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경제

1500원 대 환율, 곧 안정된다?…정부가 제시한 4가지 근거

특히 반도체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100% 이상 증가하며 달러 유입의 물길을 텄다. 구윤철 부총리 겸... 반도체 수출이 호조를 보이더라도, 전쟁 여파로 유가가 배럴당 130달러를 넘어서면 에너지 수입 비용이 수출...

1500원 대 환율, 곧 안정된다?…정부가 제시한 4가지 근거

더스쿠프 투데이 이슈

정부가 제시하는 4가지 근거

'수출'·'RIA'·'WGBI'·'뉴프레임워크'

중동전쟁 불확실성 속 긴장 못 놔

외환시장, 불안과 기대 속 줄타기

2026년 봄, 외환시장의 시계視界가 다시 흐려지고 있다. 2월 26일 달러 당 1420원 대까지 내려오며 하향 안정세를 그리는 듯했던 원-달러 환율이 중동 전쟁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환율은 곧바로 1500원 대로 수직 상승하며 요동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이를 '일시적 오버슈팅'으로 판단하는 분위기다. 정부가 환율 안정을 전망하는 4가지 이유는 무엇일까.

3월 31일, 글로벌 금융위기 후 처음으로 원·달러 환율이 1530원을 넘어섰다. [사진 | 뉴시스]

7일 재정경제부 문지성 국제경제관리관은 골드만삭스, 바클레이즈 등 주요 글로벌 IB와 시중은행 등이 참석한 가운데 '외환시장 간담회'를 주재했다. 중동 전쟁 여파로 원-달러 환율이 지난달 31일 장중 1540원에 육박하는 등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자, 시장 전문가의 의견을 듣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이날 참석자들은 상황이 진정될 경우, 환율 변동성이 빠른 속도로 완화될 것이라는 점에 인식을 같이했다고 재경부는 전했다. 특히 문 관리관은 앞으로 외환 수급이 개선될 것으로 예측한 근거로 4가지를 제시했다.

가장 먼저, 외환 상황을 수치로 가장 강력하게 뒷받침하는 것은 역대급 수출 호조다. 올해 1월 경상수지는 132억6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1월 기준 최대치를 경신했다. 특히 반도체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100% 이상 증가하며 달러 유입의 물길을 텄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3일 "1분기 무역흑자가 498억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언급하며 수출 호조에 따른 달러 유입 확대를 강조했다.

두 번째로 정부는 지난 3월 23일 출시된 국내시장복귀계좌(RIA)에 기대를 걸고 있다. 실제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RIA는 지난 2일까지 23개 증권사에서 모두 9만1923개의 계좌가 개설되며 흥행몰이를 했다. RIA는 해외 주식을 매도해 국내에 투자할 경우 양도소득세를 감면해주는 제도로, 5월 말까지 복귀하면 최대 100% 공제 혜택이 적용된다. 파격적인 인센티브가 이른바 '서학개미'들의 달러 자산을 국내로 되돌리는 강력한 유인책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세 번째 근거는 4월 1일부터 개시된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이다. 시장에서는 향후 8개월 간 최대 600억 달러 규모의 자금이 단계적으로 유입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4월 중 발표될 '국민연금 뉴프레임워크'가 환율 변동성의 완충 작용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국민연금은 그동안 해외 투자를 위해 대규모 달러를 매수하며 환율 상승의 요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그러나 전략적 환헤지 비율을 더 높이는 뉴프레임워크를 통해 외환시장에 달러를 공급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미국-이란 전쟁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사진|뉴시스]

그러나 아직 낙관만 하기에는 중동 전쟁의 불확실성이 너무 높다는 것이 문제다. 반도체 수출이 호조를 보이더라도, 전쟁 여파로 유가가 배럴당 130달러를 넘어서면 에너지 수입 비용이 수출 이익을 단숨에 잠식할 수 있다. 실제로 OECD는 최근 한국의 2026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1.7%로 낮추고, 물가 전망치는 1.8%에서 2.7%로 상향했다. 전쟁에 따른 에너지 비용 상승을 추가 변수로 대입한 결과다.

기대를 모으는 RIA도 계좌 개설 수는 4월 2일 기준으로 9만 개가 넘었지만, 예치액으로 보면 4826억원으로 아직 5000억원에 못 미친다. 달러로 환산하면 3억2000만 달러 정도다.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RIA 개설이 시작된 3월 23일 미국주식 보관금액은 1587억 달러였고, 4월 3일에는 1552억 달러로 35억 달러가 줄었다.

따지고 보면 RIA 계좌에 들어온 돈은 미국주식 보관금액 감소분의 10%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더욱이 장중 한 때 환율이 1540원에 육박하며 최고치를 찍은 3월 31일을 기점으로, 미국주식 보관금액은 다시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다. 일단 계좌만 만들어놓고 어느 쪽이 유리할지 상황을 지켜보는 관망형이 상당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WGBI 자금 유입은 8개월에 걸쳐 단계적으로 이뤄지지만,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자금 유출은 단 며칠 만에도 발생할 수 있다. 국민연금이 환헤지 전략으로 완충 작용에 나선다고 하더라도 전쟁 장기화로 미국 물가가 오르면 미국 기준금리 인하가 늦어지고, 이는 한미간 금리 역전 현상을 지속시키면서 달러 유출 압력을 높이게 된다.

물론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은 과거 외환위기 당시와 비교하기 어려울 만큼 단단해졌다. 다만 전쟁이라는 예측 불가능한 변수는 여전히 긴장을 늦출 수 없게 만든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어 고공행진을 이어갈지, 다시 1400원대로 내려올지는 아직 안갯속이다. 2026년 봄, 외환시장은 지금 불안과 기대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이어가고 있다.

조봄 더스쿠프 기자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