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 지지층 ‘항의 문자’ 폭탄
윤재옥 “합의 없는 개헌 반대”
김태호 “李, 연임 않겠다 선언을”
후반기 국회 논의 진전 가능성
국민의힘 곽규택 수석대변인이 지난 5월 7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장동혁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을 대표해 개헌과 관련한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골프 라운딩을 한 야당 의원들이 대통령 연임 반대 입장을 거듭 강조하며 진화에 나섰다.
이 대통령이 제안한 모임에 자리를 함께 한 국민의힘 의원들을 상대로 일부 강성 지지층들의 문자 폭탄 등 거센 항의가 이어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4선의 윤재옥(대구 달서구을) 의원은 17일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여야 합의없는 개헌 추진에 단호히 반대한다”면서 “민생파탄으로 국민들이 고통받고 있는 지금은 개헌 추진은 물론 논의할 때도 아니다”라며 단 세 줄로 입장을 밝혔다.
김태호(경남 양산시을)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연임 포기가 개헌 진정성의 리트머스 시험지”라고 정의하며 “이 대통령께서 연임하지 않겠다고 선언하시라. 그러고 난 뒤 개헌을 이야기하자”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과 악수하지 않고 밥을 먹지 않고 골프를 치지 않는 데 야당의 존재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정치는 전쟁이 아니다. 견제없는 협치는 굴종이고 대화없는 견제는 정치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전날 송언석(경북 김천시) 의원도 페이스북 게시글에서 “개헌 논의는 일단 시작하면 모든 국가 사회적 어젠다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수밖에 없다”며 “저는 원내대표로 일할 당시에도 이러한 이유로 개헌 반대 당론을 의결해 낸 바 있다. 그 입장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난 6~7월께 주호영·박덕흠·김태호·신성범·최형두·윤재옥·송언석 의원 등과 골프를 함께 쳤거나 치자는 제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선 이를 두고 대통령이 야당 의원과의 접촉면을 늘리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김태호 의원이 지난 13일 언론에 “골프 라운딩 때 이 대통령이 분권형 대통령제에 대해 임기 단축을 해서라도 필요하다고 했다”고 언급한 뒤 청와대가 만남을 제안한 국민의힘 의원 대부분이 개헌론자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야권 내에서 논란이 불거졌다. 보수 지지층이 모인 커뮤니티 일부에선 이들에 대한 퇴출과 징계를 요구하는 등의 좌표성 글이 게시됐다.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이 정계개편 대비 또는 2028년 총선 전 국면전환용 개각을 위해 야당과 접촉면을 확대했을 수 있다며 경계심을 보이고 있다.
일단 후반기 국회에서는 개헌특위가 구성돼 어떤 식으로든 논의가 진전될 가능성이 있다.
앞서 조정식 국회의장은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여야 협의로 국회 개헌특위를 구성해 내년에 개헌 논의를 본궤도에 올려놓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개헌안이 국회를 통과하려면 17일 기준 재적의원(299명) 3분의 2 이상인 200명의 찬성이 필요하다. 범보수 세력에서는 국민의힘이 109석, 개혁신당이 3석,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1석인 만큼 이들 중 10명 정도가 찬성표를 던지면 ‘개헌저지선’이 무너진다.
실제로 22대 전반기 국회에서 국민의힘을 뺀 여야 6당이 발의한 대한민국 헌법 개정안은 국민의힘의 반대에 부딪히며 의결정족수 부족으로 표결이 진행되지 않아 개헌이 무산됐다.
이지연기자 ljy@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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