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사태 이후 기업 심리 위축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가 23일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6년 5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는 87.5로, 중동 사태 이후 첫 조사였던 4월(85.1)에 이어 2개월 연속 80대에 머물렀다.
3월 102.7에서 급락한 뒤 반등에 실패한 것이다. 4월 BSI 실적치는 83.2로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인 2020년 8월(79.8) 이후 5년 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5월 기준 종합 경기 BSI 추이. 사진=한국경제인협회
업종별로는 제조업(86.5)과 비제조업(88.4) 모두 기준선 100을 크게 하회하며 2개월 연속 동반 부진했다. 제조업에서는 의약품(125.0)과 반도체가 포함된 전자·통신장비(118.8)가 호조를 보인 반면, 나머지 7개 업종이 부정 전망을 나타냈다.
특히 비금속 소재 및 제품(71.4)·섬유·의복(71.4)·식음료 및 담배(72.2) 등 유가 충격에 민감하거나 중동·아프리카 원료 의존도가 높은 업종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비제조업에서는 5월 연휴 특수 기대감이 반영된 여가·숙박·외식(123.1)과 도·소매(107.8)가 기준선을 상회했으나, 전기·가스·수도(58.8)·건설(72.5)·운수 및 창고(75.0) 등 5개 업종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제조업, 비제조업 BSI 차이. 사진=한국경제인협회
부문별로는 내수(90.6)·수출(93.2)·투자(92.6)가 트리플 부진을 기록했으며, 7개 부문 전체가 기준선을 하회했다.
가장 우려되는 지표는 자금사정 BSI다. 88.0을 기록해 2023년 2월(87.9) 이후 39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한경협은 중동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원자재 가격 인상 등에 따른 자금 소요 불확실성이 비상 경영 확대로 이어지면서 기업 경기 심리에 지속적인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상호 한국경제인협회 경제본부장은 “중동사태의 불확실성이 지속됨에 따라 기업 현장의 체감 경기 위축이 이어지고 있다”며, “대외적 충격이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석유제품(나프타, 석유가스 등)의 가격 안정을 지원하는 한편, 원자재 수급 및 생산 차질을 최소화할 수 있는 보완책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LG화학 나프타 분해시설(NCC). 사진=LG화학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