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이 여의도 예산 전쟁으로
민주당, 단기 처방 효과에 무게
국힘 "에너지 공급선 확보 먼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메릴랜드 주 앤드류스 합동기지에 도착한 뒤 손을 흔들고 있다. /AP=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이르면 다음 달 초 추가경정예산안을 통과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중동발 불확실성 속에서 추경 편성을 놓고 맹렬한 공방이 벌어지고 있지만, 추경으로 인한 단기 처방 효과에 무게를 두는 이유에서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오는 26일 추가경정예산안 편성과 관련한 당정 협의를 진행한다.
문금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26일 논의를 거쳐 31일 국무회의 의결 후 국회에 (추경안을) 제출할 것"이라며 속도전을 예고했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 역시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민생 타격을 강조하며, 환율안정법 처리에 제동을 건 국민의힘을 향해 "국가적 위기를 정쟁으로 몰아간다"고 맹폭했다.
앞서 정청래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환율·유가·에너지·수출입이 모두 무너진 복합위기"라며 25조원 규모의 매머드급 추경 편성과 '환율안정 3법'의 신속 처리를 공약한 바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추경안을 '선거용 현금 살포'로 규정하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현금성 추경보다는 아프리카·남미 등 에너지 대체 공급선 확보와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다국간 통화 스와프 체결이 시급하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국민 생존 추경 7대 지원책'을 대안으로 꺼내 들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해당 지원책은 △정유·석유화학업계 긴급 지원 △유류세 인하 △K-패스 할인 확대 △생계형 소규모 운수업자 지원 △택시업계 유류 바우처 지원 △에너지 취약계층 대상 농수산물 구매 바우처 지원 △자영업자 배달·포장용기 구매비 지원 등을 담고 있다.
이와 관련한 가장 긍정적인 시나리오는 미국·이란의 협상 타결을 통한 조기 종전이다. 핵심 쟁점은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이다. 미국이 해협 공동 관리를 압박하는 반면, 이란은 독자적 통제권 확보를 종전의 절대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확전 기로 선 중동
···미 지상군 투입 가능성도
그러나 접점을 찾지 못하면 미 지상군 투입이라는 '최악의 확전'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수 있다. 외신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18시간 내 전 세계 어디든 배치가 가능한 3000명 규모의 82공수사단 신속대응군을 이란의 핵심 원유 수출 거점인 하르그섬 점령에 투입하는 방안을 저울질하고 있다.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이란의 지연 전술에 미국이 말려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란 외무부는 우방국을 통한 미국의 메시지 수신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구체적 협상 내용에는 선을 그었다. 특히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은 양국 간 합의 임박설을 시장 조작을 위한 '가짜 뉴스'로 일축했다. 대화 국면을 지렛대 삼아 미국의 군사적 압박을 늦추고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이란 지도부의 셈법이 깔렸다는 분석이다.
☞하르그섬=걸프 해역의 하르그섬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북서쪽 483km, 이란 본토에선 25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섬으로, 이란 원유 수출의 90% 이상이 이곳을 통해 이뤄진다.
☞통화 스와프=서로 다른 통화를 맞바꾸는 거래로, 당사자들이 일정 기간 서로의 외화를 빌려 쓰고, 만기일에 원금을 다시 교환하기로 약속하는 것을 의미한다. 각 나라의 중앙은행이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을 관리하거나, 주요 금융사가 중장기로 외화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활용한다.
여성경제신문 서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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