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에 따라 실리콘 밸리 기술자들이 대거 부자 대열에 합류했다는 분석이 등장했다. 동시에 부의 양극화와 존재론적 불안감 확산이라는 문제도 지적됐다.
벤처캐피털 멘로 벤처스의 디디 다스 파트너는 16일(현지시간) X에 올린 장문의 글을 통해 현재 샌프란시스코의 분위기를 “상당히 광란스럽다(pretty frenetic)”라고 표현했다.
그는 “성과 격차가 지금까지 본 것 중 가장 심각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자체 계산 결과, 현재 1만명 정도의 기술자들이 AI 붐으로 사실상 은퇴 가능한 수준의 자산을 확보했다고 추정했다.
여기에는 오픈AI, 앤트로픽, 엔비디아와 일부 유망 AI 스타트업의 창립자와 직원들이 포함된다. 그는 이들 상당수가 2000만달러(약 300억원)를 훨씬 넘는 자산을 보유하게 됐다고 전했다.
실제로 몇년 전부터 실리콘 밸리에서는 인재 영입 경쟁이 펼쳐지며 핵심 개발자들의 몸값이 프로 스포츠 스타급으로 치솟았다. 또 AI 기업의 보상 규모도 확대, 지난해 10월 오픈AI에서는 75명의 직원이 주식 처분을 통해 3000만달러(약 440억원) 규모의 차익을 실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다스 파트너는 막대한 부가 반드시 행복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일부 AI 기업 종사자들은 수년 만에 자산이 15만달러(약 2억원) 수준에서 5000만달러(약 750억원) 이상으로 급증했음에도 “심각한 목적 상실감(profound lack of purpose)”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그가 한 AI 스타트업 창립자에게 왜 회사를 매각하지 않느냐고 묻자, “회사를 팔면 돈은 생기겠지만, 계속 무언가를 만들며 얻는 관심과 존재감(relevance)을 잃게 된다”라는 답이 돌아왔다는 것이다.
반면, 연봉 50만달러(약 7억5000만원) 이하의 일반적인 고소득 기술직 종사자들은 오히려 끝없는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고도 전했다. 다스 파트너는 “좋은 연봉을 평생 받아도, 수천만달러 수준에 절대 도달할 수 없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라고 말했다.
여기에 AI 기반 구조조정까지 본격화하면서 불안은 더 커지고 있다. 최근 클라우드플레어와 코인베이스 등 주요 기술 기업들은 AI를 이유로 인력 감축을 진행했다. “많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신의 기술이 더 이상 평생 유효한 것이 아니라고 느끼고 있다”라고 말했다.
중간 관리자들도 ‘평탄화(Great Flattening)’로 인해 자리를 잃을까 두려워한다고 전했다. 이는 AI 자동화 확산으로 기업 내 중간 관리층이 점차 축소되는 것을 말한다.
이로 인해 실리콘밸리에서는 새로운 형태의 존재론적 공포가 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사람들이 “내가 지금 올바른 위치에 있는가? 이사를 가야 하나? 아직 기회가 남아 있나? 나는 결국 성공할 수 있을까?”와 같은 질문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이용자들은 이런 상황을 두고 '영구적 하층계급(permanent underclass)'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했다. AI 경제에서 극소수만 엄청난 부를 얻고, 나머지는 점점 소외되는 구조가 고착화될 수 있다는 우려다.
The vibes in SF feel pretty frenetic right now. The divide in outcomes is the worst I've ever seen.
Over the last 5yrs, a group of ~10k people - employees at Anthropic, OpenAI, xAI, Nvidia, Meta TBD, founders - have hit retirement wealth of well above $20M (back of the envelope…
— Deedy (@deedydas)
May 16, 2026
다만 이러한 주장에 대한 반론도 적지 않았다. 기업가 데바 하자리카는 “수억원의 연봉을 받는 사람들도 대부분은 엄청나게 운이 좋은 것”이라며 “수백억대 자산가들과 비교하는 것보다는 스스로 만족하는 법을 배워야 할 것”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어제까지 고액 연봉을 받던 직업이 내일은 사라질 수도 있다는 사실이 매우 낯설고 불편하다”라고 평가했다.
한편, 뉴욕의 기술 블로거 패키 맥코믹은 이런 현상이 샌프란시스코에 한정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뉴욕에서는 하루 종일 ‘에이전트’나 ‘토큰’이라는 말을 한 번도 듣지 않았다”라며 “세계 최고의 도시”라는 농담을 내놓았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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