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한의 상황실] 인터뷰 전문②
문형배 전 헌법재판관(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 초빙석학교수)은 15일 오마이TV '이병한의 상황실'에 출연해 퇴임 1년 간 근황과 카이스트 부임 계기, 재판소원 등 사법개혁 이슈에 관한 의견을 밝혔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②이다.
- 왜 교수님이라고 불러달라고 했는지 조금 알 것 같기도 합니다. 교수님하고 대화를 나누는 것 같아요. 그런데 1년 전 재판관이셨을 때, 그때 얘기를 또 질문을 하지 않을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당시에 나온 탄핵 결정문 아시겠지만 호평을 받았습니다. 쉬운 문장, 명쾌한 논리 이런 것들 때문에. 그 이후에 다시 읽어 보셨죠?
"전문은 못 읽어봤고요. 제가 읽었던 선고 요지 그거는 몇 번 읽어봤습니다."
- 만족스러우셨나요? 아니면 '아 그래도 이 부분 이 부분 좀 더 아쉽다.'
"뭐 저는 후회 없습니다."
- 당시 탄핵 심판 과정에 대해서 몇 차례 강연도 하시고, 인터뷰도 하시고 하는 과정 속에서 아마도 공개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는 많이 말씀을 해 주신 것 같아요. 그런데 혹시 1년이 지난 이 시점에 '이제는 말할 수 있다. 한 번도 얘기 안 했던 거지만 시민들이 이건 알아줬으면 좋겠다.' 그런 부분 혹시 있으시면.
"추가로 밝힐 건 없고요. 시민들이 비상계엄을 극복하기 위해서 잠도 못 자고 가슴 졸이면서 지냈잖아요. 그건 재판관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당시에 우리도 많은 사항을 알고 있 었고요. 어떻게 하면 이 국론분열을 극복할 수 있을지, 또 어떤 논리로, 어떤 주문으로 이런 고민을 많이 했다. 그리고 잠도 제대로 못 잤다. 그래서 비상계엄을 극복하는 데에 국민과 함께 있었다. 그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 표결이 딱 한 번이었다고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교수님께서는 이 사건이 처음에 올 때부터 이 만장일치 돼야 된다라고 생각했다고 얘기도 들었고요. 실제로 만장일치 8대 0 됐습니다. 그러면 언제쯤 '아 이거 만장일치 되겠구나.' 확신이 온 게는 언제쯤이었어요?
"표결 직전."
- 4월 1일이 표결이었다고 얘기를 들었는데, 그러면 그 전에는.
"그 전에는 평의가 끝나지 않았습니다. 평의라는 것은 모든 쟁점에 대한 토론 아니겠습니까? 의문점이 해소되어야 어떤 사람의 입장이라는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드러나는 거 아니에요."
- 차근차근 쟁점들을 하나씩 이제 평의를 해 나가잖아요. 그때 결론들을 내면서 가는 게 아닌가요?
"아닙니다. 어떤 쟁점에 대해서 인용론, 기각론 이렇게 나눠서 의견서를 쓰지 않습니까?그러면 인용론을 뭘로 삼을 거냐, 기각론은 뭘 삼을 거냐. 그걸 정리하는 겁니다."
- 아 어떤 쟁점에 대해서 요거는 인용으로 가자, 기각으로 가자 그렇게 소결론들을 내면서 가는 게 아니고.
"그렇지 않으면요. 의견이 8가지, 10가지 나오게 돼있습니다. 경우의 수가 너무 많지 않습니까? 대체로 두 개, 세 개 이렇게 좁혀가는 과정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 그러면 표결 직전에는 어떻게 느낌이 오셨어요.
"말을 하는 그 태도라든지, 표현 이런 게 조금씩 조금씩 달라집니다. 지난번에는 예를 들면 기각론에 중점을 두고 의문점을 제기했다면 어느 순간에는 인용론에 좀 중점을 두고 의문을 제기한다. 그런 뭐, 사람이라는 게 변화를 갖고 있죠. 그러고 보면 평의도 끝났고, 어느 정도는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구나 하는 그런 느낌을 받고. 또 그것보다도 이제 두 사람(문형배, 이미선)은 나갈 때가 됐잖아요. 나갈 때가 됐으니까 표결을 해야 되잖아요. 평의도 끝났고, 시간도 없고, 제 느낌도 좋고. 우연이 일치했다 이렇게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그거는 단정적으로 알 수 없다. 왜냐면 표결이라는 건 중요 사건은 한 번 밖에 안 하기 때문에 표결하기 전에는 알 수도 없는 거죠. 제3자는. 그런데 재판장으로서는 어느 정도 감을 가지고 진행을 하는 거죠."
- 표결은 손을 드는 것으로 하나요.
"말을 합니다. 말석부터 '인용이냐, 기각이냐' 말을 합니다."
- 어찌 됐든 교수님이 원하시든 원하지 않으시든, 매년 4월만 되면 아마 호출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내가 정말 중요한 역사적 순간에, 중요한 역할을 했구나' 실감이 드실 텐데, 당시 과정을 혹시 책으로 정리를 하실 생각은 없으세요?
"그건 책으로 정리 못 할 걸요. 평의는 비밀을 지켜야 될 게 많기 때문에. 공개할 수 있는 건 대충 이야기한 것 같은데요. 그리고 또 하나는 제가 참 죄송스러운데 평의, 그 다음에 탄핵 사건을 여덟 명이 했잖아요. 그런데 제가 너무 많이 이야기해가지고, 이제는 좀 안 하려고 그러고. 인터뷰도 제가 4월 4일을 피했거든요. 다 지나서 하겠습니다. 그 이유가 연관검색어가 좀 4월 4일하고, 희미해지도록 제 나름대로는 하는 거고. 오마이TV도 당연히 4월 4일 원하지 않았겠어요? 그래서 일부러 오마이TV도 좀 늦췄고, 제 나름대로는 자제를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우리 역사에서 윤석열의 계엄 그리고 헌법재판소의 탄핵, 2024년 12월부터 2025년 초까지가 어떻게 기록될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확고하게 뿌리내렸다는 걸 확인하는 기간이다. 어떤 정파가 뒤흔들 수 있는 나라가 아니다. 저는 그렇게 봅니다. 한번 생각해보세요. 군통수권자가 특전사령관에게 국회에 가서 의원들을 끄집어내라고 지시를 했습니다. 그리고 물리력으로 보면 충분히 가능한 겁니다. 그랬다면 비상계엄 해제 못합니다. 그런데 특전사령관이 그 임무수행을 소극적으로 했습니다. 그건 뭐냐. 우리의 역사가 '군인도 넘지 말아야 될 선이 있다'는 걸 자각시키는 겁니다. 그게 저는 민주주의 힘이라고 봅니다. 1979년, 80년에 군인은 불의한 명령인 줄 뻔히 알면서 따랐습니다. 이번에는 거부했지 않습니까? 그리고 그렇게 된 데는 시민들이 저항을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탄핵 소추. 정파로 접근한다면 탄핵 소추 가결이 안 되죠. 안 되는데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찬성에 가담해서 탄핵소추가 된 거 아닙니까. 그 역시 민주주의의 힘이다. 따라서 이제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어느 정파가 흔들 수 없을 정도로 확고하게 뿌리내렸다. 이제는 그걸 한 단계 더 고양할 필요가 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 그 고양이 뭡니까.
"그게 공론의 장입니다. 공론의 장이 열리지 않은 상태로 입법 절차의 다수결을 강조하면 그거는 완전한 민주주의가 아닙니다. 충분히 공론의 장에서 토론을 해야 됩니다. 그러고 나서 국회에서 대화와 타협을 해야 됩니다. 그런데 '토론은 끝났다. 이제는 결단할 시간이다.' 완전한 민주주의의 모습과 거리가 멉니다. 민주주의는 맞지만, 완전한 미눚주의, 우리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민주주의는 아니지 않느냐. 그런데 저는 세계에서 민주주의를 가장 이상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라고 생각합니다."
- 왜요?
"대통령 탄핵을 말이에요. 헌법재판관이 했어요. 그런데 폭동이 없었어요. 대한민국에서 가장 권력이 큰 사람이 대통령입니다. 그 대통령을 파면하고 폭동이 없고, 그걸 두 번 나라예요. 유럽에 그런 예가 없습니다. 미국도 그런 예가 없어요. 대한민국은 해냈잖아요. 그건 민주주의를 실제로 보여주었다. 교과서에 있는 헌법을 삶의 현장에서 실현한 나라가 대한민국입니다. 우리는 이걸 과소평가하는데요. 유럽에 있는 사람들이 깜짝 놀라요. 12월 3일 날 비상계엄 했다는 사실이 한 번 놀라고요. 두 번째 탄핵을 해서 그 사람을 쫓아냈다는 사실이 더 놀랍니다. 큰 혼란 없이. 지금 뭐 어떤 문제가 있습니까? 나라가 정상화되지 않습니까? 이게 민주주의지 뭐가 민주주의입니까. 다만 공론의 장을 좀더 열자 이겁니다. 너무 목소리 큰 사람, 또 숫자가 많은 쪽이 공론의 장을 억압하는 일은 좀 안 했으면 좋겠다. 그 이야기입니다."
- 그러면 이미 통과가 됐지만, 사법개혁 3법이 통과되는 과정은 충분히 공론의 장이 작동을 했다라고 생각하세요?
"저는 좀 부족했다고 생각합니다. 부족했지만, 저는 사법개혁 입법에 대해서 존중합니다. 다만 시행을 어떻게 부작용 없이 갈 것인지 여기로 논의를 변경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그 부분 제가 좀 있다가 다시 한 번 좀 여쭤보겠습니다.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그렇게 우리가 이제 1년 동안 극복을 해 왔습니다. 사람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평가가 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종종 발표되는 조사 결과를 보면요. 우리나라 현재 사법부, 법원의 신뢰도가 되게 낮게 나오고 있습니다. 그 원인이 정치권 사법부 외부에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아니면 사법부 내부에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1차적으로 내부에 있죠. 2차적으로 외부에 있다. 외부는 뭘 말하냐 하면요. 정치의 사법화가 한 원인입니다. 정치 영역에서 다뤄야 될 문제를 사법부에 다 가져오면 그게 신뢰도는 높아질 수가 없습니다. 어떤 결론을 내도요. 국민을 설득하기 어렵습니다. 그런 2차적인 원인은 있지만, 1차적으로야 당연히 내부의 문제죠. 저는 국민들로 충분히 신뢰받지 못하는 것이 여러 가지가 있지만, 투명함 부족에도 있다. 예를 들면 유럽, 미국에서 하는 참심제, 배심제 그런 것부터 도입할 필요가 있다. 개헌을 해서라도. 생각해 보십시오. 유럽은 재판 과정을 참심제를 통해서 다 봅니다. 재판 결과에 대해서 승복하는 거죠. 미국은 심지어 주요 결정을 배심이 합니다. 그러니까 신뢰를 하는 거죠. 우리는 판사가 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 과정이 국민들한테 투명하게 공개되고 있냐는 거예요.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음으로, 예를 들면 판결문도 공개가 안 됐지 않습니까? 당연히 사람이 불신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인지상정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결론도 좀 마음에 안 들 때는 더더욱 불신이 증폭될 거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차라리 제도적으로 참심제, 배심제까지 같이 한번 개헌 과제로 넣어서 의논해보는 것도 도움이 되겠다."
- 그게 개헌 사항인가요?
"저는 배심제, 참심제를 깔끔하게 처리하려면 개헌이 좋겠다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지금 배심제가 권고적 효력을 갖고 있잖아요. 미국 같으면 기속적인 효력을 갖고 있잖아요. 그게 왜 그렇게 됐냐? 위헌 문제 때문에 그렇거든요. 제가 볼 때는. 왜냐하면 '사법권은 법관으로 구성된 법원에 속한다'고 돼 있잖아요. 그런데 유죄 무죄는 사법권 아니에요. 여기에 걸린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예를 들면 국민은 적절한 절차에 따라 배심제에 참여할 권리가 있다든지 이런 식의 뒷밤침을 하고 제도를 도입하는 게 더 좋겠다."
- 꼭 그런 것까지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예를 들어서 지금 윤석열 내란 우두머리 1심에서 날짜 계산 다르게 해서 윤석열 풀어줬던 거 있잖아요? 물론 지금은 재구속되고 1심 무기징역 나오고 그래서 수감돼 있기는 하지만, 당시에 되게 충격이었는데 그게 아직도 사실은 법률적으로 바로 잡히지 않고 있는 상태잖아요. 이런 것들을 어찌 됐든 사법부에서 해결을 하고 결론을 내는 거 이런 것들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요.
"도움은 되겠지만, 어쨌든 구속 취소를 했던 재판부가 내란죄 사건에서 유죄를 선고하고 무기징역을 선고했지 않습니까? 저는 좀 잘못을 시정했다고 보거든요. 물론 논리 일부는 문제가 있다고 치더라도 그런 점은 좀 높게 평가를 해줬으면 좋겠어요. 그게 바로 법관의 일종의 회복 탄력성이라고 보거든요. 법관이 오류를 범할 수 있습니다. 그럼 밖에서 그걸 지적하면 그걸 받아들여서 시정할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그런 점들도 같이 좀 봐줬으면 좋겠습니다."
- '논리에 약간 좀 문제가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아마도 그거 같아요. 1심 판결에서 비상 계엄 자체는 사법심사 대상이 보기 어렵다라고.
"그렇죠."
- 그거는 항소심에서는 바로 잡힐 거라고 생각하시나요?
"그렇게 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는데 또 재판부에서 하는 거니까 제가 뭐라고 말씀드리기 좀 어렵습니다. 저는 헌재 결정이 옳았다고 생각합니다."
- 지금 항소심 재판부인 (내란) 전담 재판부가 구성돼 있잖아요. 최근에 체크해 보니까 아직 시작을 안 했더라고요.
"시작하지 않겠습니까."
- 사실 전담재판부까지 구성한 건 (재판을) 신속하게 진행하자라는 취지도 있는 건데 이러면 국민들 입장에서는 '아직 시작도 안 했어?' 이런 생각이.
"그런 말씀을 하시니까 재판부도 조만간 시작하지 않겠나 싶습니다."
- 역시 아까 AI나 책 얘기나 하실 때보다는 조심스럽게 말씀을 하실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사법부에 대해서는 조심스럽게 비판을 해야 됩니다. 많은 분들이 사법부가 대단한 권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고 비판을 좀 서슴없이 하는 분이 있는데요. 사법부는 행정부, 입법부에 비해서 작은 권력입니다. 학술적 비판은 당연히 해야 되지만 표현이라든지 시기라든지 이런 건 절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자세한 내용은 유튜브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BhdlcMKz5D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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