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가 반세기 만의 고성장을 기록하며 주요 경제지표 개선세를 보이만 고용 부진과 소득 양극화,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등 구조적 불균형이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과 국가데이터처 등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 대비 10.5% 증가해 1976년 이후 50년 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실질 성장률도 1.8%로 2020년 3분기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수출이 증가하면서 국민소득도 크게 늘었다. 1분기 명목 국민총소득(GNI)은 전 분기보다 11.0% 증가했고, 실질 GNI 증가율 역시 사상 최고 수준인 9.2%를 기록했다.
그러나 성장의 온기가 고용시장과 취약계층까지 확산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5월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4만명 감소하며 17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됐다. 특히 20대 취업자는 43개월 연속 줄었고, 30~34세 실업자는 10개월 연속 증가해 청년층 고용난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소득 양극화도 확대되는 모습이다. 올해 1분기 전체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548만 원으로 증가했지만, 소득 하위 10%인 1분위 가구의 월 소득은 오히려 감소했다. 1분위 가구의 월 적자 규모는 82만 원으로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면 고소득층은 흑자 규모가 확대되면서 계층 간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고액 성과급 지급 등이 이러한 현상을 더욱 심화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증시 역시 호황과 불안이 공존하고 있다. 코스피는 최근 8000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 수준을 이어가고 있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시가총액이 집중되면서 시장 쏠림 현상이 심화됐다.
시장 변동성을 나타내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준을 넘어서는 등 투자 불안 심리도 커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신용대출을 활용한 이른바 ‘빚투’가 증가하면서 최근 한 달간 반대매매 규모도 300% 이상 급증했다.
외환시장 역시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올해 1~4월 경상수지가 사상 최대 흑자를 기록했음에도 원·달러 환율은 1,500원대를 웃돌며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의 대규모 주식 매도와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가 원화 약세를 부추긴 것으로 분석된다.
물가 상승도 서민경제에 부담을 주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과 환율 영향으로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1%를 기록하며 2년여 만에 다시 3%대를 넘어섰다.
정부는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통해 성장세를 유지하면서도 고용 회복과 물가 안정, 취약계층 지원에 정책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김재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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