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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2,000년 전 '파사'의 인연, 첨단 기술의 '디지털 탑'으로...이재명 대통...

특히 네이버, 미래에셋과 손잡고 총 6,000억 루피(약 1조 원) 규모의 '유니콘 성장 펀드' 조성을 발표하며 인도의 기술 스타트업 육성에 직접 뛰어들었다. 이는 인도를 단순 소비 시장이 아닌 '공동 창작 거점'으로 보겠다는...

2,000년 전 '파사'의 인연, 첨단 기술의 '디지털 탑'으로...이재명 대통...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인도 외교장관 접견 [사진=청와대]

라이센스뉴스 = 박창배 기자 | 인도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뉴델리 바랏 만다팜에서 개최된 ‘한-인도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양국 경제 협력의 패러다임을 전환하기 위한 전략적 비전을 발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연설을 통해 인도의 ‘빅싯 바랏 2047(2047년 선진국 도약)’ 비전과 한국의 제조·기술 역량을 결합한 ‘미래 동맹’을 선언하며, 현재의 경제 교류 수준을 넘어선 포괄적인 파트너십 구축을 제안했다. 특히 조선소 건립 지원을 포함한 첨단 산업 분야의 협력 강화를 통해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공동 대응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 풍랑을 잠재운 석탑처럼...역사적 인연 위로 흐르는 경제 혈맥

뉴델리의 열기 속에서 울려 퍼진 이재명 대통령의 “나마스떼”는 단순한 인사 이상의 무게를 지녔다.

이 대통령은 가야국 김수로왕과 아유타국 허왕후의 설화를 인용하며, 양국의 인연이 단순한 외교적 필요를 넘어 2,000년의 세월을 관통하는 ‘운명적 연결’임을 강조했다. 특히 허왕후가 바다를 건널 때 풍랑을 잠재웠다는 ‘파사석탑’의 이야기를 꺼내 들며, 오늘날 우리가 마주한 글로벌 경기 침체와 지정학적 위기라는 거센 파도를 양국의 협력으로 이겨내자는 메시지를 던졌다.

인도는 자국 문화와 역사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국가다. 대통령이 직접 ‘삼국유사’의 기록을 인용하며 정서적 공감대를 형성한 것은, 딱딱한 수치 위주의 경제 외교를 감성적이고 지속 가능한 파트너십으로 승화시켰다는 평가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관계를 넘어 ‘오래된 친구’라는 서사를 부여함으로써, 인도 시장 특유의 높은 진입 장벽을 넘는 부드러운 동력을 확보했다”고 분석했다.

◆ 제조업부터 디지털 영토까지... 사절단이 일궈낸 ‘실무형 성과’

삼성전자 인도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는 갤럭시폰으로 이재용 회장이 셀카를 찍고 있다.[사진=이재명 대통령 SNS]

이번 방문에는 한국 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중공업부터 미래 먹거리인 게임·소프트웨어 기업까지 대거 동행해 구체적인 결과물을 이끌어냈다. 인도의 방대한 인구와 한국의 독보적인 기술력이 만나 실질적인 사업 확대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포스코그룹 (친환경 철강)

: 포스코는 인도 현지 대형 철강사인 JSW그룹과 ‘친환경 일관제철소 건설 및 수소환원제철 기술 협력’ 합의각서(MOA)를 체결했다. 이는 급성장하는 인도 자동차 시장을 겨냥한 고부가가치 전기강판 공급망을 선점하겠다는 포석이다.

▸크래프톤 (디지털 생태계)

: ‘K-게임’의 선두주자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BGMI)’의 누적 다운로드 2억 6,000만 건 돌파라는 성과를 바탕으로 디지털 영토 확장에 나섰다. 특히 네이버, 미래에셋과 손잡고 총 6,000억 루피(약 1조 원) 규모의 ‘유니콘 성장 펀드’ 조성을 발표하며 인도의 기술 스타트업 육성에 직접 뛰어들었다. 이는 인도를 단순 소비 시장이 아닌 ‘공동 창작 거점’으로 보겠다는 전략의 전환이다.

▸HD현대 (조선 및 해양)

: 정기선 부회장은 인도 중앙정부 및 사가르말라 금융공사와 ‘인도 현지 합작조선소 설립’ MOU를 체결했다. 한국의 조선 기술을 인도에 이식해 현지 해양 산업의 현대화를 지원하는 동시에 신규 선박 시장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자동차그룹 (전동화 모빌리티)

: 정의선 회장은 인도 TVS 모터와 ‘친환경 3륜 및 2륜 전기차(EV) 공동 개발’ 계약을 구체화하며 현지 맞춤형 전동화 전략에 박차를 가했다.

◆ ‘주가드’와 ‘대동’의 결합, 공급망 재편의 핵심 열쇠

인도 동포 간담회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 [사진=청와대]

이 대통령이 언급한 인도의 ‘주가드(Jugaad, 부족한 환경 속 창의적 해결법)’와 한국의 ‘대동(大同, 연대와 공동 번영)’ 정신은 향후 양국 협력의 철학적 기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글로벌 시장은 ‘포스트 차이나’의 핵심 거점으로 인도를 조명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 속에서 인도는 한국 기업들에게 대체 불가능한 전략적 요충지다.

현지 전문가들은 인도의 풍부한 소프트웨어 인력과 한국의 반도체·배터리 공급망이 결합할 경우, 세계 경제 지도에서 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급격히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한-인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의 조속한 개선과 현지의 복잡한 행정 절차 및 규제 완화는 여전한 과제로 남아 있다.

이 대통령은 연설 말미에 “현재의 교역 규모를 두 배 이상으로 확대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이는 단순한 희망 사항이 아니라, 조선소 건립 등 인프라 협력부터 K-푸드·게임 등 문화 산업까지 아우르는 ‘전방위적 공세’를 통해 달성하겠다는 포석이다.

2,000년 전 파사석탑이 길을 열었듯, 이번 방문이 한-인도 경제 협력의 ‘거센 파도’를 잠재우고 황금빛 항로를 개척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경제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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