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서구가 2일 개최한 제127회 서구아카데미에서 문형배 전 헌법재판관이 그의 저서 ‘호의에 대하여-무엇이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가’를 매개로 주민들과 소통하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선고 1주년을 앞두고 광주를 다시 찾은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12·3 비상계엄의 조기 해제의 동력으로 ‘오월 정신’을 재차 강조했다.
광주 서구는 2일 오후 2시 청사 내 들불홀에서 제127회 서구아카데미를 개최했다. 이날 강사로는 문 전 헌법재판관이 나섰으며 그의 저서 ‘호의에 대하여-무엇이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가’를 통해 150여명의 주민들과 소통했다.
그는 본격적인 강연 시작에 앞서 다가오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선고 1주년을 맞아 12·3 비상계엄 조기 해제에 대해 “시민들의 대응과 군경의 소극적인 임무 수행 덕분이었는데, 그 배경에는 불의에 저항한 오월 정신이 자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헤밍웨이는 노인과 바다에서 인간은 죽을 수 있지만 패배하지 않는다고 썼는데, 5·18민주화운동에 참여한 시민들이 총에 맞아 죽을 순 있겠지만 불의한 권력에 항복하지 않는다는 것과 맥이 통한다고 본다”며 “무릎 꿇지 않았기에 비상계엄이 선포됐을 때 시민들은 달려갔다”고 전했다.
책 제목인 ‘호의’의 의미도 설명했다. 문 전 재판관은 “호의는 대가를 바라지 않고 어진 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누군가에게 직접 갚는 것이 아니라 사회에 되돌려주는 마음이 쌓일 때 공동체도 더 단단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호의는 특정 개인에게만 향하는 것이 아니라 나와 사회의 관계 속에서 이뤄지는 것”이라며 “이런 호의가 문화처럼 자리 잡아야 양극단으로 갈라진 사회를 붙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법개혁 3법과 관련해서는 존중의 뜻을 밝히면서도, 개혁이 다수결로만 밀어 붙여져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민주주의는 국회에서 다수결로 처리하는 것만으로는 완성되지 않는다”며 “공론장에서 충분한 토론을 거친 뒤 입법이 이뤄져야 한다. 다수결에 의존한 개혁은 지속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국가도 아니고 개인도 아닌 제3의 영역에서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언론과 시민사회, 노동조합의 토론 모두 공론의 장”이라고 설파했다.
현재 카이스트 미래전략대학원에서 초빙 교수를 맡고 있는 문 전 재판관은 “한국이 한 단계 더 도약하려면 공대가 잘돼야 한다”며 “AI를 만들고 기업의 성장을 이끄는 공학 분야가 살아야 고용과 세수, 지역 발전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끝으로 그는 “서울만이 아니라 지방도 정책의 수혜를 누릴 수 있어야 한다”며 지역 균형 발전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강연을 마쳤다.
/이연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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