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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성우 더빙 대체하면 안 돼”…日 배우단체, 고인 목소리 사용도 원칙 금지

인공지능(AI)을 이용해 배우와 성우의 목소리를 무단으로 복제하는 사례가 잇따르자 일본 배우·성우단체가 AI 음성 이용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내놨다.

“AI가 성우 더빙 대체하면 안 돼”…日 배우단체, 고인 목소리 사용도 원칙 금지

AI 더빙 그래픽. 김혜미 디자이너

인공지능(AI)을 이용해 배우와 성우의 목소리를 무단으로 복제하는 사례가 잇따르자 일본 배우·성우단체가 AI 음성 이용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내놨다.

AI로 성우의 영화·드라마 더빙을 대체해서는 안 되고, 이미 세상을 떠난 배우나 성우의 목소리를 새로운 작품에 사용하는 것도 원칙적으로 금지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배우와 성우들이 참여하는 일본배우연합은 15일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음성에 관한 생성 AI 이용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가이드라인은 고인의 목소리를 AI로 재현해 새로운 작품에 사용하는 행위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도록 했다.

다만 유족 등 권리자의 허락을 받은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현직 성우들의 일자리를 보호하기 위한 원칙도 명시됐다.

영화나 드라마의 더빙 업무를 AI가 성우 대신 수행하는 방식으로 대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AI를 활용해 특정인의 목소리를 생성할 때는 각 과정마다 당사자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원칙도 세웠다.

음성 데이터를 AI에 입력해 기억시키는 ‘학습·해석’ 단계부터 이를 바탕으로 당사자의 음질과 어조 등을 재현하는 ‘생성·구축’, 만들어진 음성을 작품 등에 사용하는 ‘제공·판매’ 단계까지 각각 본인의 동의를 받도록 했다.

계약을 통해 사용에 동의했더라도 계약 기간이 끝난 뒤 음성을 계속 사용하려면 다시 당사자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일본에서는 실제 배우와 성우의 목소리를 AI로 복제해 무단으로 사용하는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애니메이션 ‘마루코는 아홉살’에 참여한 성우 시마다 빈은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연기한 캐릭터가 노래를 부르는 AI 음성이 허락 없이 만들어진 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를 처음 접했을 당시 깊은 한숨이 나왔고 시간이 지날수록 분노가 커졌다고 말했다.

배우와 연예인의 음성뿐 아니라 초상권을 AI 콘텐츠 등에 무단으로 사용하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영리단체 ‘초상퍼블리시티권옹호감시기구’가 실시한 2025년 실태조사에서는 소셜미디어(SNS)에 올라온 무단 도용 게시물이 4만건을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게시물의 누적 조회수는 3억3500만회에 달했다.

일본 법원도 최근 유명인의 목소리를 법적으로 보호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놨다.

성우 쓰다 겐지로는 한 틱톡 계정이 자신의 저음 목소리와 유사한 AI 내레이션을 사용해 괴담과 음모론 관련 영상을 올리자 소송을 제기했다.

도쿄지방재판소는 지난달 그의 목소리가 재산적 가치를 가진 ‘퍼블리시티권’의 보호 대상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AI 기술을 이용한 목소리 복제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배우와 성우 본인의 동의를 어디까지 의무화하고, 생성된 음성의 상업적 이용을 어떻게 규제할지를 둘러싼 논의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정재홍 기자 hong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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