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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억원 맡겨도 연 30만원 차이… 저축은행 예금의 ‘금리 매력’ 줄었다

시중은행과 저축은행의 예금금리 차가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 이후 시중은행들이 정기예금 금리를 잇달아 올린 반면 저축은행은 오히려 금리를 낮추고 있어서다.

1억원 맡겨도 연 30만원 차이… 저축은행 예금의 ‘금리 매력’ 줄었다

시중은행은 금리 올리고 저축은행은 내려

금리 차 더 좁혀지면 예금 이탈 우려

챗GPT가 그린 일러스트.

시중은행과 저축은행의 예금금리 차가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 이후 시중은행들이 정기예금 금리를 잇달아 올린 반면 저축은행은 오히려 금리를 낮추고 있어서다. 저축은행은 예금이 대출보다 빠르게 늘어 당장 수신 경쟁에 나설 필요가 크지 않지만 금리 차가 더 줄어 예금 이탈로 이어지면 향후 자금 조달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시중은행 금리 인상에 저축은행 '고금리' 이점 축소

29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연 3.76%다. 같은 날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우대금리를 포함해 연 3.40~3.55%로 저축은행 평균금리와의 차이가 0.21~0.36%포인트(p)에 그친 것이다.

지난 7월에는 두 업권의 평균금리 차이가 1.02%p였다. 당시 5대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연 2.91%, 저축은행 평균금리는 연 3.93%였다. 1억원을 1년간 맡겼다고 가정하면 저축은행에서 더 받는 이자가 당시에는 세전 102만원이었지만 현재 공시된 금리를 적용하면 세전 21만~36만원으로 2달새 추가 이자가 66만~81만원 줄어든 것이다.

금리 차가 좁혀진 것은 시중은행과 저축은행의 수신 전략이 엇갈린 결과다. 시중은행은 기준금리와 은행채 금리 상승에 맞춰 예금금리를 올리고 있다. KB국민은행은 'KB Star 정기예금' 금리를 연 3.5%로, 우리은행은 'WON플러스예금' 1년 만기 금리를 연 3.5%로 높였다. NH농협은행의 'NH올원e예금' 금리는 연 3.55%에 이른다.

하지만 저축은행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지난 7월 초 연 3.95%까지 올랐지만 29일에는 연 3.76%로 내려왔다. 연 4%를 넘는 정기예금 상품도 줄었다. 시중은행이 금리를 올려 저축은행과의 격차를 좁히는데도 저축은행은 금리를 높여 맞대응하지 않고 있다.

◇수신 4조8583억원 늘 때 대출은 5130억원 증가

저축은행이 수신 경쟁을 자제하는 이유는 예금을 더 받아도 이를 운용할 대출이 같은 속도로 늘지 않아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7월 말 상호저축은행의 수신잔액은 105조2141억원으로 6월 말보다 4조8583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대출잔액은 95조7398억원에서 96조2528억원으로 5130억원 늘었다. 대출도 증가했지만 한 달 동안 들어온 예금에 비하면 증가폭이 작았다.

저축은행 입장에서 예금은 대출 재원이면서 이자를 지급해야 하는 부채다. 대출 확대 속도가 더딘 상황에서 금리를 올려 예금을 끌어모으면 운용 수익보다 이자비용 부담이 먼저 커질 수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을 정리하며 대출 취급에 신중한 저축은행들이 필요한 만큼만 자금을 확보하려는 배경이다.

문제는 금리 차 축소가 예금 이탈로 이어질 가능성이다. 지금은 수신잔액이 늘고 있어 금리를 높일 필요가 크지 않다. 그러나 만기가 돌아온 고객이 시중은행으로 옮겨가면서 저축은행 예금잔액이 감소하기 시작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향후 대출 수요가 회복됐을 때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려면 다시 높은 금리를 제시해야 할 수 있다. 저축은행으로서는 현재의 이자비용을 줄이면서도 만기 고객의 재예치와 수신잔액 흐름을 살펴야 하는 셈이다.

한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예금이 대출보다 빠르게 늘어 금리를 올려 자금을 더 유치할 필요가 크지 않다"면서도 "시중은행과의 금리 차가 계속 좁혀져 만기 고객의 재예치가 줄어들면 향후 대출 수요가 회복됐을 때 자금 조달 비용이 높아질 수 있는 만큼, 예금잔액과 고객 이탈 여부를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유진아 기자 gnyu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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