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이미지 [사진=연합뉴스 제공]
라이센스뉴스 = 김상미 기자 | 금융권 AX(AI 전환) 경쟁이 사람 중심 구조를 흔들고 있다. 금융권이 AI 중심으로 한 대대적인 구조 전환에 들어가면서다.
단순한 고객 상담을 넘어 대출 심사와 리스크 관리, 자산관리 등 AI 활용 범위가 빠르게 확대되면서 은행의 업무 방식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
특히 비용 절감과 디지털 경쟁이 동시에 심화되면서 금융권에서는 AI가 은행원의 역할을 바꾸는 시대가 본격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은행권의 AI 활용은 챗봇이나 단순 자동 응답 서비스 수준에 머물렀다. 고객이 비밀번호를 잊어버리거나 계좌 조회를 문의할 때 간단한 답변을 제공하는 정도였다.
그러나 생성형 AI 기술이 급속히 발전하면서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최근 금융권의 AI는 단순 보조 수단이 아니라 핵심 업무를 직접 수행하는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대표적인 분야가 대출 심사다. 과거에는 은행원이 고객의 소득 자료와 금융거래 기록을 일일이 검토하며 대출 여부를 판단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AI가 고객의 소비 패턴과 거래 흐름, 상환 이력, 신용 변동 등을 실시간 분석해 리스크를 평가하는 시스템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인터넷은행들은 이미 상당수 대출 과정을 AI로 자동화했고, 시중은행들도 AI 기반 심사 시스템 확대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금융권이 AI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가장 큰 이유는 비용 구조 변화 때문이다.
올해 1분기 기준 4대 시중은행의 인건비는 2조원을 넘어섰다. 우리은행은 6184억원, 신한은행은 5369억원, KB국민은행은 4569억원, 하나은행은 4181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희망퇴직 확대와 디지털 전환 투자까지 겹치면서 금융사들의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은행 입장에서는 AI가 단순한 혁신기술이 아니라 ‘생존 전략’이 된 셈이다.
실제로 금융사들은 최근 수년간 희망퇴직과 점포 축소를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오프라인 영업점은 빠르게 줄어드는 반면, IT·AI 전문 인력 채용은 늘어나고 있다. 금융권의 채용 구조 자체가 ‘창구 중심’에서 ‘기술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고객 상담 분야의 변화도 빠르다. 과거 챗봇은 정해진 답변만 반복하는 수준이었지만, 최근 생성형 AI 기반 상담 시스템은 고객 질문의 맥락을 이해하고 자연스럽게 응답하는 단계까지 발전했다.
일부 은행은 AI가 고객 소비 패턴과 금융 데이터를 분석해 맞춤형 상품까지 추천하는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향후 PB(프라이빗뱅커) 영역에서도 AI 활용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특히 금융권에서는 AI와 데이터를 결합한 초개인화 금융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고객의 소비 습관과 투자 성향, 대출 이용 패턴까지 분석해 개별 고객에게 최적화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는 단순히 업무 효율화를 넘어 은행의 비즈니스 모델 자체를 바꾸는 변화로 평가된다.
다만 AI 확대가 긍정적인 효과만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가장 큰 우려는 금융권 일자리 재편이다. 반복적이고 정형화된 업무는 AI로 빠르게 대체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창구 업무와 단순 상담 인력 수요는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반면 데이터 분석과 AI 개발, 디지털 보안 인력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금융권 내부에서도 “미래에는 은행원은 줄어들고 AI를 관리하는 인력이 늘어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AI 금융의 또 다른 과제는 보안과 책임 문제다. AI가 고객 정보를 대규모로 분석하는 만큼 개인정보 관리나 알고리즘 편향, 오판 가능성도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생성형 AI가 잘못된 금융 판단을 내릴 경우 책임 소재를 어떻게 규정할 것인지도 새로운 논란으로 떠오르고 있다. 금융당국과 금융사들이 AI 윤리와 보안 체계 강화에 집중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럼에도 금융권의 AI 전환은 되돌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미 글로벌 금융사들은 AI 기반 자산관리와 자동 투자, 실시간 리스크 분석 체계를 확대하고 있으며, 국내 금융권도 뒤처지지 않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금융권 안팎의 전문가들은 앞으로 금융 경쟁의 핵심이 ‘얼마나 큰 은행인가’가 아니라 ‘얼마나 AI를 잘 활용하는가’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한다.
과거에는 점포 수와 자산 규모가 경쟁력을 결정했다면, 이제는 데이터와 알고리즘, 플랫폼 기술이 금융사의 미래를 좌우하게 된다는 의미다.
AI 금융 시대는 더 이상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은행의 핵심 업무는 이미 빠르게 자동화되고 있으며, 금융사의 조직 구조와 수익 모델도 변화하고 있다.
AI가 은행원을 완전히 대체하기보다는 인간과 AI의 역할이 재편되는 방향으로 진화할 가능성이 높지만, 분명한 것은 금융산업의 중심축이 사람에서 기술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앞으로 스테이블코인 등의 출현은 금융 경쟁을 점포 숫자가 아닌 AI 경쟁력이 결정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며 “은행은 이제 금융회사만이 아닌 기술기업으로까지 변모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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