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핀포인트DB)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증설과 전기차 보급 확대로 인한 전력 수요 폭증이 '에너지 인프라의 혈맥'인 전력설비 업종에 강력한 훈풍을 불어넣었다.
20일 주식시장에서 전력설비 테마는 전일 대비 4.50% 상승하며 장을 마쳤다. 북미 지역의 노후 전력망 교체 주기와 맞물려 국내 기업들의 수주 잔고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는 소식이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시장의 주인공은 배전반 및 제어반 전문 기업인 서전기전이었다. 서전기전은 전력 계통 인프라 확대 수혜 기대감에 전일 대비 29.92% 상승한 6210원에 거래를 마감하며 상한가에 안착했다.
지능형 상태 감시 진단 기술을 보유한 지투파워 역시 15.29% 상승한 1만 3500원에 장을 마쳤으며, 한전KPS는 전력 설비 정비 수요 증가에 힘입어 9.93% 상승한 6만 7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한전KPS가 국내외 발전 설비 정비 시장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K-정비’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한전KPS는 화력, 원자력, 양수발전 등 전 분야를 아우르는 국내 유일의 발전 설비 정비 전문 공기업이다.
국내외 발전소의 계획예방정비와 송변전 설비 유지보수뿐만 아니라, 해외 발전소의 운전 및 정비(O&M) 서비스를 제공하며 사업 영토를 전 세계로 넓히고 있다. 최근 11조 원 규모로 추산되는 원전 해체 시장이 열리면서, 고리 1호기 등 국내외 원전 해체 및 방사성 폐기물 관리 분야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수한 기술 인력과 첨단 로봇 등 장비를 앞세운 고품질 정비 서비스는 한전KPS의 핵심 경쟁력이다. 신재생 에너지 정비와 원전 수명 연장 사업 등 미래 먹거리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발전소 유지보수와 기자재 부문의 활약도 눈부셨다. 한전산업과 금화피에스시가 나란히 강세를 나타냈고, 전력 제어 시스템 기술을 갖춘 비츠로테크와 비츠로시스도 오름세를 보였다. 전력용 금구류 제조사인 보성파워텍과 세명전기도 전력망 확충의 필수 기자재 공급사로 부각되며 동반 상승했다. 비상 발전기 전문인 지엔씨에너지와 특수 변압기 강자 산일전기 역시 견조한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전선과 변압기 등 핵심 벨류체인 기업들의 포진이 눈에 띈다. 지주사인 LS와 송전 설비 전문 제룡산업이 상승세를 탔으며, 원전 및 화력 발전 설비를 아우르는 두산에너빌리티도 오름세를 나타냈다. 전선 업계의 가온전선과 광명전기, 배선기구 전문 제일일렉트릭도 플러스권에서 거래를 마쳤다. 바이오스마트와 LS에코에너지, 제룡전기 또한 수출 물량 확대 소식에 힘입어 상승 마감했다.
에너지 효율화와 초전도 기술 관련 종목들도 테마의 온기를 나눴다. 위너스와 서남이 상승 흐름을 탔으며, 대한전선과 한국전력도 전력망 고도화 수혜주로 분류되며 오름세를 보였다.
변압기 업계의 공룡인 효성중공업과 LS ELECTRIC, 전력 보호 계전기 전문 피앤씨테크도 견조했다. 티씨머티리얼즈와 해저 케이블 시공 역량을 갖춘 LS마린솔루션, 그리고 일진전기와 HD현대일렉트릭 등 대형주들도 안정적인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대부분의 종목이 상승한 가운데 업종 내 흐름은 극명하게 갈렸다. 에이루트는 보합에 머물렀으며, 대원전선은 최근 급등에 따른 단기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1.69% 하락한 6410원에 장을 마쳤다.
전문가들은 전력 부족 현상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단순한 기대감을 넘어 북미와 유럽 등 해외 시장에서 실질적인 점유율을 높여가는 기업 위주의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증권가 전문가들은 전력설비 업종의 강세를 구조적 성장 단계로 진단했다.
시장 관계자는 "AI 산업의 발전은 필연적으로 전력 소비의 기하급수적 증가를 동반한다"며 "변압기와 전선은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는 판매자 우위 시장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기업들의 해외 수주 잔고가 향후 수년치 일감을 확보한 상태여서 실적 가시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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