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가 2026년 9월 29일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테크 리더 오찬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7500만 달러(약 990억 원)를 투자했는데 지분 가치가 70억 달러(약 9조 3000억 원)로 불어났다. 불과 3년 만에 투자금의 90배가 넘는 수익을 기대하게 된 것이다. 인공지능(AI) 기업 앤트로픽의 기업공개(IPO)가 임박하면서 초기 투자자들의 천문학적인 투자 성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990억 원 투자했는데 9조 원으로 불어나…초기 투자사 ‘잭팟’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앤트로픽이 연내 미국 증시 상장을 추진하면서 주요 벤처캐피털(VC)과 기술기업들이 막대한 평가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앤트로픽의 최근 기업가치는 9650억 달러(약 1279조 원)로 평가됐다. 시장에서는 상장 시 최대 2조 달러(약 2651조 원)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표적인 수혜자는 미국 벤처캐피털 스파크캐피털이다. 2023년 앤트로픽에 7500만 달러(994억 원)를 투자한 이 회사의 현재 보유 지분 가치는 약 70억 달러(약 9조 2771억 원)다. 최초 투자액의 93배에 달한다.
멘로벤처스도 앤트로픽이 오픈AI의 후발주자로 여겨지던 2023년부터 투자를 시작했다. 누적 투자액은 10억 달러(약 1조 3253억 원)가 넘는다. 현재 지분 가치는 약 140억 달러(약 18조 5542억 원)로 평가된다.
배우 애슈턴 커처 등이 설립한 사운드벤처스는 2023년 3500만 달러(약 464억 원)를 투자한 뒤 4억 달러(약 5301억 원)를 추가로 투입했다. 현재 보유 지분 가치는 수십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교적 늦게 투자한 아이코닉 역시 상당한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60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다. 현재 지분 가치는 약 170억 달러(약 22조 5301억 원)로 추산된다. 기업가치 2조 달러로 상장할 경우 지분 가치는 두 배가량 늘어날 수 있다.
다만 이 같은 금액은 보유 지분의 평가액으로, 실제 매각을 통해 확정한 수익은 아니다.
구글 전 CEO도 26조 원 기대…창업자 7명은 억만장자
에릭 슈밋 전 구글 최고경영자(CEO). AP=연합뉴스
개인투자자 가운데서는 에릭 슈밋 전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최대 수혜자 중 한 명으로 꼽힌다.
블룸버그가 지난 20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슈밋은 2021년 앤트로픽의 시리즈A 투자 당시 수천만달러를 투입해 현재 약 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에 따르면 당시 앤트로픽의 기업가치는 4억 6100만 달러에 불과했다. 상장 목표 기업가치인 2조 달러를 적용하면 약 4300배로 불어나는 셈이다.
이 경우 슈밋의 지분 가치는 최대 200억 달러(약 26조 5000억 원)에 달한다. 블룸버그 억만장자지수 기준 약 575억 달러인 그의 재산도 800억 달러에 가까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정확한 투자액과 지분율, 중간 매각 여부는 공개되지 않았다.
앤트로픽 공동창업자 7명의 재산도 최근 기업가치를 기준으로 각각 약 80억 달러(약 10조 6024억 원)로 평가된다. 상장이 성사되면 주식 보상을 받은 직원 상당수도 큰 자산 증가 효과를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가치 2조 달러 도전…AI 투자 열풍 이어질까
앤트로픽은 이르면 다음 달 9일 시작하는 주부터 IPO를 위한 공식 투자자 모집에 나설 계획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추수감사절 연휴 이전에 거래를 시작하거나 늦어도 연말까지 상장을 마무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상장 목표 기업가치가 최대 2조 달러에 이르면서 지난 6월 기업가치 1조 7700억 달러로 상장한 스페이스X의 기록을 넘어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대형 투자사들의 자금 유입도 이어지고 있다. 세쿼이아캐피털은 올해 처음 앤트로픽에 투자해 총 30억달러를 투입했다. 싱가포르 국부펀드 싱가포르투자청(GIC)도 지난해부터 45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다. 두 투자사 모두 약 1%의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과 아마존,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기술기업들도 주요 투자자로 참여했다.
다만 이들 기업이 앤트로픽에 투자하는 동시에 AI 개발에 필요한 반도체와 클라우드 인프라를 공급하면서 이른바 ‘순환 금융’ 구조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AI 산업의 거품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앤트로픽의 상장이 투자 열풍을 더욱 키울지, 고평가 우려를 시험하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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