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열 당시 부총리 겸 재정경제원장관이 1997년 11월 21일 밤 정부종합청사에서 금융 및 외환위기 극복을 위해 국제통화기금(IMF)에 자금지원을 요청했다고 공식 발표하고 있다. 김정근기자
1997년 외환위기 당시 금융시스템 붕괴를 막기 위해 정부가 빚을 내 투입한 49조원의 공적자금이 내년에 모두 상환된다. 2002년 부채 상환 대책을 마련해 외환위기 금융구조조정 비용을 갚기 시작한지 25년만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차입 후 조기상환한 195억달러에 더해 외환위기 당시 정부가 투입한 169조원의 자금도 모두 상환·회수하면서 30년 만에 외환위기로 생긴 빚을 모두 갚은 것이다.
공적자금 상환기금 부채, 내년 최종 상환
기획예산처가 1일 발표한 ‘2027년 예산안’을 보면 정부는 내년 금융권 부담분 3조5000억원과 정부예산 4조5000억원을 투입해 남아있는 공적자금 상환기금 부채를 최종 청산한다. 지난 2002년 정부가 공적자금상환대책(상환대책)을 발표해 이듬해부터 빚을 갚기 시작한지 25년만에 빚을 모두 갚은 것이다.
이번에 갚은 공적자금은 외환위기로 금융시스템이 무너질 위기에 처했던 1998년부터 발생한 빚이다. 외환위기 당시 IMF에 195억달러를 빌린 것과는 별개의 빚이다.
공적자금상환기금 상환 체계. 기획예산처
당시 기업들의 줄도산 여파로 시중은행도 줄줄이 무너지면서 정부는 금융 시스템이 붕괴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정부의 자금조달과 예금보험공사(예보)·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정부 보증 채권 발행을 통해 총 168조7000억원을 은행 등에 지원했다.
투입된 자금은 파산한 은행의 예금을 대신 지급하거나, 다른 은행이 예금을 넘겨받는 데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고 금융권의 부실채권 등을 사들이는 데 주로 사용됐다.
IMF에 빌린 자금은 외환위기 발생 3년 8개월 만인 2001년 8월 조기 전액상환했으나 공적자금은 남아있었다.
공적자금은 금융권의 부담과 회수되는 금액만으로는 2002년 기준 97조2000억원에 달하는 남은 빚을 상환하기 어려웠다.
반도체 호황 여파로 세수 들어오자 상환 속도
이에 정부는 자금이 회수되는 금액(28조2000억원)을 제외하고 남은 69조원의 빚 중에서 금융권이 20조원을 부담하고 나머지 49조원을 정부가 공적자금상환기금을 조성해 25년에 나눠 갚기로 했다.
최근 3년간 일반회계와 우체국예금 기여금(우특회계)을 합해 매년 2조6000억 안팎의 상환자금을 조달한 정부는 추가세수 유입으로 내년에 1조9000억원 많은 4조5000억원을 상환자금으로 편성해 상환에 속도를 냈다. 금융권 부담분을 합해 올해 남은 원금 7조9000억원이 내년 모두 상환되면서 IMF에 빌린 외채에 이어 위기극복을 위해 정부가 진 빚도 모두 갚게 됐다.
기획처 관계자는 “상환대책은 한국 역사상 가장 긴 경제정책”이라며 “현 세대의 잘못으로 발생한 빚을 현 세대가 경제 정상화를 이뤄 약속대로 빚을 모두 갚았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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