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글 점자, 그 정식 명칭은 '훈맹정음'입니다.
이 '훈맹정음'이 세상에 나온 지 올해로 100년이 되는데요.
커피를 주문하고, 또 거리를 다니는 시각장애인들의 일상이 수월하도록, 과연 점자는 잘 적용돼 있을까요?
김옥천 기자가 한 시각장애인의 외출을 함께했습니다.
[리포트]
커피를 사려고 무인 매장을 찾은 시각장애인 이상훈 씨, 무인 단말기로 주문을 시도하지만 계속 실패합니다.
점자 화면이나 촉각 키패드, 음성 안내 등을 갖춘 '무장애 무인 단말기' 설치는 지난 1월부터 의무화됐지만, 이런 소규모 매장은 제외됐습니다.
[이상훈/시각장애인 : "혼자서는 절대 이용 못 하죠. (근데 요즘 무인 매장이 계속 많아지고 있잖아요.) 예예. 걱정입니다."]
이번엔 도시철도 해운대역에서 인근 해수욕장까지 걸어봤습니다.
점자블록이 있는데도 바로 걷기가 쉽지 않습니다.
점자블록은 기본적으로 노란색이지만, 주변 바닥과 구별되는 색도 허용합니다.
그런데 이곳의 점자블록은 주변과 거의 비슷한 색입니다.
["(다른 바닥과 같은) 회색이면 못 알아보니까, 여기 점자가 있다는 자체를 모르는 거죠."]
점자블록 위에 차량 진입 방지용 말뚝이 세워진 곳도 있습니다.
블록만 믿고 걷다가는 부딪힐 수도 있습니다.
["(이런 일이) 종종 있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설치하는 거죠. 사실은."]
비장애인이라면 10분이면 도착할 거리를 상훈 씨는 40분 만에 도착했습니다.
[이상훈/해운대장애인자립센터 자립생활지원실장 : "다시는 혼자서는 못 오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점자블록과 보도블록이 구분이 안 됩니다."]
한글 점자가 만들어진 지 100년, 커피 한 잔을 주문하고 가까운 바닷가를 찾는 일상에서도 시각장애인이 점자를 활용하는 데는 여전히 많은 장벽이 남아 있습니다.
KBS 뉴스 김옥천입니다.
촬영기자:박상현/그래픽:김희나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