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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30년간 10%대 상승 그친 코스닥, 승강제 도입에 힘 실린다 [현장+]

코스닥 600조 < 삼성전자 1000조 이처럼 코스닥이 사실상 제 기능을 하지 못하다 보니 혁신 기업이 성장 단계에서 충분한 자금을 공급받지 못하고, 코스피로 이전하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는 비판이다. 코스닥은 상장...

30년간 10%대 상승 그친 코스닥, 승강제 도입에 힘 실린다 [현장+]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학균 벤처캐피탈협회장, 이동훈 코스닥협회장,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 민경욱 한국거래소 부이사장, 김세완 자본시장연구원장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의실에서 열린 '생산적 금융을 위한 거래소 거버넌스 대전환 토론회'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이채연 기자

코스닥 시장이 어느덧 출범 30년을 맞았지만 여전히 코스피 2부 리그로 여겨지는 현실에 업계는 물론 학계와 정부까지 쓴소리를 쏟아냈다. 그동안 지수 상승률이 고작 10%대에 그치면서 혁신기업의 성장 플랫폼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성토가 이어졌다.

코스닥이 뒤늦게라도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시장의 전면적인 재설계가 필요하다는 지적과 함께, 앞서 금융당국이 발표한 이른바 승강제 도입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고영호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과장은 2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생산적 금융을 위한 거래소 거버넌스 대전환 토론회'에서 "코스닥 시장이 시장의 신뢰 완전히 회복하지 못했다"며 "출범 이후 시가총액은 84배 커졌지만 지수는 30년간 16% 오르는 데 그쳤다"고 말했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22.91포인트 내린 1136.64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 시장이 열릴 당시 기준 지수가 1000포인트였던 걸 감안하면, 결과적으로 10%대 상승에 머문 셈이다. 코스닥은 1996년 7월 1일 기준 지수 100포인트로 거래를 시작했다. 이후 2004년 1월 26일부터 지수 산출 방식을 변경, 기존 100포인트를 1000포인트로 상향 조정해 소급 적용하고 있다.

코스닥 600조

진성훈 코스닥협회 정책사업본부 연구정책그룹장 발표 자료 중 코스닥 시장의 특징 /사진=이채연 기자

이처럼 코스닥이 사실상 제 기능을 하지 못하다 보니 혁신 기업이 성장 단계에서 충분한 자금을 공급받지 못하고, 코스피로 이전하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는 비판이다. 코스닥은 상장 기업 수 기준으로 코스피보다 많지만, 시총과 투자 자금은 여전히 코스피에 집중돼 있다.

코스닥 전체 시총이 삼성전자 한 개 기업에도 미치지 못하는 현주소는 자본 쏠림과 성장 기반이 취약함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26일 종가 기준 코스닥 전체 시총은 628조952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날 삼성전자의 시총은 1066조1268억원에 달했다.

진성훈 코스닥협회 정책사업본부 연구정책그룹장은 "코스닥 시장 개설 이후 총 105개사가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이전 상장했다"며 "남아 있는 기업들은 2부리그 인식 강해졌고, 시장 매력은 더 감소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코스닥 상장 기업 상당수가 코스피 이전을 목표로 인식하면서 시장 정체성이 약화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코스닥이 성장 시장이 아닌 중간 단계 시장으로 인식되는 구조 자체가 문제라는 것이다.

또 개인 투자자 비중이 80% 이상에 달하는 구조 역시 문제로 꼽혔다. 기관 투자자 참여가 부족해 장기 자금이 유입되지 못하고,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대한민국 금융의 질적 변화가 일어나는 시점이고, 그 중심에 거래소가 있다"며 "그동안 투자자 기업에 부응해 왔는지, 독점적 구조에 안주해 자기 혁신 부족함 없었는지 냉철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스닥과 미국 나스닥 간 격차도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미국 나스닥은 기관 투자 비중이 70~80%에 달하지만, 코스닥은 10% 내외 수준에 그친다. 공모 규모와 상장 기업 가치 역시 큰 차이를 보이며, 자금 조달 능력에서도 격차가 뚜렷하다.

이 같은 차이는 단순한 시장 규모가 아니라 자금 구조에서 비롯된다는 분석이다. 나스닥은 상장 이후에도 대규모 자금 조달이 가능해 기업 성장으로 이어지는 반면, 코스닥은 상장 이후 자금 공급이 제한적이라는 지적이다.

"승강형 세그먼트로 생태계 재정비"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실장 발표 자료 중 코스닥시장 발전을 위한 구조개편안 /사진=이채연 기자

코스닥이 혁신 기업 성장의 토대가 되려면 시장 구조와 생태계 자체를 재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코스닥 시장을 리그처럼 나눠 승강제를 운영하는 구조 개편에 무게가 실린다.

성희활 인하대학교 법학대학원 교수는 "코스닥이 나스닥처럼 되려면 세계적인 기술 기업이 탄생하고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며 "승강형 세그먼트 제도를 도입해 프리미엄·스탠다드·관리군의 3부제로 운영할 경우 기업 유치와 시장 역동성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거래소도 제도 개편 의지를 밝혔다. 최지우 코스닥시장본부 본부장보는 "세그먼트 체계를 도입하고 공시제도를 정비해 기관 투자 기반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실장 역시 현행 단일 거래소 체제에서 코스피와 코스닥 간 기능 구분이 모호해 시장 경쟁이 제한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거래소 지주회사 전환과 코스닥 승강제 도입 등을 통해 시장 간 경쟁 체계를 강화하고, 기능별 역할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강 실장은 "코스닥은 혁신기업 지원과 중견기업 육성이라는 이중적 정체성을 갖고 있다"며 "기능 재정립과 함께 시장 간 경쟁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코스닥 시장을 2개로 나눠 승강제를 운영하는 추진안을 발표했다. 금융위원회는 18일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자본시장 안정과 정상화 간담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코스닥 구조 개편 방안을 공개했다. 성숙한 혁신기업 중심의 프리미엄 구간과 성장 단계에 있는 스케일업 기업 구간으로 나눠 이중 리그 체계를 운용하겠다는 청사진이다.

금융위는 이에 따른 프리미엄 시장 종목을 80~170개 수준으로 예상했다. 다만 규정 개정과 시장 운영 상황에 따라서 조정이 가능하고, 하반기 의견 수렴을 거쳐 내년 초부터 가동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코스닥 시장의 성숙한 혁신 기업과 성장 중인 스케일 기업 등 2개의 리그로 나누고 이동이 가능하게 하여 시장의 역동성과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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