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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AI가 만드는 '전쟁 정보 대시보드', "이란 전쟁을 흥밋거리 콘텐츠로 희...

AI 기반 정보 대시보드와 예측 베팅 시장, 그리고 가짜 이미지가 결합되면서 전쟁을 바라보는 방식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AI가 전쟁을 일종의 공연처럼 만들고 있다고 MIT테크놀로지리뷰가 전했다.

AI가 만드는 '전쟁 정보 대시보드', "이란 전쟁을 흥밋거리 콘텐츠로 희...

사진=픽사베이

[아이티데일리] AI 기반 정보 대시보드와 예측 베팅 시장, 그리고 가짜 이미지가 결합되면서 전쟁을 바라보는 방식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AI가 전쟁을 일종의 공연처럼 만들고 있다고 MIT테크놀로지리뷰가 전했다. 리뷰에서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가 전쟁을 이해하기보다는 정보의 흐름을 왜곡하고 전쟁을 하나의 관람 콘텐츠처럼 소비하게 만들 위험이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유튜브 등에는 AI로 만든 것으로 보이는 가짜 이란 전쟁 영상들이 대거 올라와 있다.

전쟁 상황을 ‘실시간 대시보드’로 소비하는 시대

“샌프란시스코에서 모여 이란 전쟁을 100인치 TV로 시청할 사람 있나요?”

소셜미디어 X(구 트위터)에 올라온 이 글에 등장하는 TV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상황을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온라인 정보 대시보드를 가리킨다. 이 시스템은 벤처캐피털 앤드리슨 호로위츠 소속의 두 인물이 만든 것으로, 위성 이미지와 선박 위치 추적 등 오픈소스 데이터를 기반으로 전쟁 상황을 시각화한 것이다.

이 대시보드는 단순한 지도 서비스가 아니다. 채팅 기능과 뉴스 피드가 함께 제공되며, 결과 예측 베팅 링크까지 포함돼 있다. 사용자들은 “이란의 다음 최고지도자가 누가 될 것인가” 같은 질문에 돈을 걸 수 있다. 실제로 최근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차기 지도자로 선출되면서 일부 베팅 참가자들이 수익을 얻었다고 한다.

바이브 코딩으로 만든 ‘전쟁 분석 플랫폼’ 급증

리뷰에 따르면 지난 일주일 동안 비슷한 형태의 전쟁 정보 대시보드가 10여 개 이상 등장했다. 상당수는 AI 코딩 도구의 도움을 받아 단 며칠 만에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바로 ‘바이브 코딩(vibe coding)’이다.

이 가운데 일부 대시보드는 데이터 분석 기업 팔란티어(Palantir) 창업자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팔란티어는 미군이 전쟁 상황에서 AI 모델을 활용하는 주요 플랫폼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대시보드 개발자들은 이를 기존 언론보다 빠르게 전쟁의 진실을 파악할 수 있는 도구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한 링크드인 사용자는 이란 공습 직전 공해 봉쇄 상황을 시각화한 지도에 대해 “30초 동안 관찰한 이 지도가 다른 주요 뉴스 채널을 읽거나 보는 것보다 더 많은 정보를 알려줬다”고 평가했다.

전쟁에서 AI의 새로운 역할

이란 전쟁에서 AI의 역할을 둘러싼 논의는 주로 미군이 AI 모델을 군사 의사결정에 활용하고 있는지에 초점이 맞춰져 왔다. AI 모델이 공습 목표 선정 같은 군사적 판단을 지원하고 있는지 등에 대한 관심이 높다.

그러나 최근 등장한 정보 대시보드 생태계는 전쟁에서 AI가 수행하는 또 다른 역할을 보여준다. 바로 전쟁 정보를 수집하고 해석하는 과정에서 AI가 중개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리뷰는 이러한 과정이 종종 상황을 더 명확하게 설명하기보다는 오히려 혼란을 키울 수 있다고 문제를 제기한다.

바이브 코딩 덕분에 이제는 전문 개발자가 아니어도 오픈소스 정보를 모아 분석 플랫폼을 만들 수 있다. 여기에 챗봇 기반 AI가 데이터를 빠르게 해석해 주면서 누구나 전쟁 정보를 분석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이게 됐다. 그러나 이러한 분석은 정확성이나 맥락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AI로 생성된 가짜 콘텐츠가 늘어나는 데 따른 문제다.

또 하나의 중요한 요인은 실시간 예측 베팅 시장이다. 충분한 정보를 가진 사람이라면 돈을 벌 수 있다는 기대가 이러한 대시보드 수요를 더욱 자극하고 있다. 여기에 미군이 실제 군사 작전에서 앤트로픽(Anthropic)의 AI 모델 클로드를 활용하고 있다는 사실도 영향을 미쳤다. 군에서 사용된 사례가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AI는 전문가들이 사용하는 정보 도구’라는 인식이 퍼졌다.

이와 관련해 전쟁 대시보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탐사보도 교육자이자 디지털 조사 전문가인 크레이그 실버먼은 현재 약 20개의 전쟁 정보 대시보드를 분석하고 있다. 그는 이들 플랫폼이 “상황을 완전히 파악하고 있다는 착각”을 만들어낸다고 지적한다. 실버먼은 “사람들은 마치 모든 정보를 통제하고 있는 것처럼 느끼지만 실제로는 단지 엄청난 양의 신호를 끌어모을 뿐이며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I 요약이 만든 정보의 오류

또 다른 문제는 정보의 품질이다. 많은 대시보드에는 ‘인텔리전스 피드’라는 기능이 포함돼 있다. 여기에는 복잡하고 빠르게 변하는 뉴스 상황을 AI가 자동으로 요약해 보여준다.

하지만 AI 요약은 오류도 포함한다. 또한 대부분의 대시보드는 데이터를 특별히 선별하지 않고 모든 정보를 한 번에 보여주는 방식을 사용한다. 예를 들어 이란 공습 위치를 표시한 지도 옆에 잘 알려지지 않은 암호화폐 가격이 함께 표시되는 식이다. 중요한 군사 정보와 잡다한 데이터가 뒤섞이면서 상황을 이해하기 어려워진다.

정보기관은 단순히 데이터를 모으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데이터 분석가와 전문가들이 역사적 맥락과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정보를 해석한다. 또한 공개 인터넷에서는 얻을 수 없는 비공개 정보에도 접근할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데이터 자체가 아니라 그 데이터를 해석하고 맥락을 제공하는 능력이다. 이러한 역할은 대시보드만으로 할 수 없다.

전쟁과 베팅 시장의 결합

AI 대시보드와 베팅 시장의 연결도 주목할 부분이다. 앤드리슨 호로위츠 내부자가 만든 대시보드에는 예측 플랫폼 칼시(Kalshi)에서 진행되는 베팅 목록이 실시간으로 표시된다. 앤드리슨 호로위츠는 이 플랫폼의 투자자이기도 하다.

다른 대시보드들은 폴리마켓(Polymarket)과 연결돼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할 것인가” 또는 “이란의 인터넷은 언제 복구될 것인가” 같은 질문에 대한 베팅을 제공한다.

AI는 가짜 콘텐츠를 만드는 비용과 난이도를 크게 낮췄다. 이 문제는 이란 전쟁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최근 온라인에서 AI로 생성된 위성 이미지가 대량으로 퍼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실버먼은 “조작된 가짜 위성 이미지의 등장은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며 “일반 대중은 위성 이미지를 절대적으로 신뢰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이런 가짜 이미지가 확산되면 전쟁 상황을 확인하는 중요한 증거에 대한 신뢰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고 말했다.

LLM의 등장으로 AI는 방대한 정보를 빠르게 모으고 학습하는 뛰어난 능력을 보여준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정보의 양이 늘어난다고 해서 반드시 진실에 더 가까워지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기술이 만들어낸 새로운 정보 환경 속에서, 전쟁의 현실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검증과 맥락을 제공하는 역할이 오히려 더 중요해지고 있다는 리뷰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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