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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뱃속에 있었지만…트라우마 대물림의 증거

참사 트라우마의 대물림 실태와 그 해결 과제를 짚어보는 KBS청주방송총국의 특집 보도 순서입니다.

뱃속에 있었지만…트라우마 대물림의 증거

[앵커]

참사 트라우마의 대물림 실태와 그 해결 과제를 짚어보는 KBS청주방송총국의 특집 보도 순서입니다.

부모의 트라우마가 자녀에게 영향을 미치는 경로는 양육 환경뿐이 아닙니다.

생물학적 경로로도 트라우마가 대물림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송국회 기자입니다.

[리포트]

제주 4·3 희생자를 부모로 둔 77살 김정희 씨는 평생 이유도, 원인도 알 수 없는 통증에 시달려왔습니다.

[김정희/제주 4·3 희생자 자녀 : "지금도 아파요. 지금도 진통제 안 먹으면…. 병원에 가면 이유가 없대요."]

김 씨는 통증의 근원을 평생 불안과 고통 속에 신음했던 어머니를 통해 막연하게 추정할 뿐입니다.

78년 전 총탄에 남편을 잃었던 그날도, 자신이 총을 맞아 다친 날도 어머니는 모두 뱃속에 김 씨를 품고 있었습니다.

[정영은/제주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제주 4·3 유족, 생존자들이) 이제 생리학적으로 불안한 증상에 굉장히 취약한 그런 내용들을 가지고 계셨던 거죠. 자기가 이제 불안하거나, 몸이 아팠거나…."]

이처럼 국가 폭력 등에 의한 학살 피해의 대물림은 해외 사례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1994년 르완다 대학살 생존자와 자녀 세대를 조사한 결과, 모두, 학살에 노출되지 않은 비교군보다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가 낮게 측정됐습니다.

스트레스 조절 체계에 이상이 생긴 겁니다.

가까이는 9·11 테러에서도 비슷한 연구 결과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레이첼 예후다/미국 뉴욕 마운트시나이 의과대 정신의학과 신경과학 교수 : "9·11 테러 이후, 아이를 출산한 여성들이 자녀의 스트레스 호르몬에 영향을 미쳤으며, 그것이 임신 분기 중 노출에 의해서도 결정된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부모가 겪은 참사 트라우마가 자녀에게도 대물림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르면서 자녀 세대까지 심리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송국회입니다.

촬영기자:김현기/촬영:정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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