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비극적인 참사는 그 현장에 있었던 생존자와 유가족뿐 아니라 그 주변인들의 정신과 마음마저 황폐하게 만드는데요,
KBS는 참사 생존자 등의 자녀를 추적해 참사의 트라우마가 어떻게 대물림되고 있는지 집중 취재했습니다.
오늘 첫 순서로 참사 생존자 2세대들의 삶을 조명합니다.
송국회 기자입니다.
[리포트]
2014년 4월 16일.
김동수 씨의 시간은 여전히 멈춰 있습니다.
침몰하는 세월호 속에서 학생 20여 명을 구하며 '파란바지의 의인'이라는 칭송도 혼자 살아남았다는 죄책감 앞에 무뎌지곤 합니다.
[김동수/세월호 참사 의상자 : "솔직히 이제는 병원에도 가기 힘들어요. 숨을 못 쉬어 죽어 가는 것 같아요."]
그 죄스러움에 스스로 벌을 주며 자해와 돌발 행동을 이어가는 사이 곁을 지키던 두 딸도 긴장과 불안 속에 병들어 갔습니다.
결국, 두 딸은 모두 몇 년 전 암진단을 받았습니다.
[김예람/김동수 씨 큰딸 : "(아빠의) 분노와 고통이 사실 계속 느껴질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트라우마가) 정말 한 가정을 파탄 낼 수 있구나…."]
오송 참사 생존자인 최호진 씨는 요즘 부쩍 초등생 딸 아이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신경 쓰게 됩니다.
예고 없이 불쑥 찾아오는 불안의 순간을, 겨우 12살짜리 딸아이 역시 느끼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불안감에 섭니다.
[오송 참사 생존자 최호진 씨(가명) 딸/음성 대역 : "(아빠) 얼굴에는 불안함이 가득했고요. 우리한테는 애써 웃는 척했지만, 저는 아빠한테 너무 미안했어요."]
실제로 미국 국립PTSD센터는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를 앓고 있는 부모를 둔 자녀들은 부모를 돌봐야 한다는 부담감과 스트레스, 피로감을 느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김경민/호남권 트라우마센터장 : "부모가 뭔가 불안정하고, 부모가 트라우마 반응으로부터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경우라면, 그 아이는 정말 트라우마 환경에서 성장하게 되고…."]
온전한 삶을 송두리째 뒤흔든 참사의 고통.
그 영향은 피해 당사자뿐 아니라 그들을 지켜온 주변인들의 삶에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송국회입니다.
촬영기자:김현기/촬영감독:정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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