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풀타임 20홈런·올스타 MVP
김경문 “노력으로 기회 잡았다”
허인서 “신인왕 욕심난다”
투수 리드 보완·내년 가을야구 다짐
[스포츠서울 | 대전=김민규 기자] 가을야구는 놓쳤다. 그래도 ‘보물’ 하나는 확실하게 찾았다. 한화의 새로운 안방마님 허인서(23)다. 첫 풀타임 시즌에 20홈런을 터뜨리고 올스타전 MVP까지 거머쥐었다. 한화를 떠나는 김경문 감독(68)은 마지막 경기에서야 아껴뒀던 칭찬을 꺼냈다. 그동안 말을 아꼈던 데는 포수 출신 사령탑만의 이유가 있었다.
김 감독은 지난 10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NC와 2026 KBO리그 정규시즌 최종전을 앞두고 허인서의 성장에 대해 입을 열었다. 이날 경기를 끝으로 한화와 작별한 김 감독이 남긴 마지막 평가다.
시작은 예상치 못한 기회였다. 스프링캠프 도중 주전 포수 최재훈이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허인서에게 안방을 맡길 수밖에 없었다. 준비된 자원이었다. 자신에게 온 기회를 잡았다. 김 감독은 “그동안 꾸준히 준비하고 노력했기 때문에 생각했던 것보다 좋은 성적으로 기회를 잘 잡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처음 주전이 되면서 미스터 올스타를 받고 20홈런을 치는 것은 쉽지 않다. 타율도 2할8푼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며 “그동안 잘 준비하고 노력했기 때문에 나온 결과다.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왜 시즌 마지막까지 칭찬을 아꼈을까. 김 감독은 “올해 우리 투수들이 안 좋았다. 그런 상황에서 포수만 칭찬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투수가 잘 던질 때 포수도 잘한다고 해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내가 포수를 해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칭찬만 남기지는 않았다. “아직 투수 리드 등 수비에서 더 성장할 부분이 있다”며 과제를 짚었다. 신인왕과 골든글러브 가능성에는 “다른 후보들에게 전혀 밀리지 않는 기록을 가졌다. 결과까지 잘 나왔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허인서에게도 특별한 한 해였다. 그는 “첫 풀타임 시즌을 다치지 않고 마쳐 더 뜻깊다. 최재훈 선배님과 배터리 코치님께 많은 것을 배웠다”고 돌아봤다.
무엇보다 기회를 준 김 감독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허인서는 “실수하거나 잘 안될 때도 감독님은 나쁜 말씀 대신 늘 자신감을 주셨다”며 “기회를 주시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작년부터 믿어주시고 올해도 계속 뛰게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20홈런은 자신도 예상하지 못한 성과였다. 그는 “처음에는 데뷔 첫 홈런이 목표였다. 하나를 치고 다섯 개를 치면서 목표가 늘어나다 보니 20홈런까지 왔다”며 웃었다.
생애 한 번뿐인 신인왕에 대한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허인서는 “확신할 수는 없지만 선수 평생 딱 한 번 받을 수 있는 상이라 욕심이 난다”고 했다. 문동주가 이미 수상한 것처럼 이야기한다는 말에는 “‘아직 아니다’라고 계속 말한다”며 미소 지었다.
그러나 허인서가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팀의 승리다. 그는 “방망이도 중요하지만 투수들을 더 잘 이끌어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며 “체력이 떨어졌을 때 다시 끌어올리는 방법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가을야구에 가지 못해 많이 아쉽다. 올해보다 내년이 더 중요하다”며 “응원해주신 팬들께 감사드린다. 내년에는 꼭 가을야구에 갈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김경문 감독은 떠난다. 하지만 그가 믿고 기회를 준 허인서는 한화의 안방에 남는다. 뜻밖에 찾아온 기회를 20홈런과 올스타 MVP로 바꾼 젊은 포수.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떠나는 사령탑의 마지막 칭찬은 허인서가 앞으로도 간직할 값진 응원이 됐다. km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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