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역 아파트들의 모습. 쿠키뉴스 자료사진
정부가 부동산 대책을 내놓은 이후 서울 강남 등 고가주택과 중·저가 주택 간 가격 흐름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향후 정책 효과는 주택가격에 대한 기대심리가 좌우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보유세·양도세 개편으로 공시가격 수준에 따라 세 부담 증가폭이 달라지면서 주택가격별 시장 반응에도 차이가 나타났다.
과세 영향을 크게 받는 서울 강남·서초 등 고가주택 지역에서는 매도 물량 증가와 함께 가격 상승폭이 둔화하거나 하락하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지난 7월27일 대비 강남구 아파트 가격은 1.28%, 서초구는 0.94% 하락했으며 송파구는 0.34% 상승했다.
반면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낮은 지역에서는 수요가 이동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같은 기간 중랑구는 3.46%, 성북구 3.36%, 서대문구 3.15%, 강북구 2.92%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은은 향후 정책 효과가 주택가격 상승 기대에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봤다. 신규 주택이 실제 시장에 공급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만큼 그동안 집값 상승 기대가 어떻게 형성되느냐에 따라 다주택자의 매도 여부와 실수요자의 매수 움직임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다주택자의 경우 주택가격 상승 기대가 매도 유인 형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향후 5년간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1.1% 수준으로 안정될 것으로 기대할 경우 내년 양도세 중과 한시 완화 기간에 주택을 매도할 유인이 있는 다주택 가구 비중은 30.4%로 추정됐다. 수도권 아파트 가격 상승률을 기준으로 3.5%의 상승을 예상할 경우에는 해당 비중이 19.8%로 낮아졌다.
반면 최근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률인 8.2% 수준의 높은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면 매도 유인이 있는 다주택 가구 비중은 8.9%까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값이 계속 오를 것이라는 기대가 강할수록 양도세 부담이 줄더라도 다주택자가 집을 팔 유인은 작아진다는 의미다.
높은 집값 상승 기대가 실수요자의 매수 수요를 자극할 가능성도 있다. 실수요자에 대한 금융지원이 강화된 상황에서 집값 상승 기대가 이어질 경우 무주택자 등이 중·저가 주택을 중심으로 매수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가계대출 증가세 역시 변수다. 올해 가계대출은 주택매매 거래 증가와 주식 투자자금 수요 등의 영향으로 빠르게 늘었지만 8월 들어 금융기관의 대출 취급 규모가 총량 한도에 가까워지면서 증가세가 다소 축소됐다. 다만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 목표가 기존 1.5%에서 3% 수준으로 높아진 가운데 수도권 중·저가 주택의 가격 상승과 높은 가격 기대가 이어질 경우 주택 관련 대출이 다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한은은 향후 정부가 수도권 주택시장 불안을 완화하기 위해 주택가격에 대한 기대심리를 관리하는 동시에 거시건전성 정책 강화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유림 기자 reason@kukinews.com
X
Kakao
link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