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락장 속 이차전지 ETF 주간 수익률 상위 석권
-미국·유럽 정책 수혜와 BESS 시장 개화에 2025년 이후 업황 회복 기대감
스텔란티스와 삼성SDI의 미국 합작법인 '스타플러스 에너지(SPE)' 전경
[뉴스로드] 이차전지 상장지수펀드(ETF)가 최근 증시 조정장 속에서도 에너지저장장치(ESS) 성장 모멘텀과 저평가 인식에 힘입어 강한 반등 흐름을 연출하고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 이후 재생에너지와 ESS 조합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국내 대형 배터리 업체와 관련 ETF가 일제히 수익률 상위권을 휩쓴 모습이다.
31일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지난 한 주간 국내 ETF 수익률 상위권에는 이차전지 관련 상품이 대거 포진했다. KODEX 2차전지산업레버리지가 21.65%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고, TIGER 2차전지TOP10레버리지는 19.35% 상승하며 뒤를 이었다. 두 상품 모두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비중이 크다는 점에서 이들 종목의 급등이 ETF 성과를 견인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4일 하루에만 10.25% 급등하는 등 최근 1주일간 15% 넘게 올랐고, 삼성SDI 역시 같은 기간 10% 가까이 상승했다. 미국 정부가 최근 LG에너지솔루션과 테슬라 간 6조원대 규모 ESS 배터리 공급 계약 체결 사실을 확인한 데다, 삼성SDI도 미국에서 조(兆) 단위 ESS용 배터리 수주를 잇따라 따내며 국내 기업의 ESS 수혜 기대를 키웠다.
이차전지 소재 기업을 담은 ETF도 강세였다. KODEX 2차전지핵심소재10은 지난주 14.47% 수익률로 전체 3위에 올랐다. 이 ETF의 핵심 편입 종목인 엘앤에프는 삼성SDI와 1조6천억원 규모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용 양극재 중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에 24일 11.51% 급등한 데 이어 다음 날에도 16.24% 추가 상승했다.
BNK 2차전지양극재(14.36%), SOL 2차전지소부장Fn(11.29%), RISE 2차전지TOP10(11.12%), TIGER 2차전지소재Fn(11.11%), KODEX 2차전지산업(10.7%), TIGER 2차전지TOP10(10.6%) 등 이차전지 관련 ETF가 줄줄이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반등 배경으로 ESS 수요 확대에 따른 성장 모멘텀과 함께, 장기간 조정으로 인한 밸류에이션 매력을 동시에 꼽는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부각된 에너지 안보 리스크,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 재생에너지와의 연계 수요가 맞물리며 글로벌 ESS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개별 기업에 대한 증권가의 평가도 우호적으로 바뀌고 있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삼성SDI에 대해 “전기차(EV) 업황 부진에도 삼성디스플레이 지분 매각에 따른 재무구조 개선과 투자 여력, ESS 전환 기대, 전고체·로봇 관련 성장 스토리가 반영되며 국내 2차전지 대형주 가운데 상대적으로 강한 주가 흐름을 보인다”며 목표주가를 58만원으로 상향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최근 강세를 두고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란 전쟁 이후 지정학적 리스크에서 자유로운 재생에너지와 ESS 조합에 대한 기대감, 미국 보수 진영 내 태양광 우호 기류 등이 영향을 줬겠지만, 근본적으로는 매력적인 가격이 상승의 가장 큰 동력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2월 글로벌 ESS 설치량이 전년 대비 46% 증가한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내 시장 점유율 확대를 바탕으로 2026년 ESS 부문 매출이 전년 대비 3배 증가할 것”이라며 “삼성SDI 역시 ESS 매출이 전년 대비 50% 증가하며 수혜가 확대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중장기적으로는 미국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BESS) 시장의 본격 개화와 유럽의 산업·통상 정책이 국내 배터리 업체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이차전지 업종은 수요 부진과 과잉 투자 후유증으로 인고의 시간을 보냈지만, 2025년 하반기 미국 BESS 시장 개화와 유럽 정책 수혜로 회복 가시성이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영국-유럽 무역협정(TCA)과 유럽연합(EU)의 산업가속화법안(IAA)이 중국산에 대한 차별적 보조금·세제 혜택을 구체화하는 신호탄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향후 미국 정권 향배에 따라 EV 시장의 회복 탄력성만 더해진다면 이차전지 업종의 본격적인 반등 국면이 전개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고체 배터리와 휴머노이드 로봇 등 차세대 산업 성장에 따른 밸류체인 수혜 기대도 중장기 투자 포인트로 거론된다. 박진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2030년 이전까지 전고체 전지의 침투율이 낮아 단기 실적 기여는 제한적일 수 있으나, 전기차 시장의 회복 탄력성이 약화된 현 시점에서는 전고체 배터리 초기 시장 선점에 따른 차세대 시장 저변 확대 가능성이 오히려 부각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단기 급등에 따른 변동성 경계론도 존재하지만, 증권가는 ESS를 축으로 한 실적 성장과 미국·유럽 정책 환경 변화가 겹치면서 이차전지 ETF와 관련주에 대한 중장기 투자 매력은 되레 강화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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