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서홍 GS리테일 대표이가 1년 만에 능력을 입증하며 GS리테일의 반등을 이끌고 있다. 사진=GS리테일 제공
[THE Biz(더비즈)=고정빈 기자] '편의점 신인' 허서홍 GS리테일 대표이사가 취임 1년 만에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며 업계의 기대감을 받고 있다. 단기적인 성과보다 체질 개선과 수익성 중심의 경영이 제대로 통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그의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하고 있다.
허 대표는 경력이 짧다는 우려를 잠식시키고 과감한 결단을 통해 주력 사업에 집중했고 불황 속에서 적자 흐름을 이어갔던 GS25의 반등을 이끄는 데 성공했다. 이제는 한계를 넘어 새로운 시도를 예고한 만큼 허 대표가 어떤 전략을 선택하고 얼마나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오너 4세의 '과감한 선택', 승부수 적중
1977년생인 허 대표는 GS 창업주 허만정 회장의 증손자이자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의 장남이다. 서울대 서양사학과, 스탠퍼드대 MBA를 거쳤으며, 2002년 삼정KPMG를 시작으로 GE코리아, 모건스탠리 등에서 경험을 쌓아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그는 2006년 GS홈쇼핑에 입사하며 경영수업을 시작했고 GS에너지 경영지원본부장, 지주사 GS 미래사업팀장, GS리테일 경영전략SU장(부사장) 등을 거치며 신사업과 구조 전략을 주도했다. 이 과정에서 경영 능력을 인정받아 2024년 11월 GS리테일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허 대표 선임 당시 업계에서는 그의 경쟁력에 의문부호가 찍히기도 했다. 경쟁사인 BGF리테일 민승배 대표는 30년 동안 편의점을 담당한 전문가였고 코리아세븐 김홍철 대표는 롯데 유통군에서 경력을 쌓으며 이해도가 높은 인물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허 대표를 향한 우려보다 기대감이 더 크다. 허 대표가 이끌기 전 GS25는 성장에 제동이 걸렸다. 탄탄한 역사를 이어오며 업계에서 매출 1위 자리를 오랫동안 지켰지만 지난해 2분기 CU에게 매출과 영업이익 부문에서 모두 밀렸다. 2014년 BGF리테일 상장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2020년에는 경쟁력으로 평가받는 점포 수마저 밀려났다. 2024년 말 기준 GS25 점포수는 1만8112개로 1만8458개의 CU보다 346개 적다. 영업이익은 2022년부터 역전당했다. 그나마 우위를 지켰던 매출마저 밀리게 된 건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이에 허 대표는 취임 직후 과감하게 신사업 투자 자산에서 발생한 손실을 정리했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사업은 과감히 접고, 편의점과 슈퍼마켓, 홈쇼핑 등 핵심 채널에 역량을 집중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폈다. 어바웃펫과 GS슈퍼마켓 인도네시아 현지법인, 농산물 생산 기업 퍼스프 등 부진한 사업을 포기했다.
아울러 점포 수 경쟁 대신 우량 입지 중심 출점 전략으로 방향을 틀었고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3조2054억원으로 분기 기준 최대치를 달성했고, 영업이익은 31.6% 늘어난 111억 원을 기록했다. 순이익도 903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부채비율도 2024년 말 138%에서 지난해 말 128%로 10%포인트 낮아졌고 내실경영의 성과는 실적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연결기준 GS리테일의 영업이익은 2911억원으로 전년 대비 14%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502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5배 늘었다.
특히 전체 매출 중 74.8%를 차지하는 본업인 편의점(GS25) 부문은 전년 대비 3.2% 증가한 매출 8조9397억원을 기록하며 업계 매출 1위 자리를 지켰다. 비효율 사업 정리와 판관비 효율화, 점포 운영 구조 개선 등이 수익성 회복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허 대표는 취임 1년 만에 부진하던 GS25의 성장 발판을 마련하며 그룹의 중장기 방향성과 맞닿아 있는 전략형 리더로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아직 기간은 짧지만 지금과 같은 행보를 이어간다면 그룹 내부에서도 존재감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허서홍 GS리테일 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GS리테일 제공
◆'O4O 전략' 추진… 글로벌·AI 경쟁력 강화
허 대표는 포화된 편의점 시장에서 'O4O(Online for Offline)' 전략을 핵심 성장 요인으로 설정했다. 전국 1만 5000여개 GS25 점포를 단순 채널이 아닌 '미니 물류 거점'으로 전환하는 시도다. '와인25+' 사전 예약, 당일 배송 퀵커머스, 모바일 픽업 시스템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GS리테일 O4O 전략의 핵심 지표로 꼽히는 ‘GS Pay’ 가입자 수와 통합 애플리케이션(앱) ‘우리동네GS’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우리동네GS 앱에 카드와 계좌를 등록해 GS25·GS더프레시 등에서 간편 결제가 가능한 ‘GS Pay’ 가입자 수는 지난해 4분기 기준 655만명에 달한다. 2024년 4분기(498만명) 대비 1년 만에 157만명(31.5%) 증가했다. 2024년 1분기 351만명에서 출발해 지난해 4분기 655만명까지 8개 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우리동네GS’의 MAU 역시 지난해 4분기 416만명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371만명)와 비교하면 약 12.1% 늘었다. ‘퀵커머스(배달·픽업)’ 부문 매출 성장률도 지난해 4분기 기준 29.4%까지 오르며 반등에 성공했다.
허 대표의 또 다른 해법은 '글로벌시장'이다. 그는 GS25를 대표 'K편의점'으로 만들 계획이다. 자체브랜드(PB) 상품과 점포를 동시에 해외로 내보내며 한국식 편의점 모델을 글로벌 사업으로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직접 운영형(JV)+마스터 프랜차이즈' 이원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합작법인으로 현지화 밀도를 높이고 강력한 로컬 파트너와 라이선스 모델로 현지 공략에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GS25는 2018년 호치민 1호점으로 해외 첫발을 뗐다. 현지 유통 강자 손킴그룹(손킴리테일)과 합작해 법인을 세웠고, 이 JV 구조를 통해 입지·MD·오퍼레이션의 현지 적합도를 올렸다. 2024년 기준 300호점을 돌파했다.
GS25는 베트남과 몽골을 중심으로 630여개 해외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3월에는 베트남 진출 7년 만에 하노이 지역에 6개 매장 문을 동시에 열었다. GS25는 하노이의 바딘, 호안끼엠, 동다, 꺼우저이 등 구매력이 높은 관광지, 오피스 상권을 중심으로 입점을 진행했다.
허 대표는 인공지능(AI)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GS25는 AI 기반의 자동 발주 시스템과 모바일 계산기(POS) 등 가맹점포의 AX(인공지능 전환)을 위한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AI와 디지털 기술 투자를 확대해 운영 효율을 높이고 물류·상품·콘텐츠 등 핵심 영역에 집중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허 대표는 올해 판단과 실행의 기준을 고객 경험에 두고 무엇을 할 것인가보다, 그 일이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하는지를 최우선 기준으로 삼아 사업을 이어갈 방침이다.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방법을 끊임없이 모색하겠다는 포부다.
허 대표는 "고객의 실제 행동 데이터를 바탕으로 신속히 실행하고, 그 결과를 지속적으로 개선에 반영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겠다"며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조직 전반에 정착시켜 의사결정의 속도와 정밀도를 높이고, 시장에서의 차별화된 경쟁 우위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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