.
이 같은 공을 인정받아 2022년 국민은행장으로 선임됐다. 당시 은행권 최연소 행장으로 주목받았다. 그는 3년간 행장으로 재직하며 체질 재설계를 통해 국민은행이 지난해 리딩뱅크를 탈환하는 토대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조화준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 위원장은 “이 부문장은 금융산업이 재편되고 머니 무브가 본격화하는 상황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끌어낼 만한 역량을 갖췄다”고 말했다.
이 부문장은 지난해 KB금융지주로 옮겨 글로벌 부문과 자산관리(WM), 중소·중견기업(SME) 금융 부문을 총괄해 그룹의 질적 성장을 이끌었다. KB금융은 지난해 순이익 5조8430억원을 내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3조8846억원의 순이익으로 역대 최대 반기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순이익은 6조원을 훌쩍 넘길 것이란 관측이 많다. 핵심인 은행뿐 아니라 보험, 증권, 카드, 자산운용 등 여러 사업에서 고른 성장을 이뤄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올 상반기 KB금융 순이익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56%로 2023년(67%)보다 11%포인트 낮아졌다.
공격적 주주환원이 더해지면서 기업가치도 크게 높아졌다. 11일 KB금융의 시가총액은 63조989억원으로 2023년 말(21조8299억원) 이후 세 배 수준으로 불어났다. 0.5배를 밑돌던 주가순자산비율(PBR)도 1.08배로 상승해 오랫동안 붙어 있던 ‘저평가’ 꼬리표를 떼어냈다. KB금융은 ‘보통주자본비율이 13.5%를 초과하면 그만큼을 주주환원에 쓴다’는 원칙 아래 분기마다 현금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을 시행해 투자자 신뢰를 확보했다.
◇글로벌 금융사 도약이 과제
이 부문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글로벌 무대에서 국내 리딩 금융그룹의 위상에 맞는 실적을 내는 것이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KB금융은 KB뱅크인도네시아의 부실 여파로 해외에서 한동안 적자를 면치 못했다. 2024년 흑자 전환에 성공한 뒤 조금씩 이익을 늘려가고 있다. 지난해 해외사업에서 3365억원의 순이익을 거뒀지만 신한금융(8240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국내 이익 편중은 일본 대형 은행보다 저평가받는 배경이다. 일본 3대 메가뱅크인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1.95배)과 미즈호파이낸셜그룹(1.86배), 미쓰이스미토모파이낸셜그룹(1.66배)의 PBR은 1.6배를 웃돈다. 세 곳은 기업금융과 무역금융을 통해 일본보다 해외에서 더 많은 이익을 내고 있다.
눈높이가 올라간 주주들을 만족시키는 밸류업 전략을 이어가느냐도 중요해졌다. 생산적 금융·포용금융과 주주환원을 동시에 확대하는 것도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기관은 주가를 부양하는 새로운 성장전략을 요구하고 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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