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회장 '인재제일(人材第一)' 철학 앞세워 그룹 전반 경쟁력 강화
CJ올리브영 미국 진출 임박…글로벌 B2B·웰니스 영역 확대 본격 시동
CJ제일제당·푸드빌 해외 시장 정조준…CJ프레시웨이 O2O 확장 속도
K-뷰티·식품·콘텐츠 아우르는 '글로벌 K라이프스타일 기업' 도약 중점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그룹의 주요 경영진과 함께 '올리브영 센트럴 명동 타운'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CJ그룹 제공
올해 유통 기업들은 경영 불확실성 타개를 위해 분주하다. 글로벌 정세가 불안정하고 내수 시장이 침체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차별화된 전략을 모색하고 실행에 나서고 있다. 포인트데일리는 [K-유통 신성장 히든카드] 기획을 통해 국내 주요 유통기업들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점검해본다.
[포인트데일리 함영원 기자] CJ그룹이 올해 이례적으로 지난해 성과가 아쉬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과거의 방식을 완전히 벗고 새로운 성장 방식을 사용해 혁신하겠다는 의지를 다져 관심이 쏠린다. 뷰티·식품·콘텐츠·물류 등 CJ그룹의 전 사업부문이 수익성 중심 효율화를 꾀하며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전망이다.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지난해 여러 사업에서 일부 성과가 있었지만 그룹 전체적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아쉬움이 남았다"며 "단기 성과 개선을 위한 한시적 대응만으로는 한계가 있었고 중장기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 기반 구축 측면에서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함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이 어려움은 오히려 불확실성 증대, 기존 성공방식의 한계 상황에서 우리가 다시 도약해야할 당위성과 기회가 더욱 선명해졌다는 신호"라며 "식품·물류·뷰티·콘텐츠 등 우리 그룹이 영위하는 거의 모든 사업 영역에서 새로운 시장의 문이 열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CJ그룹은 새로운 시장에 어울리는 성장 방식으로 체질을 개선한다는 전략이다. 지난달 열린 주주총회에서 CJ는 과거의 방식으로 대응은 어렵다는 판단 하에 올해를 '전환의 해'로 규정했다. 이같은 CJ그룹의 쇄신은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진두지휘할 예정이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계속해서 현장경영을 강화하는 한편 '인재제일(人材第一)' 철학을 앞세워 모집 규모를 30% 확대한 신입사원 채용을 실시하는 등 적극적으로 그룹 경쟁력 강화에 나서는 중이다.
CJ올리브영이 올해 미국에 진출하며 글로벌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향후 B2C를 넘어 B2B로까지 영역 확장에 속도를 낸다. 올리브영 매장에 외국인 관광객들이 쇼핑을 즐기고 있다. 사진=CJ올리브영
◇ K뷰티, CJ올리브영 미국 진출 집중…B2C 넘어 B2B로 확장
먼저 그룹의 캐시카우가 된 CJ올리브영은 이 회장이 특별히 공을 들이고 있다. 올해 처음으로 일본과 미국에서 오프라인 체험형 뷰티 행사 '올리브영 페스타'를 열며 글로벌 영토를 본격적으로 확장하는 만큼 향후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CJ올리브영은 다음달 일본 지바현, 8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올리브영 페스타를 열 예정이다. CJ올리브영이 해외에서 여는 첫 페스타 행사로, 일본과 미국 각 행사에 브랜드별 개별 부스와 연합관을 마련하고 색조, 선케어 등 주요 카테고리를 현지 소비자가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 가운데 미국 시장에 거는 기대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CJ올리브영이 올해 상반기 중 미국 캘리포니아주 패서디나에 1호점을 내기 때문이다. 이를 앞두고 이 회장은 지난달 CJ올리브영 센트럴 명동 타운을 직접 찾으며 현장과 소통했다.
올리브영은 미국 매장을 MD 큐레이션 역량과 매장 운영 노하우를 집약한 'K뷰티 쇼케이스'로 운영할 예정으로, 현재 약 400개 K뷰티 브랜드와 글로벌 브랜드 입점 협의를 진행 중이다.
특히 매장만 내는 것이 아니라 기존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에서 B2B(기업 간 거래)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다는 계획으로, 미국을 K뷰티 공급망의 중심축으로 세워 글로벌 뷰티 시장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지다.
향후에는 뷰티를 넘어 웰니스 카테고리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으로, 미국 진출과 함께 경쟁력을 키우고 있는 부분은 올리브베러다. 앞서 이 회장은 지난 1월 올해 첫 현장경영으로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CJ올리브영의 웰니스 콘셉트 신규 매장인 올리브베러를 방문하기도 했다.
CJ푸드빌은 해외 시장 중에서도 특히 미국을 적극 공략하는 중으로, 2030년까지 북미에 뚜레쥬르 매장을 1000개 오픈한다는 목표다. 사진은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 위치한 CJ푸드빌 뚜레쥬르 매장. 사진=CJ푸드빌
◇ K푸드, 계열사 재정비…글로벌 진출 확대 등 체질 개선 가속
CJ그룹의 메인인 식품사업도 치열해지는 글로벌 경쟁 속에서 재단장에 나섰다. 지난해 기존 정기 임원인사보다 한 달 앞서 식품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인사를 단행하며 선제적으로 미래 계획에 나선 만큼 올해 본격적으로 쇄신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CJ그룹은 지난해 윤석환 바이오사업부문 대표를 CJ제일제당 대표에 앉히고 CJ푸드빌 대표에 CJ프레시웨이 이건일 대표를 선임해 각각 기존 맡은 대표직과 겸직하도록 했다. 이같은 인사 발표 이후에는 이 회장이 CJ제일제당·CJ프레시웨이·CJ푸드빌 세 곳을 동반 점검하기도 했다.
먼저 CJ제일제당은 지난해 해외 식품 매출이 5조9247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국내 식품 사업을 넘어서며 글로벌 성장 기대감이 높아진 가운데 올해 인수합병과 생산 거점 확장을 통해 미국 시장 공략 강화에 나서고 있다.
현재 미국 시장에서 비비고 만두를 중심으로 피자와 디저트 등 냉동 식품군 판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대형마트와 코스트코 중심 유통을 넘어 '미국의 다이소'로 불리는 초저가 잡화점 '달러 트리(Dollar Tree)'에도 입점하며 소비층 확대에 나섰다.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생산 능력 확충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미국 사우스다코타주 수폴스에 아시안 푸드 신공장을 건설 중으로, 2027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향후 북미 시장 확대의 핵심 생산 거점이 될 전망이다.
이 밖에도 지난 2019년 약 2조원에 인수한 미국 냉동식품 기업 슈완스컴퍼니를 완전 자회사로 편입해 현지 유통망과 생산 인프라를 동시에 확보했다.
CJ푸드빌도 미국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해외 베이커리 확대를 중심으로 한 포트폴리오 재편을 통해 지난해 연 매출 1조원을 넘어서며 7년 만에 '1조클럽'에 복귀한 가운데 K베이커리 수요가 높아지는 미국 시장에서 판매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중장기 계획으로 북미에 뚜레쥬르 1000개 매장 오픈을 목표로 출점을 이어오고 있다. 뚜레쥬르의 미국 내 매장 수는 △2023년 108곳 △2024년 150곳에 △2025년 192곳 등 3년 새 77.8% 증가했다. 이에 따른 미국 법인 매출 역시 2021년 511억원에서 지난해 1946억원으로 5년 새 283% 급증했다.
내수 시장도 재정비로 수익성 안정화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캐주얼 다이닝 레스토랑(CDR) 사업을 위해 지난해 12월 론칭한 신규 외식 브랜드 '올리페페' 중심으로 외식 사업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전략이다. 기존 이탈리안 레스토랑 브랜드와는 차별화된 콘셉트로 소비자 수요를 확인하고 반응이 확인된 입지를 중심으로 확장에 속도낼 전망이다.
CJ프레시웨이는 본래 사업 특성상 글로벌 확장이 어려운 만큼 내수 시장에서 새 변화에 나선다. 온라인 플랫폼을 앞세워 사업을 개별 외식업체까지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현재 자회사 프레시원을 흡수 합병해 구매와 물류, 영업 기능을 하나로 묶었고 전국 단위 물류망을 기반으로 유통 구조를 재정비한 상태다. 이를 통해 외식업자 대상 식자재몰 '프레시엔' 등을 운영하며 온라인 유통 역량을 강화했다.
특히 프레시엔의 경우 주문 시간 확대와 간편 결제 기능 등을 도입하며 이용 편의성을 높였고 최근에는 LLM(거대언어모델)을 활용한 AI 주문 에이전트 기능도 시범 적용하면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달 푸드테크 기업 '마켓보로'를 추가 인수해 최대 주주로 올라서면서 온·오프라인 연계사업(O2O) 확장에도 속도를 내는 등 지속적으로 새 도전에 나서고 있으며 조리 시설이 없는 사업장에 전처리 식재료와 간편식을 공급해 급식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의 '키친리스(Kitchenless)' 사업을 추진하며 변화를 꾀하고 있다.
CJ CGV는 단순한 영화 대신 공연, KBO 관람 등 체험형 콘텐츠를 강화해 영화관을 멀티플렉스로 변화시키고 있다. 용산아이파크몰 CGV에서 엔하이픈의 월드 투어 현장을 담은 콘서트 무비 '엔하이픈 워크 더 라인 썸머 에디션 인 시네마'의 소개 영상이 나오고 있다. 사진=함영원 기자
◇ K콘텐츠, 적자 부담 ·성장세 침체 속 CJ ENM·CGV 안간힘
경쟁 심화, 제작원가 상승 등으로 다소 부진을 겪고 있는 CJ ENM와 CJ CGV 등 콘텐츠 관련 사업부문은 수익성 효율화를 꾀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친다.
CJ CGV의 경우 경쟁 우위 차지가 어려운 미국 시장 사업을 정리하는 대신 4DX·SCREENX 등 특별관 확대와 중국·베트남·인도네시아 사업 성장에 집중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한한령 완화 예상 등의 기대감도 나오는 상황이다.
또 국내에서는 CGV를 단순히 영화만 보는 곳이 아닌 '멀티플렉스'로 변신시키며 소비자들의 발걸음을 이끌 다양한 체험형 컨텐츠를 확대하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 아이돌그룹 콘서트나 뮤지컬 등 공연 뿐만 아니라 한국프로야구(KBO) 경기 생중계 등을 상영하며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하는 중이다.
CJ ENM은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티빙과 웨이브 합병 속도를 높이는 한편 프랜차이즈 업체 등 다른 기업과의 협업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공연·문화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최근 메메가MGC커피를 운영하는 엠지씨글로벌과 관련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커머스 부문은 성장세를 지속한다. CJ ENM의 커머스 부문(CJ온스타일)은 지난해 'IP(지식재산권) 유니버스' 전략을 본격화하며 모바일 라이브커머스(MLC)와 숏폼(짧은 길이의 영상)을 중심으로 한 콘텐츠 경쟁력을 확보했는데, 패션·뷰티·리빙·유아동 등 핵심 상품군의 콘텐츠 IP 확보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CJ룹은 K뷰티와 K콘텐츠, K푸드 등 그룹의 주요 사업군의 글로벌 진출에 속도를 내면서 '글로벌 K라이프스타일 기업'의 지위를 다진다는 구상이다. 최근 CJ그룹의 기업형 벤처캐피털(CVC)인 CJ인베스트먼트가 약 400억원 규모의 블라인드 펀드 결성을 추진하면서 CJ제일제당, CJ올리브영, CJ대한통운 등 주요 계열사가 출자자로 참여할 예정으로, K라이프스타일 그룹으로서의 새로운 성장 전략을 마련해나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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