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0일(현지시간) 뉴델리 영빈관에서 열린 공동언론발표를 마친 후 악수하고 있다. (사진제공=청와대)
[뉴스웍스=이한익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2박3일간의 인도 국빈 방문 일정을 마무리하고 21일(현지시간) 다음 순방지인 베트남으로 이동한다. 이번 방문은 한·인도 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발전시키기 위한 협력 구상을 구체화하고, 조선·인공지능(AI)·방산 등 전략 산업을 중심으로 경제·안보 협력을 확대하는 계기가 된 것으로 평가된다.
이 대통령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초청으로 19일부터 21일까지 인도를 국빈 방문해 정상회담과 공동언론발표, 비즈니스 포럼 등 주요 일정을 소화했다.
방문은 한국 대통령의 인도 국빈 방문으로는 8년 만이며, 이 대통령 취임 이후 가장 이른 시기에 성사된 정상 외교다. 정상회담의 대표 성과 중 하나는 양국 관계의 중장기 협력 방향을 담은 '한-인도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위한 공동 전략 비전(2026~2030)' 채택이다. 양국은 이를 통해 향후 5년 동안 정치·경제·안보·기술 협력을 포괄적으로 강화하기로 했다.
양 정상은 회담에서 2015년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 격상 이후 지난 10년 동안 양국 관계가 꾸준히 발전해 왔지만 협력 잠재력에 비해 성과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이에 따라 양국 관계를 지금까지와는 다른 차원으로 발전시키기로 뜻을 모았다.
양국이 각각 추진 중인 국가 발전 전략인 한국의 '국가 대도약'과 인도의 '선진 인도 2047' 비전 실현을 위한 협력 필요성에 공감하고 경제와 기술, 공급망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회담에서 인도의 인구와 경제 규모에 비해 한국 교민 수가 약 1만2000명, 진출 기업도 약 670개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양국 협력이 충분히 활성화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간 교류와 경제 협력, 안보 협력까지 포함한 전면적인 관계 발전을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모디 총리는 이에 공감을 표하며 한국 기업들이 겪는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문제 해결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또 더 많은 한국 기업들이 인도 시장에 투자하고 진출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0일(현지시간) 뉴델리 영빈관에서 소인수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청와대)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총 15건의 MOU 체결이 발표됐으며, 공동 전략 비전과 조선·지속가능성·에너지 자원 안보 관련 부속 문건도 채택됐다.
경제 협력과 관련해선 조선·자동차·반도체·이차전지·통신장비 등 전략 산업 협력이 핵심 의제로 논의됐다. 양국은 이를 위해 산업 협력을 총괄할 '한·인도 산업협력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연내 첫 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
또 공급망 안정 차원에서 핵심 광물과 희토류 확보 협력을 강화하고 그린수소와 원전 사업, 해외 자원 개발에서도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조선 분야에서는 '조선·해운·해양물류 파트너십 프레임워크'를 채택하고 인도 조선소 개발과 항만 운영, 해양 물류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무역과 금융 협력도 강화된다. 양국은 디지털 무역과 녹색 경제 등 새로운 무역 분야 협력을 확대하기 위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 개선 협상을 가속화하기로 했다.
또 디지털 결제 시스템 상호 연계를 위한 협력을 추진하고 금융기관 투자 확대와 금융 협력 포럼 등을 통해 금융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미래 산업 분야 협력도 중요한 의제로 논의됐다. 양국은 인공지능과 데이터 거버넌스 협력을 중심으로 '한·인도 디지털 브릿지 프레임워크'를 출범시키고 반도체와 디지털 산업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방산 협력도 확대된다. 양국은 기존 방산 협력 로드맵을 재가동하고 K9 자주포 공동 생산에 이어 방공 시스템 등 신규 방산 기술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방산 스타트업과 연구기관, 투자자를 연결하는 ‘한·인도 방산혁신가속플랫폼(KIND-X)’을 출범시키기로 했다.
우주 산업 협력도 추진된다. 한국 우주항공청과 인도우주연구기구(ISRO) 간 협력 확대를 위해 공동 실무그룹을 구성하고 우주 산업 협력을 위한 ‘한·인도 스페이스 데이’를 개최하기로 했다.
에너지와 공급망 협력도 논의됐다. 양국은 핵심 광물과 탄화수소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협력하고 공급 차질이 발생할 경우 나프타 등 핵심 원자재 확보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양 정상은 인도·태평양 지역 평화와 안정을 위한 협력 필요성에도 공감했다. 양국은 전략·안보 분야 고위급 정기 협의를 강화하고 외교·국방 차관급 회의(2+2) 개최와 방산군수 공동위원회 개최를 추진하기로 했다.
문화와 인적 교류 확대도 추진된다. 양국은 2028~2029년을 '한·인도 우호의 해'로 지정하고 문화 산업 협력과 영화 공동 제작, 애니메이션 및 시각효과(VFX) 기술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인도 내 한국어 교육 확대와 한국 내 인도 언어 교육 지원, 대학 공동 연구와 학생 교류 확대 등 교육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인도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뉴델리 영빈관 조경공간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아소카 나무를 공동식수하고 있다. (사진제공=청와대)
'소년공'과 '차 장수'라는 공통의 성장 서사가 언급되며 정상 간 개인적 친밀감도 부각됐다.
모디 총리는 구자라트 주총리 시절 한국의 경제 발전 모델을 참고해 지역 경제 발전을 추진했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이 대통령도 "소년공과 짜이왈라(차 장수)가 만난 것 같다"며 두 정상의 성장 배경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향후 적절한 시기에 모디 총리가 한국을 방문할 것을 제안했고, 모디 총리는 이에 화답했다.
청와대는 이번 인도 국빈 방문이 글로벌 사우스 외교 확대의 출발점이자 인도와의 전략적 협력을 미래 산업 중심으로 확대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14억 인구를 기반으로 고속 성장 중인 인도와 새로운 협력 모멘텀을 창출하고 미래지향적 전략 분야로 협력의 지평을 확대하는 계기가 됐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하노이로 이동해 3박 4일간 베트남 국빈 방문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22일에는 또 럼 베트남 당서기장 겸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23일에는 레 밍 홍 총리와 면담 및 타인 먼 국회의장과 면담 등 베트남 서열 1·2·3위를 차례로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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